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 두산 베어스
▲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8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큰 꿈을 품었지만, 현실은 5강도 어렵다. 두산 베어스가 2015년 김태형 감독 부임 이래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두산은 6일 현재 32승42패2무 승률 0.432로 8위에 머물러 있다. 선두 SSG 랜더스(51승25패3무)와는 무려 18경기차가 난다. 김 감독 부임 이래 최악의 전반기란 말을 들었던 지난해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두산은 지난 시즌 전반기 36승39패 승률 0.480 7위로 마무리했는데, 당시 1위 kt 위즈와 승차는 9경기였다. 상위권에 그래도 덤벼볼 만한 거리였다는 뜻이다. 

지난해는 뒷심으로 버텼다. 두산은 지난해 후반기 35승26패8무 승률 0.574로 1위에 오르며 시즌 성적 4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이 분위기가 가을까지 이어져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대업을 이루기도 했다.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MVP 시즌을 보내고 있었고, 국내 에이스 최원준이 커리어하이를 찍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강률, 이영하, 이현승, 홍건희, 김명신, 권휘, 이승진, 최승용 등이 버티는 뒷문도 꽤 든든했다. 타선은 김재환과 양석환이 팀 내 홈런 레이스를 펼쳤고, 박건우(현 NC),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정수빈 등이 나란히 좋은 타격감을 자랑하며 후반기 상승세에 기여했다. 

올해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 지난해 미란다처럼 1승을 보장한다고 계산하고 갈 수 있는 카드가 없다. 로버트 스탁(7승)과 이영하(6승)가 그나마 자기 몫을 해주고 있지만, '에이스'라는 타이틀을 얻을 만큼 꾸준히 상대 타선을 압도하는 투구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원준은 지난해와 비교해 부진하고, 곽빈과 최승용, 박신지 등 영건들은 경험의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190만 달러를 쏟아부은 미란다가 시즌 초반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기다린 여파가 선발진에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불펜은 마무리투수 김강률이 부상으로 이탈한 게 크다. 후반기쯤 복귀 시기를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 어깨 상태가 좋지 않다. 홍건희가 김강률의 몫을 대신하고 있지만, 점점 벅찬 게 성적으로 나오고 있다. 김명신과 정철원이 힘을 보태고 있지만, 임창민, 이현승, 박치국 등이 필승조의 부담을 기대만큼은 덜어주지 못하고 있다. 

타선은 4번타자 김재환의 부진이 뼈아프다. 올 시즌을 앞두고 구단 역대 최고액인 4년 115억원에 FA 계약을 했는데, 타율 0.231, 12홈런, 39타점에 그치고 있다. 4번타자가 타점 부문 19위까지 떨어진 건 문제가 있다. 게다가 최근 3경기에서는 9타수 무안타 6삼진에 그치고 있다. 

타격감이 좋은 타자들은 꼭 한번씩 다쳤다. 양석환(옆구리), 김인태(햄스트링), 허경민(무릎), 안권수(어깨) 등이 그랬다. 양석환은 한 달 넘게 결장한 탓에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속도가 더뎠고, 허경민은 5일 갓 복귀했다. 김인태와 안권수는 후반기 복귀를 목표로 몸을 만들고 있다.   

선수로 분위기 반전이 어려우니 이제 코치진을 바꾸고 있다. 정재훈 투수코치와 이도형 타격코치를 차례로 2군으로 보내면서 베테랑인 권명철 투수코치와 이정훈 타격코치를 1군으로 불러올렸다.

김 감독은 "경기 수가 많이 남았으니까. 할 건 다 해봐야 하지 않겠나. (베테랑 코치가) 경험이 많으니까. 잘 가르친다는 것보다는 연륜이 있으니까. 조금의 변화를 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기적은 쉽게 찾아올 것 같지 않다. 두산은 5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 3-4 역전패로 5연패에 빠졌다. 다 잡은 경기도 실책 하나로 무너지는 게 요즘 두산 야구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1승1무8패. 9위 NC 다이노스와는 1.5경기차까지 좁혀졌다. 5위 KIA 타이거즈와도 6.5경기차까지 벌어졌다. 이대로면 2014년 이후 8년 만에 가을에 푹 쉬는 두산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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