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잠실 KIA전에서 1군 복귀전을 치르는 아리엘 미란다 ⓒ곽혜미 기자
▲ 25일 잠실 KIA전에서 1군 복귀전을 치르는 아리엘 미란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아리엘 미란다(33‧두산)는 외국인 중 지난겨울이 가장 따뜻했던 선수였다.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고, 두산은 화끈한 연봉 인상으로 화답했다.

2021년 두산과 처음 계약했을 당시 미란다는 80만 달러(계약금 15만 달러‧연봉 55만 달러‧인센티브 10만 달러) 선수였다. 그러나 1년 사이에 몸값이 치솟을 만한 활약을 했다. 미란다는 지난해 28경기에서 173⅔이닝을 던지며 14승5패 평균자책점 2.33의 대활약으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225개의 탈삼진은 KBO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수치였다.

두산은 그런 미란다와 올해 총액 190만 달러(약 25억 원)에 재계약했다. 인상률만 137.5%였는데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160만 달러 등 전액이 보장이었다. 지난해 잔부상이 있기는 했지만 위력을 더 이어 갈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하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는 금액과 조건이었다.

그런 미란다는 올해 개점휴업 상태에 머물며 두산의 속을 태웠다. 어깨 통증 때문이다. 시즌 출발이 늦었고, 4월 중순 지각 개막했지만 두 경기만 던진 뒤 어깨 부상을 이유로 다시 2군에 내려갔다. 두 경기에서 7이닝 동안 볼넷만 12개를 내줄 정도로 밸런스와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 후 두 달 정도를 재활에 매진했다. 에이스의 부재 속에 두산도 마운드 정비가 어려웠다.

이제 미란다와 두산에는 중요한 시험이 열린다. 재활을 마무리한 미란다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KIA와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100구까지는 아니지만 70구 정도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결과도 결과지만 어느 정도 구위를 회복했는지, 또 투구에서 미란다의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한 판이다. 2군에서 투구를 했다고 해도 1군은 자기도 모르게 더 힘을 많이 주게 되어 있다. 이 고비에서 통증 없이 순조롭게 투구 수를 끌어올리고, 남은 기간 건강하게 던져야 두산의 후반기 대반격도 가능하다. 반대로 또 뭔가의 문제가 생긴다면 앞으로 계속 갈지도 장담할 수 없다.

두산 또한 미란다의 ‘만약’을 대비해 외국인 선수 시장을 어느 정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란다가 건강하지 못하면 두산의 25억 원 투자는 허공으로 날아간다. 팀 성적을 생각해 현장을 지원해야하는 프런트 또한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려워진다.

반대로 미란다가 지금부터라도 지난해의 위력을 보여줄 수 있다면 두산의 선발진은 리그 평균 이상으로 수직 상승할 수 있다. 남은 전반기 일정에서 그 화살표가 어느 정도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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