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양현종.
▲ KIA 양현종.

[스포티비뉴스=광주, 고봉준 기자] 동료 수비수마저 멋쩍은 웃음을 짓게 한 ‘견제 퍼레이드’였다. 무려 6구 연속 견제구. 그러나 결과는 주자의 승리였다.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맞대결이 열린 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이날 경기는 초반부터 흐름을 잡은 kt가 손쉽게 승리를 거뒀다. 타선이 상대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로 6점을 뽑은 가운데 선발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5⅔이닝 1실점 호투하면서 ?-?로 이겼다.

kt의 승리 요인은 역시 양현종 공략이었다. KBO리그 최고의 좌완으로 통하는 양현종으로부터 7안타 1홈런을 뽑아내면서 5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타선은 일찌감치 힘을 냈다. 2회초 선두타자 박병호가 좌중간 안타로 출루한 뒤 장성우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황재균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려내 박병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kt는 3회 더 달아났다. 선두타자 조용호가 왼쪽 파울라인을 타는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후속타자 배정대의 우익수 뜬공 때 3루까지 도달했다. 이어 앤서니 알포드가 볼넷을 골라내 1사 1·3루를 만든 뒤 박병호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기록했고, 장성우가 좌월 2점홈런을 터뜨려 4-0까지 도망갔다.

결정적인 추가점은 4회 나왔다. 1사 후 심우준의 타석. 양현종은 심우준에게 제대로 승부를 걸지 못했다. 공 4개가 모두 스트라이크존 바깥으로 빠지며 볼넷을 허용했다.

발 빠른 심우준의 출루는 양현종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는 후속타자 조용호의 타석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조용호와 1볼-1스트라이크 싸움을 벌이던 양현종은 이후 좀처럼 타자에게 공을 던지지 못했다. 투구가 홈플레이트가 아닌 1루로 향했기 때문이다.

이미 4점차 리드를 내준 양현종은 더는 추가점을 내줄 수 없다는 생각에서 심우준에게 무려 6개의 견제구를 던졌다. 한 타석이 아닌 2구와 3구 사이의 견제 숫자였다.

▲ kt 심우준.
▲ kt 심우준.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준족의 심우준은 조금씩 리드를 늘려가며 양현종과 박동원으로 이뤄진 KIA 배터리를 압박했다. 이를 간파한 양현종은 가볍게 견제구를 던졌고, 그럼에도 심우준의 리드가 줄어들지 않자 6개 연속 견제구를 뿌렸다. 이때 다른 KIA 수비수가 웃음을 짓는 장면이 TV 생중계 카메라로 잡히기도 했다. 그만큼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라는 방증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KIA 배터리의 뜻대로 나오지 않았다. 3구째 직구가 위로 치솟으면서 박동원의 미트를 지나쳤다. 주자에게 지차니게 신경을 쓰다가 나온 폭투. 이 틈을 타 심우준은 2루까지 향했고, 배정대의 좌전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KIA로선 기분 나쁜 점수였지만, kt로선 귀중한 추가점이었다. 이어 kt는 박병호의 좌전 적시타로 6-0까지 달아났고, 결국 양현종은 4회를 끝으로 마운드를 김도현에게 넘겼다.

일찌감치 양현종을 무너뜨린 kt는 이후 경기를 손쉽게 풀어갔다. 데스파이네가 5회 박찬호에게 좌중월 솔로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8회 2사 2·3루에서 알포드가 2타점 중전안타를 때려 쐐기를 박은 뒤 8-1 승리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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