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리그 역대 최고의 스터프라는 평가를 받는 키움 안우진 ⓒ곽혜미 기자
▲ KBO리그 역대 최고의 스터프라는 평가를 받는 키움 안우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해 개인 최고 시즌을 써내려가고 있는 안우진(23‧키움)은 이제 키움뿐만 아니라 KBO리그 전체는 물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는 선수로 성장했다. 

작년까지 ‘좋은 선수고 엄청난 가능성을 가졌지만 뭔가가 살짝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면, 올해는 자타공인 리그 최고의 선발투수 중 하나로 떠올랐다. 안우진은 23일까지 시즌 14경기에서 88⅓이닝을 던지며 8승4패 평균자책점 2.34라는 훌륭한 성적과 함께 개인 최고 시즌을 정조준한다.

시속 150㎞대 중반의 빠른 공을 던지는 선천적인 재능이야 데뷔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다만 하드웨어에 비해 소프트웨어가 다소 업데이트가 될 된 모습이었다. 빠르지만 간혹 제구가 되지 않을 때가 있었고, 빠른 공을 더 위력적으로 만들 완급조절은 경험이 더 필요해 보였다. 이닝소화력도 다소 들쭉날쭉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런 단점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23일 대구 삼성전은 안우진의 진화를 그대로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는 평가다. 이날 안우진은 7⅓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 역투로 삼성 타선을 찍어 눌렀다. 삼성 타선이 최근 부진했다는 점은 있지만, 안우진은 이날 결과와 내용을 모두 잡아내는 모습으로 앞으로를 기대케 했다. 마지막 이닝인 8회 최고 160㎞(전광판 기준)의 강속구를 던졌다는 게 모든 것을 대변할 수 있다.

안치용 ‘스포츠타임 베이스볼’ 크루는 이날 안우진의 투구에 감탄사를 내뱉었다. 단순히 150㎞대 중‧후반의 공을 펑펑 던져서가 아니다. 완급조절이 안 위원의 시선을 모은 지점이었다. 안 위원은 “이제는 강약조절도 잘하는 것 같다. 강하게 던져야 할 때와 가볍게 던져야 할 때를 안다. 류현진이 가장 인정을 받았던 부분도 저런 것이다. 힘들이지 않고 경기 막판까지 간다”고 안우진의 성장을 놀라워했다.

안 위원은 “안우진도 매번 전력투구를 하지 않는 모습이다. 156㎞를 100구 내내 던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안다. 여유가 있을 때 스태미너를 아끼고, 중요할 때 쓴다. 그래서 100구가 넘어가도 156㎞가 유지가 되고 심지어 160㎞를 던질 수 있는 것이다. 스태미너 조절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라고 분석했다.

흔히 스터프라고 말하는 선천적인 구위는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는 KBO리그 역대 최고라고 했다. KBO리그의 전설적인 선수들이 많지만, 포심 평균 154㎞를 던질 수 있는 투수는 아무도 없었다. 안 위원은 “구위는 단연 대한민국 1등이다. 이제 안우진은 유주자 상황과 무주자 상황을 나누는 의미도 없어졌다. 많은 공을 던져도 자신이 이 정도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한다는 것은 머리도 똑똑하다는 것이다. KBO리그 역대 최고의 스터프”라고 단언했다.

안우진은 올해 빠른 공의 위력도 더 좋아졌지만, 빠른 커브와 느린 커브까지 섞으면서 완급조절도 점차 눈을 떠가고 있다. 평소 빠른 공과 짝을 이룰 느린 변화구에 고민이 많았던 안우진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 길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안우진이 앞으로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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