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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있어도 전달하지 못했는데…” 선배의 진심이 후배들에게 닿았다

작성일: 2022.07.13 05:30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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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9월 부산고를 찾은 추신수(오른쪽)가 모교 후배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부산고 제공
▲ 지난해 9월 부산고를 찾은 추신수(오른쪽)가 모교 후배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부산고 제공

[스포티비뉴스=인천, 고봉준 기자] “본의 아니게 일이 커졌네요, 허허.”

후배들을 위해 정성을 베푼 대선배는 겸연쩍은 표정으로 수줍음을 대신했다. SSG 랜더스 베테랑 외야수 추신수(40). 지난해 전격 계약을 통해 KBO리그로 뛰어든 뒤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범적인 선행을 이어가고 있는 추신수는 후배들 이야기가 나오자 훈련을 잠시 멈춘 채 따뜻한 속마음을 조심스럽게 꺼내놓았다.

추신수는 1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를 앞두고 만난 자리에서 “사실은 조용히 마음만 전하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일이 커졌다”며 멋쩍게 웃고는 “후배들을 위해서 무언가를 해주고 싶은 마음은 계속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해외에서 오래 뛰느라 이를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 그간 미안했던 마음을 담아 조그만 선물을 준 것일 뿐이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생활을 뒤로하고 지난해 SSG 유니폼을 입은 추신수는 연봉 27억 원 중 10억 원을 사회공헌활동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 가운데 6억 원을 모교 후배들에게 쓰기로 하고 1억 원을 수영초, 2억 원을 부산중, 3억 원을 부산고로 각각 전달했다.

▲ SSG 추신수가 12일 인천 키움전을 앞두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 고봉준 기자
▲ SSG 추신수가 12일 인천 키움전을 앞두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 고봉준 기자

가장 많은 3억 원을 추신수 장학금 명목으로 받은 부산고는 용도를 고민하다가 이를 훈련장 환경 개선용으로 쓰기로 했다.

먼저 운동장 왼쪽의 오래된 불펜 자리로 길이 45m, 폭 20m 규모의 번듯한 실내훈련장을 신설했고, 또 야간 훈련 때 사용하던 기존 조명탑이 빛 번짐 문제로 계속해 민원이 제기되는 점을 고려해 신형 LED 전구를 새로 설치했다.

추신수는 “프로든, 아마추어든 훈련 환경이 좋아야 마음 놓고 야구를 할 수 있지 않은가.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비가 오면 제대로 연습하기가 어려운 만큼 제대로 된 실내훈련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나의 작은 도움으로 후배들이 전보다 나은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선배로부터 선물을 받은 부산고 후배들은 이제 궂은 날씨에서도 마음껏 실력을 키울 수 있게 됐다. 최근 만난 부산고 박계원 감독은 “추신수가 후배들을 위해 큰 금액을 선뜻 내놓았다. 감독이자 선배로서 정말 감사한 일이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 사진 왼쪽이 최근 마련된 실내훈련장. 부산고 박계원 감독(오른쪽) 뒤쪽으로는 새로 설치된 LED 조명탑이 보인다. ⓒ고봉준 기자
▲ 사진 왼쪽이 최근 마련된 실내훈련장. 부산고 박계원 감독(오른쪽) 뒤쪽으로는 새로 설치된 LED 조명탑이 보인다. ⓒ고봉준 기자

이처럼 남다른 모교 사랑을 자랑하는 추신수는 지난해 9월 직접 부산고를 찾아 후배들을 만나기도 했다. 박 감독은 “추신수가 학교를 찾았을 때 선수들이 너무나 좋아했다. 마치 연예인을 대하는 표정이었다. 추신수가 올해에도 방문을 약속했다. 이제 공사가 다 끝난 만큼 다시 선수들과 만나는 자리가 빨리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접한 추신수는 “나 역시 빨리 후배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 일단 지금은 시즌이 진행 중이고, 또 후반기에는 2연전 일정이 계속돼서 가을야구가 끝나야 학교를 다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사실 후배들에게 더 해주고 싶은 것이 많다. 혼자서 곰곰이 생각하고 있는 것도 있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그러한 자리를 다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고는 12일 개막한 제77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명가 재건을 꿈꾼다. 첫 번째 무대는 14일 신월구장에서 열리는 덕수고와 1회전이다.

후배들에게 응원을 부탁하자 추신수는 “결과를 떠나서 자기가 그동안 준비했던 것을 믿고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최선을 다하면 후회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도 고등학교 때를 생각하면 야구를 향한 열정과 진심이 훈련량으로 이어졌던 것 같다. 후배들도 그 점을 떠올리면서 성장했으면 한다”고 진심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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