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한화 이글스의 추락은 필연이었다. 올 시즌 최악의 분위기 속에 9연패 수렁에 빠졌다.
한화는 지난 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시작으로 21일 잠실 LG 트윈스전까지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승리가 없었다. 이 기간 성적은 9패1무였다. 마운드는 86⅓이닝 동안 무려 76점을 내줬고, 타선은 단 37점을 뽑는 데 그쳤다. 9연패하는 동안 10점 이상 내준 경기가 4차례나 됐는데, 4점 이상 뽑은 경기는 4차례에 불과하다.
4번타자 노시환(22)의 부상 이탈이 시작이었다. 노시환은 9일 잠실 두산전에 나섰다가 오른쪽 허벅지 근육이 미세 손상돼 10일부터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허벅지 근육은 한번 손상되면 재발 위험이 크다. 한화는 노시환의 복귀 시점을 섣불리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노시환은 한화 공격의 핵심이었다. 그는 올 시즌 56경기에서 타율 0.296(196타수 58안타), 3홈런, 31타점을 기록했다. 열흘 넘게 자리를 비웠는데도 현재 팀 내 타점 1위일 정도로 기여가 컸다.
주장 하주석(28)은 불 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 16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8회말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된 뒤 주심의 볼 판정에 분노해 배트로 바닥을 내리치고, 욕설을 내뱉고, 헬멧을 더그아웃에 집어 던지는 난동을 부렸다. 이때 더그아웃에 던진 헬멧이 튀어 올라 웨스 클레멘츠 수석코치의 뒤통수를 강타해 경기를 지켜보던 모든 이들을 놀라게 했다.
한화는 17일 곧장 하주석을 2군으로 내려보냈고, KBO는 하주석의 폭력적인 행동을 좌시하지 않고 20일 상벌위원회를 열었다. 심의 결과 KBO리그 규정 벌칙내규 제1항과 제7항에 따라 하주석에 출장정지 10경기, 제재금 300만원,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40시간 징계를 결정했다.
하주석은 노시환과 마찬가지로 공수 핵심이었다. 31타점으로 노시환과 함께 팀 내 공동 1위고, 유격수로서 센터라인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었다. 주장으로서 더그아웃 분위기를 이끌어줘야 했는데, 한순간 화를 참지 못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마저 구설에 올랐다. 수베로 감독은 1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8회초 공격 도중 더그아웃을 잠시 비웠는데, 이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퇴장이 아닌 이상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자리를 비우는 일은 없다. 중계진이 이 장면을 이상하게 여기는 것은 당연했다. 긴 연패에 빠져 선두와 20경기차까지 벌어진 최하위 팀이고, 주장도 최근 과격한 행동으로 팀 분위기를 망친 만큼 감독을 향한 강한 질타로 이어졌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수베로 감독이 더그아웃에 없었던 모양이다. 카메라에 잡히지 않다가 이제 잡혔다. 최하위에 빠진 팀인데 너무 느슨하게 운영한다.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상황인데 이닝 중간에 감독이 자리를 비우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과적으로는 해프닝이었다. 수베로 감독은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야구 경기 중간에 감독이 더그아웃을 떠나는 것은 직무유기와 같다"고 인정하면서 "경기 상황을 알고 있었고, 클레멘츠 수석코치에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이야기를 해둔 상태였다. 선수 가운데 1명과 급하게 자리를 피해 대화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더그아웃 바로 뒤로 자리를 옮겨 잠시 대화를 나눴다"고 해명했다.
이어 "한 사람의 어림짐작으로 안 좋은 파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좋지 않다. 모두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게 여론이 만들어진 것은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최악의 분위기 속에 한화는 갈 길을 잃은 모양새다. 22일 현재 시즌 성적은 22승44패1무로 최하위다. 9위 NC와는 4.5경기차로 벌어졌고, 5위 kt 위즈와도 11경기차가 난다. 21일 LG전에 새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 예프리 라미레즈가 흐름을 끊어주길 바랐지만, 제구 난조와 불안한 야수들의 수비에 2⅓이닝 4실점(1자책점)이라는 매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해 처음 한화 지휘봉을 잡았을 때 "실패할 자유"를 외쳐 눈길을 끌었다. 리빌딩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실패할 자유를 누리며 고통을 참아 나가면 언젠가는 상위권에 오른 한화를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심어줬다. 지난해 49승83패12무 승률 0.371로 최하위에 그쳤어도 "실패할 자유" 뒤로 숨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감독 부임 2년째에 접어든 지금은 다르다. 리빌딩을 전면에 앞세워도 결국 프로는 성적이다. 성적이 따라오지 않으면 말은 힘을 잃는다. 실패해도 괜찮았던 자유가 방종으로 바뀌는 건 순식간이다. 패배를 당연하게 여기는 최악의 상황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돌파구를 찾는 게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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