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지환 ⓒ곽혜미 기자
▲ 오지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만화 같은 일이죠."

LG 트윈스 유격수 오지환(32)이 스스로도 "만화 같다"고 설명한 일을 해냈다. 오지환은 2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간 시즌 8차전에 4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6-5 승리를 이끌었다. LG는 오지환의 활약 속에 3연승을 달리며 시즌 성적 40승28패1무를 기록했다. 

4번타자는 오지환에게 낯선 타이틀이다. 지난 시즌 최종전이었던 10월 29일 사진 롯데 자이언츠전에 4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게 프로 데뷔 13년 만에 처음이었다. 올해도 단 한번도 4번타자로 나서지 않다가 채은성이 등 담 증세로 이탈하는 바람에 생애 2번째 4번타자 출전 기회가 왔다. 

오지환은 낯선 4번 타순에서 자기 몫을 충분히 해냈다. 5번타자로는 꾸준히 경기를 뛰었기에 득점권 상황에서 부담감은 없었다. 오지환은 0-1로 뒤진 1회말 2사 2루 기회에서 우전 적시타를 날리며 1-1 균형을 맞췄고, 3-1로 뒤집은 3회말에는 중월 투런포를 터트리며 3타점을 쓸어 담았다. 이때 오지환이 5-1로 거리를 크게 벌려두지 않았더라면, 경기 막판 한화의 뒷심에 분위기를 내줄 뻔했다. 

오지환은 경기 뒤 "4번타자라고 별다른 생각은 없었다. 내게 기회가 많이 걸릴 것이라는 생각 뿐이었다. (채)은성이 형이 워낙 잘 치고 있었기 때문에 티만 나지 않게 하고 싶었다. 솔직히 수비 포지션 때문에 체력적인 문제도 있어서 (문)보경이나 그동안 잘 쳤던 선수들이 (4번타자로) 나갔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임무를 맡은 이상 해내야 했다. 오지환은 "올해 결승타를 많이 쳤는데, 늘 접전을 치렀다는 뜻인 것 같다. 득점권에서 집중하려 하고, 리드를 먼저 가져가자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득점권에 더 똑똑해지는 느낌도 든다. 그런 상황에 더 집중해서 그런지 상대의 수가 더 잘 보이고 그런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오지환은 홈런 치는 4번타자 유격수라는 만화 같은 일을 직접 해낸 것과 관련해서는 "일회용으로 끝났으면 좋겠다. 감독님께도 아까 그렇게 말씀을 드렸다. 오늘(22일) 좋은 결과로 마무리 됐으면 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류지현 LG 감독은 뭐라 답했을까. 오지환은 "경기를 하고 있었던 상황이라 감독님께서 말은 안 하셨다. 내 말을 듣기만 하셨다"고 답해 또 한번 웃음을 안겼다.

류 감독은 경기 뒤 "주장 오지환이 어느 타순이든 충분히 자기 몫을 해주고 있고, 오늘도 4번 타순에서 좋은 활약으로 승리를 이끌어 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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