▲ 4회 폭풍 주루로 팀 득점에 기여한 KIA 박찬호 ⓒKIA타이거즈
▲ 4회 폭풍 주루로 팀 득점에 기여한 KIA 박찬호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때 퇴출설까지 나돌았던 롯데 외국인 투수 글렌 스파크맨(30)은 근래 들어 조금씩 성적을 향상시키며 퇴출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하는 투구는 아니더라도, 조금씩 자신의 장점을 보여주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준하는 투구를 이어 가고 있었다. 최근 6경기 중 4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7.94까지 올랐던 시즌 평균자책점은 4.33까지 내린 상황이었다.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도 3회까지는 1실점하며 최근 괜찮은 페이스를 이어 가는 듯했다.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50㎞를 웃돌았고, 여러 구종을 던지며 타이밍 싸움을 간신히 앞서 가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2-1로 앞선 4회 KIA 타선의 폭풍 안타와 주루 플레이에 고전했다. 결국 4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되며 근래 좋았던 흐름이 끊겼다.

한 번씩 스파크맨의 공을 본 KIA 타자들은 두 번째 타석부터는 더 적극적인 공략을 택했다. 첫 타석에서는 공을 많이 보거나 파울을 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4회에는 정타가 많이 나왔다. 선두 최형우가 2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 2루타를 쳤고, 김선빈은 초구 패스트볼을 쳐 동점 중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이어 박동원은 높은 쪽 커브를 받아쳐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쳤다. 스파크맨이 흔들리고 있었다. 류지혁도 초구 커터를 쳐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 전날 공수에서 대활약하며 팀을 구해낸 박찬호도 2구째 150㎞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박찬호의 진가는 그 다음에 나왔다. 초구부터 과감하게 2루 스타트를 끊어 도루를 성공했다. 이어 그 다음에 곧바로 3루를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롯데 배터리로서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일이었다.

2루 도루까지는 몰라도 3루는 완벽하게 허를 찔렀다. 스파크맨은 박찬호의 3루 도루까지는 생각을 하지 못한 듯 투구폼이 다소 컸고, 포수 안중열도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김재현 스포티비(SPOTV) 해설위원은 “스파크맨이 (도루에 대해) 오픈을 시켜놨다”면서 “(박찬호가) 스파크맨의 혼을 뺐다”고 놀라워했다.

박찬호의 시즌 13‧14호 도루가 한꺼번에 올라가는 순간이었고, 결국 스파크맨은 4회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갔다. 박찬호의 발은 2사 후 나성범의 중전 적시타 때 득점으로 돌아왔다. 8회까지 5-5로 팽팽하게 맞선 경기 흐름을 고려했을 때 이 연속 도루는 아주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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