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 3학년 에이스 라인을 이루고 있는 덕수고 심준석과 서울고 김서현, 충암고 윤영철(왼쪽부터). ⓒ곽혜미 기자
▲ 고교 3학년 에이스 라인을 이루고 있는 덕수고 심준석과 서울고 김서현, 충암고 윤영철(왼쪽부터). ⓒ곽혜미 기자

-KBO 스카우트, 청룡기 전망 설문조사
-심준석, 김서현, 윤영철 10표 싹쓸이
-우승후보는 경남고와 충암고 몰표 경합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목동구장과 신월구장을 부지런히 오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유망주 빅뱅이다. 다가오는 2023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의 향방을 좌우할 제77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이 12일 목동구장과 신월구장에서 막을 올린다.

스포티비뉴스는 청룡기 개막을 맞아 고교야구 현장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는 KBO리그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에게 이번 대회에서 주목해야 할 유망주와 관심을 끄는 우승후보를 물었다. 구단별로 팀장 또는 실무진 1명씩이 참여했고, 이들은 최고 유망주 선수 10명과 우승후보 5개 학교를 각각 꼽았다.

▲ KBO 10개 구단 스카우트 설문 참여자는 심광호(kt 과장), 윤혁(두산 팀장), 김민수(삼성 팀장), 백성진(LG 팀장), 이상원(키움 팀장), 송태일(SSG 팀장), 민동근(NC 팀장), 권영준(롯데 팀장), 김성호(KIA 프로), 정민혁(한화 파트장).
▲ KBO 10개 구단 스카우트 설문 참여자는 심광호(kt 과장), 윤혁(두산 팀장), 김민수(삼성 팀장), 백성진(LG 팀장), 이상원(키움 팀장), 송태일(SSG 팀장), 민동근(NC 팀장), 권영준(롯데 팀장), 김성호(KIA 프로), 정민혁(한화 파트장).

◆심준석-김서현-윤영철…최고 에이스는 누구냐

먼저 최고 유망주 설문조사에선 3명이 나란히 몰표를 받았다. 덕수고 3학년 우완투수 심준석과 서울고 우완투수 김서현 그리고 충암고 좌완투수 윤영철이 나란히 10표씩을 챙겼다.

심준석은 지난해부터 전국대회를 치를 때마다 스카우트는 물론 구단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유망주로 거론됐다. 신장 194㎝에서 나오는 시속 150㎞대 초중반의 직구와 유연한 투구폼,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수도권 A구단 스카우트팀장은 “심준석은 강력한 구위로 타자를 제압하는 능력이 단연 최고로 평가된다. 비록 올 시즌 초반에는 허리 부상 여파로 많은 공을 던지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선 나름의 몫을 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준석이 이슈를 끄는 이유는 하나다. 미국 진출 여부 때문이다. 현재 메이저리그 구단 계약과 KBO리그 데뷔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심준석은 이번 대회에서 어떤 퍼포먼스를 펼치느냐가 중요하다. 1학년 이후 제대로 된 투구를 보여주지 못한 만큼 청룡기 활약 여부로 거취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지방 B구단 스카우트팀장은 “심준석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우리도 궁금하다. 결국 문제는 계약금일 텐데 청룡기에서 1학년 때의 공을 던져준다면 원하는 액수의 조건을 끌어낼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 경남고 3학년 우완투수 신영우. ⓒ곽혜미 기자
▲ 경남고 3학년 우완투수 신영우. ⓒ곽혜미 기자

3년 내내 초고교급 유망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심준석.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경쟁자들의 강력한 도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서현과 윤영철이 나란히 10표 몰표를 받으며 심준석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김서현은 심준석 못지않은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영건이다. 신장 188㎝·체중 91㎏으로 신체조건이 뛰어나고 제구가 안정적이라는 점이 무기로 꼽힌다.

김서현의 존재감은 올 시즌 고교야구 성적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12경기 성적은 2승 1패 평균자책점 1.41(31⅔이닝 5자책점). 몸 맞는 볼과 4구는 모두 합쳐 10개뿐이었지만, 삼진은 40개나 솎아냈다.

지방 C구단 스카우트는 “150㎞가 넘는 빠른 공도 좋지만, 마운드에서 자신감 넘치는 자세가 더욱더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제구가 안정적이라 프로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한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준석, 김서현과 함께 10표를 받은 충암고 윤영철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청룡기 유망주 톱10 중 유일한 좌완이라는 점에서 그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수도권 D구단 스카우트는 “윤영철은 경기운영 능력이 또래 중 가장 뛰어나다. 충암고가 지난해부터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때 윤영철이 모두 결정적인 몫을 했다. 좌완으로서 제구가 잘 잡힌 점도 인상적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심준석과 김서현, 윤영철이 모두 출전하면서 스카우트들도 덩달아 바빠지게 됐다. 목동구장과 신월구장을 부지런히 오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휘문고 3학년 유격수 김민석(왼쪽)과 경남고 3학년 포수 김범석. ⓒ휘문고 제공, 곽혜미 기자
▲ 휘문고 3학년 유격수 김민석(왼쪽)과 경남고 3학년 포수 김범석. ⓒ휘문고 제공, 곽혜미 기자

◆다크호스 신영우…내야수 김민석-포수 김범석 눈길

이렇게 에이스 3명에게 몰표가 향한 가운데 그다음으로는 경남고 3학년 우완투수 신영우가 9표를 받아 뒤를 이었다.

최고 153㎞의 직구를 뿌리는 신영우는 고교 레벨에서 던지기 힘든 너클커브를 효과적으로 던질 줄 안다. 위기마다 낙차 큰 변화구를 섞으면서 또래 타자들을 제압하는 유형이다.

어릴 적부터 동네야구 클럽을 직접 조직할 정도로 야구를 좋아했던 신영우는 고향 부산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성장했다. 비록 2학년 때까지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직전 황금사자기에서 3경기 1승 평균자책점 3.55(12⅔이닝 5자책점)로 활약하며 경남고의 우승을 이끌었다.

지방 B구단 스카우트팀장은 “황금사자기 우승이 신영우에게 큰 경험이 됐을 것이다. 에이스로서 전국대회를 이끈 만큼 자신감을 많이 얻었으리라고 예상된다. 현재보다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고 평가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야수는 단 2명만이 톱10으로 이름을 올렸다. 휘문고 3학년 유격수 김민석과 경남고 3학년 포수 김범석이 주인공이다.

김민석은 박민우와 이정후의 뒤를 잇는 휘문고 대표 내야수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아직은 수비력 보완이 필요하지만, 타격 능력만 본다면 고교 시절 선배들보다 더 낫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김범석은 신영우와 함께 황금사자기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당시 6경기에서 타율 0.368(19타수 7안타) 6타점 5득점 맹타를 휘두르는 한편, 안방에서 투수들을 침착하게 리드하며 정상급 포수 유망주임을 재차 각인시켰다.

수도권 E구단 스카우트는 “김민석은 컨택과 파워를 갖춘 야수다. 내야수치고는 큰 185㎝의 신장이 수비에선 조금은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타격에선 무기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범석은 안정감 있는 수비력이 최대 장점이다. 중학교 시절부터 이미 지역에서 유명한 포수로 꼽힐 만큼 자기 포지션과 관련된 이해력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유망주 설문조사에선 장충고 3학년 우완투수 이진하와 대구고 3학년 우완투수 김정운이 나란히 6표를 받아 공동 7위를 기록했고, 대전고 3학년 우완투수 송영진이 5표를 얻어 그 뒤를 따랐다.

▲ KBO 10개 구단 스카우트 설문 참여자는 심광호(kt 과장), 윤혁(두산 팀장), 김민수(삼성 팀장), 백성진(LG 팀장), 이상원(키움 팀장), 송태일(SSG 팀장), 민동근(NC 팀장), 권영준(롯데 팀장), 김성호(KIA 프로), 정민혁(한화 파트장)
▲ KBO 10개 구단 스카우트 설문 참여자는 심광호(kt 과장), 윤혁(두산 팀장), 김민수(삼성 팀장), 백성진(LG 팀장), 이상원(키움 팀장), 송태일(SSG 팀장), 민동근(NC 팀장), 권영준(롯데 팀장), 김성호(KIA 프로), 정민혁(한화 파트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경남고와 충암고

유망주와 마찬가지로 우승후보 설문조사에서도 공동 1위가 나왔다. 경남고와 충암고가 나란히 만장일치 10표를 받았다.

경남고는 올 시즌 흐름이 가장 좋은 학교로 꼽힌다. 투타 전력이 탄탄하고 직전 황금사자기 우승으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수도권 A구단 스카우트팀장은 “신영우와 김범석이 버티는 배터리가 가장 튼튼하다고 평가된다. 또, 나윤호와 김정민, 조세익, 강민우 등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포진해있어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두 차례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한 충암고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특히 과감한 작전야구와 짜임새 있는 타선이 최대 무기다.

지방 C구단 스카우트는 “충암고는 기동력이 좋고, 선수들의 작전 수행 능력이 출중하다. 다양한 전략이 가능한 이유다. 이와 더불어 윤영철이라는 에이스가 마운드를 지켜주는 만큼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경남고와 충암고 다음으로는 장충고가 9표를 받았다. 수도권 A구단 스카우트팀장은 “이진하를 비롯해 2학년 좌완투수 황준서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또, 정준영과 이민준, 김동주, 김준엽 등으로 이뤄진 타선이 자기 몫만 해준다면 손쉽게 토너먼트 경기를 치를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송영진이 버티는 대전고가 6표를 받았고, 심준석과 김서현이 에이스로 있는 덕수고와 서울고가 나란히 5표를 얻었다.

올해로 76회를 맞는 청룡기는 12일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신일고와 성남고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개막 팡파르를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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