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윔블던 남자 단식 준결승 진출에 성공한 뒤 코트에서 인터뷰하는 노박 조코비치
▲ 2022년 윔블던 남자 단식 준결승 진출에 성공한 뒤 코트에서 인터뷰하는 노박 조코비치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기분을 전환할 겸 코트를 떠나 화장실에 갔습니다. 그곳에서 거울을 보고 저 자신에게 힘을 불어넣으며 격려했죠. 힘든 상황에서는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다잡아야 합니다."

2012년 US오픈 결승전에서 노박 조코비치(35, 세르비아, 세계 랭킹 3위)는 '영국의 희망' 앤디 머리(35, 세계 랭킹 52위)와 맞붙었다. 당시 세트스코어 2-2로 팽팽하게 균형을 이루던 상황에서 머리는 화장실을 찾았다. 잠시 코트를 떠나 한숨을 돌린 그는 5세트를 6-2로 이기며 승자가 됐다.

10여 년 전 쓰라린 패배를 경험한 조코비치는 이러한 방법을 시도했다. 6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2022년 윔블던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조코비치는 '영건' 야닉 시너(20, 이탈리아, 세계 랭킹 13위)에게 세트스코어 0-2로 뒤지고 있었다.

▲ 2022년 윔블던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절묘한 백핸드로 득점을 올린 뒤 비행기 세리머니를 하는 노박 조코비치
▲ 2022년 윔블던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절묘한 백핸드로 득점을 올린 뒤 비행기 세리머니를 하는 노박 조코비치

3세트마저 내줄 경우 8강에서 탈락할 위기였다. 산전수전 다 겪은 조코비치는 이 상황에서 잠시 코트를 떠났고 마음을 다잡은 뒤 돌아왔다.

이후 조코비치는 1, 2세트와는 다르게 자신의 장점을 마음껏 발휘했다. 1, 2세트에서 떨어진 첫 서브 성공률을 80%대까지 끌어올렸다. 또한 흔들렸던 리턴도 살아났다. 시너의 젊은 패기에 밀려 고전한 조코비치는 남은 세트를 모두 잡으며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시너를 3-2(5-7 2-6 6-3 6-2 6-2)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한 조코비치는 "그(시너)는 앞선 두 세트에서 나보다 잘했다"며 시너의 선전을 격려했다. 이어 "기분을 전환할 겸 코트를 떠나 화장실에 갔다. 그곳에서 거울을 보고 나 자신에게 힘을 불어넣으며 격려했다. 힘든 상황에서는 이렇게 생각을 정리해야 한다. 윔블던 경험이 많은 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두 선수의 명암은 '경험'에서 엇갈렸다. 시너는 이번 윔블던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8강에 진출했다. 현 최강자로 평가받는 조코비치를 상대로 1, 2세트를 따내며 '대이변'을 완성할 듯 보였다.

▲ 2022년 윔블던 남자 단식 8강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주먹을 불끈 쥐는 야닉 시너
▲ 2022년 윔블던 남자 단식 8강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주먹을 불끈 쥐는 야닉 시너

그러나 3세트부터 집중력을 회복한 조코비치의 다양한 경기 운영에 흔들렸다. 

시너는 "힘든 경기였다. 그래도 나는 경기를 잘했다고 생각하고 이곳에서 내가 한 일에 자부심을 가진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윔블던에서만 6번 우승한 조코비치는 통산 21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에 2승만 남겨 놓고 있다. 그는 준결승에서 '새로운 영국의 희망' 카메론 노리(26, 세계 랭킹 12위)를 만난다. 

홈 관중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은 노리는 8강전에서 다비드 고팽(31, 벨기에, 세계 랭킹 58위)을 3-2(3-6 7-5 2-6 6-3 7-5)로 물리쳤다.

노리는 "조코비치를 상대로 즐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코비치와 노리는 지난해 니토 ATP 파이널스 조별리그에서 한 차례 대결했다. 이 경기에서는 조코비치가 2-0(6-2 6-1)으로 완승했다.

한편 TV채널 SPOTV와 SPOTV ON 스포츠 OTT 서비스 SPOTV NOW는 이번 윔블던 주요 경기를 위성 생중계한다. 또한 이번 윔블던은 SPOTV ASIA(스포티비 아시아)에서도 생중계한다. 스포티비 아시아는 동남아 지역 13개국에 송출되는 채널로 모터사이클 레이싱 대회인 모토지피(GP), WTT(World Table Tennis) 탁구 대회, BWF(세계배드민턴연맹) 배드민턴 대회 국제스포츠클라이밍(IFSC) 스포츠클라이밍 월드컵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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