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상보다 재활 기간이 길어진 SSG 박종훈 ⓒ곽혜미 기자
▲ 예상보다 재활 기간이 길어진 SSG 박종훈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팔꿈치 인대재건수술(토미존서저리)을 받고 1년의 재활 터널에 들어간 박종훈(31)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재활 속도를 보이고 있었다. 당시 수술 의료진이 지정한 재활 프로그램을 단 하나의 오차도 없이 소화하고 있었다. 선수의 표정도 밝았다.

불펜 피칭, 연습경기 피칭에 이어 퓨처스리그(2군) 등판도 지정된 시간에 들어갔다. 5월 13일 고양전에 첫 등판을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딱 그 시간에 맞춘 것이다. 다만 이날 투구를 하다 갑작스러운 통증과 마주했다. 수술을 받은 팔꿈치는 괜찮았다. 그런데 어깨 쪽에 다소간 통증이 있었다. 놀란 코칭스태프는 화들짝 강판을 지시했다.

검진 결과 다행히 큰 문제는 아니었다. 어깨에 염증이 조금 생긴 정도였다. SSG는 무난한 회복을 예상했다. 그런데 이게 예전과 지금 상황이 달랐다. 작년까지만 해도 주사 치료 한 방이면 염증을 잡고 재활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스테로이드 성분 사용은 치료적 목적도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허가가 떨어질 줄 알았지만 결국은 허가를 못 받았다. 

어깨에 염증이 생길지도 몰랐고, 그 염증을 치료할 주사 처방이 허락되지 않을지도 몰랐다. 끝내 자연 치유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구단 관계자는 “다른 선수들도 그렇고 굉장히 까다롭다. KADA에서 잘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면서 “충분히 소명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허가가 나지 않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결국 한 달을 그냥 쉬었고, 이제 통증이 회복돼 다시 불펜피칭 절차를 밟는다. 통증이 재발하거나 다른 부위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올스타전을 전후로 2군에서의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 후반기 두 번째 턴 정도부터는 1군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올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박종훈이 한 달의 시간을 날리면서 SSG의 구상에도 차질이 생기는 분위기다.

박종훈과 비슷한 시기 수술을 받은 문승원(33)은 박종훈보다 속도가 조금 느렸다. 문승원도 정상 범위에 있었는데 박종훈의 재활이 너무 빨랐던 까닭이다. 여기에 문승원이 팔꿈치나 어깨 외 다른 문제로 일주일 정도 투구를 쉬면서 격차가 조금 더 벌어졌다. 박종훈은 6월 초에서 중순, 문승원은 7월 초쯤으로 1군 복귀 일정을 잡은 이유다.

이 선수들이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오면 70~80구부터 시작을 해야 한다. 100구 정상 투구 수까지 가기에는 3~4경기가 필요하다. 박종훈이 먼저 돌아오면 그 절차를 밟고, 박종훈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 문승원이 뒤를 밟아 투구 수를 끌어올리는 절차를 밟으면 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박종훈의 복귀가 늦어지면서 두 명의 투수가 같은 절차를 한꺼번에 밟아야 해 부담이 컸고, 박종훈이 아예 문승원 뒤로 가면서 SSG의 구상도 차질이 생겼다. 

여기에 이반 노바가 생각지도 못한 부진에 빠지면서 SSG의 로테이션 고민도 커졌다. 이태양 오원석은 잘 던지고 있고, 큰 수술이 아니었던 노경은의 투구 수 관리가 더 용이하다는 점을 고려해 문승원 불펜행 가능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스타일상 박종훈보다는 문승원의 불펜 적응이 더 빠를 것이라는 계산이 있다.

불펜에 구멍이 큰 상황에서 문승원이 합류하면 분명 큰 원군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다만 문승원도 불펜이 익숙한 선수는 아니고, 관리가 필요하다. 시작부터 연투를 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이 구상이 언제까지 유효할지는 현시점에서 예단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일단 남은 전반기 일정이 급하다. 노경은이 돌아오면 로테이션(김광현 폰트 이태양 오원석 노경은)은 돌아간다. 폰트와 문승원을 불펜으로 돌려 일단 버텨볼 것이라는 전망이다. KBO 순위표를 바꿀 주사 한 방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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