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함께 우승을!’...경남고 선수들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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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월, 최민우 기자] 반드시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우승의 순간을 함께 하지 못한 친구를 위해서라도 트로피를 차지하려 했다. 하지만 일찌감치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됐다. 경남고의 청룡기 우승 꿈이 물거품이 됐다.
경남고는 12일 신월 야구공원에서 열린 제77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에서 마산고에 3-4로 졌다.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지만, 단 한 경기 만에 탈락했다. 선수들도 허탈한 마음에 쉽게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동점이던 11회말. 경남고는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투수 신영우가 후속타자 신민우에게 중견수 플라이를 잡아냈다. 이때 3루 주자가 태그 업했다. 경남고 김정민은 빠르게 홈으로 송구했다. 아웃 타이밍이었지만, 포수 김범석이 공을 빠뜨렸고, 주자가 홈 플레이트를 터치해 경기가 마무리됐다. 김범석은 자신의 실수를 자책하며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고, 동료들의 부축을 받아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경남고는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꼽혔다. 직전 대회였던 황금사자기 우승으로 팀워크가 더욱 단단한 팀이 됐다. 신영우, 박윤성, 나윤호 등 뛰어난 투수들이 버티고 있다. 김범석, 김정민, 강민우 등이 이끄는 타선도 상대를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이런 이유로 KBO리그 10개 구단 스카우트 모두 경남고를 우승후보로 꼽기도 했다.
경기 전 만난 선수들 역시 청룡기 우승에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황금사자기 때 함께 하지 못한 손민석 때문이다. 손민석은 부상으로 황금사자기 대회에 참여하지 못했다. 대신 선수들은 모자에 손민석의 등번호 ‘10’을 새기고 뛰었다. 함께 경기를 뛰지 못하지만, 친구를 잊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일부 선수들은 현재까지도 숫자를 지우지 않았다. 좋은 기운을 이어가고 싶었다.
김범석은 “손민석이 돌아와서 센터라인이 정말 탄탄해졌다. 포수 입장에서 고맙다. 황금사자기 때 손민석의 배번인 ‘10’을 모자에 새기고 뛰었는데 우승을 했다. 이후 주말리그에서도 모두 이겼다. 좋은 기운을 받고 싶어서 지우지 않았다. 손민석과 함께 한 번 더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김정민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자신이 ‘눈치가 빠르다’고 소개하며 “친구가 다친 거였지만, 내 마음이 더 아팠다. 같이 준비했는데 갑자기 부상으로 이탈했다. 손민석이 황금사자기 우승한 뒤 축하해줬지만, 아쉬워하는 것 같았다. 우승이 쉬운 일은 아니지 않나. 그래도 손민석이 들어와서 더 수비도 좋아졌다. 이번에도 자신 있게 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며 친구와 함께 시상대에 서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손민석도 “저번 우승 때는 내가 못 뛰어서 아쉬웠다. 그래도 친구들이 잘해줘서 우승할 수 있었다. 친구들이 숫자를 새기고 뛴 모습을 봤는데, 정말 고마웠다. 이번에는 나도 함께 즐기고 싶다”며 친구들과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고 말했다.
비록 이들의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지만, 아직 대통령배와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등 많은 대회가 남아있다. ‘친구와 함께 우승하겠다’는 경남고 선수들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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