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 ⓒ 연합뉴스
▲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사직, 김민경 기자] "지금은 내가 가진 30%만 갖고 마운드에서 싸우고 있는 것 같아요."

우완 최준용(21, 롯데 자이언츠) 데뷔 3년 만에 처음으로 실패의 쓴맛을 봤다. 2020년 1차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뒤 차근차근 성장해 롯데 불펜 핵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는 44경기에 등판해 4승, 20홀드, 1세이브, 47⅓이닝,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하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고, 올해는 김원중(29)이 부상으로 이탈해 마무리투수로 시즌을 맞이했다.

출발은 좋았다. 최준용은 4월까지 13경기에서 9세이브, 14⅔이닝, 평균자책점 1.23을 기록하며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그런데 5월부터 갑자기 구속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밸런스가 무너졌다. 5월 이후 등판한 20경기에서 3패, 2홀드, 5세이브, 23이닝, 평균자책점 6.26에 그쳤다. 

결국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28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지금부터 롯데 마무리투수는 김원중"이라고 선언했다. 서튼 감독은 "최준용은 셋업맨을 맡을 것이다. 최근 부진한 이유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면서도 지금 최준용은 타자가 아닌 자신과 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준용은 사령탑의 평가에 "결과가 안 좋으니까 그렇게 이야기하신 것이다. 마운드 위에서 결과로 보여 드리면 그런 이야기가 안 나올 것이다. 어릴 때부터 완벽한 것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라 조금만 허점이 보이면 고치기 위해서 경기 끝나고 영상을 분석한다. 안 좋을 때는 보고 고쳐야 한다고 생각해서 '왜 안 되나'하기보다는 안 좋은 점을 파악하려고 보고 고민을 많이 한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보직은 지금 최준용에게 고민거리가 되지 않는다. '마운드에서 왜 내 공을 던지지 못할까' 이 고민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최준용은 "4~5월에 많이 던지면서 밸런스가 무너진 것 같다. 힘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지금은 밸런스 문제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안 좋은 메커니즘으로 투구해서 못 던지고 있는 것 같아서 찾으려는 과정에 있다. 구속이 안 나오기 시작할 때부터 밸런스가 안 좋은데, 밸런스는 내가 혼자 찾아 잘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구가 흔들리는 게 가장 크다. 마운드에서 제구가 안 되는 스타일의 투수가 아닌데, 밸런스가 흔들리다 보니까 팔 타점이나 하체 중심 이동이 흔들린다. 그럴 때는 항상 기록이 좋지 않더라. 빨리 (문제를 바로잡을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좋든, 안 좋든 롯데 불펜에 없어선 안 될 투수다. 최준용은 계속 경기에 나서면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그는 "지금은 내가 가진 30%만으로 마운드에서 싸우고 있는 것 같다. 다 돌아와야 타자들과도 정면 승부를 할 텐데, 지금도 정면 승부를 하려 하고는 있다. 다만 예전에는 헛스윙 나왔던 공이 지금은 파울이 되고, 예전에 파울이었던 게 정타 안타가 되니까 생각이 많아진다"고 털어놨다. 

최준용은 28일 두산전에 셋업맨으로 복귀해 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공 12개로 3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자신감을 조금은 되찾은 게 소득이었다. 3-3으로 맞선 7회초 무사 1루 위기에 등판해 박계범-안재석을 내야 땅볼, 안권수를 외야 뜬공으로 처리했다.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으면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간 게 주효했다. 구속은 최고 145㎞로 컨디션이 좋았을 때 구속을 완전히 회복하진 못했지만, 12구 가운데 볼이 단 2개였다. 

최준용은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져서 최준용다운 투구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볼카운트 0-2에서 변화구를 한 개 던지면서 꼬아서 갔는데, 좋았을 때 보면 그냥 막 들어가더라. 구속이 안 나와도 그런 느낌으로 해보려고 정신력으로 해봤는데, 헛스윙은 안 나오더라. 그래도 결과가 잘 나와서 좋아지는 과정이라 생각하려 한다"고 했다. 

이어 "원래 공을 던지면 헛도는 느낌이었다. 힘을 써도 힘이 안 써진다는 느낌이었는데, 어제(28일) 경기는 구속은 안 나와도 공을 던지는 느낌이 들었다. 공도 일자로 가는 좋았을 때 느낌을 받아서 구속은 점점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이며 오랜만에 발견한 희망에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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