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개인 성적에서 2사 후 타율이 가장 높은 키움 이정후 ⓒ곽혜미 기자
▲ 올 시즌 개인 성적에서 2사 후 타율이 가장 높은 키움 이정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야수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수 유형 중 하나는 빠른 템포로 이닝을 가져가는 선수들이다. 특히 2사 후 상황이 그렇다. 

아무래도 투아읏을 잡으면 사람인 이상 야수들은 더그아웃이 눈앞에 아른거리기 마련이다. 여기서 투수가 빨리 이닝을 끝내주면 집중력을 유지한 채 다음 공격에 대비할 수 있다. 반면 2사 이후 볼넷, 안타 등으로 이닝이 길어지면 야수들의 체력은 물론 심리적 부담도 커진다. 아웃카운트 하나에 이닝의 성패가 달라지는 2사 후 득점권 상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이와 작은 연관이 있다. 

올 시즌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키움은 마운드가 2사 후 상황에 굉장히 잘 대처하는 흐름을 볼 수 있다.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 경기에서 10-1로 이긴 키움은 최근 13경기에서 11승2패의 호성적을 내며 선두 SSG를 집요하게 추격하고 있다. 그리고 이날도 키움 마운드는 2사 후 상황에서 빠른 승부를 펼치며 NC 타선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2사 후 피출루가 단 하나도 없었다는 건 인상적이었다.

특히나 NC를 대표하는 양의지를 2사 후 억제했다는 건 경기 향방에도 큰 영향을 줬다. 1회 2사 3루에서 양의지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2회 1사 만루에서 김응민을 병살타로 잡고 한숨을 돌린 키움은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 4회 2사 1루, 5회 2사 주자 없는 상황,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 7회 2사 1루에서 모두 이닝을 그대로 닫아버렸다. 8회 2사 1,2루에서도 양의지를 잡아내고 실점 없이 광고를 소환했다.

키움은 올해 8일까지 2사 후 피안타율이 0.221에 불과하고,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 또한 0.631로 두 부문 모두 리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2사 후 득점권 상황에서의 피안타율은 0.213, 피OPS는 0.627까지 떨어진다. 역시 리그에서 가장 강인한 팀이다. 9일 경기 결과로 이 수치는 더 내려갔다.

타격이 시원스레 터지는 경향은 아니지만, 적어도 9일에는 2사 후 상황에서 점수를 뽑아내며 타격에서도 발걸음을 맞췄다. 1회 득점이야 2사 후 상대 실책(노진혁)에 편승했다고 쳐도, 2회와 3회 뽑은 4점이 모두 2사 후 득점권 찬스에서 나왔다. 5회에도 2사 후 김혜성 이정후의 적시타가 차례로 터졌고, 7회에도 2사 후 이정후가 쐐기 적시타를 더했다. 키움이 강한 것은 붙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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