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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 김광현과 서른다섯 김광현의 차이… 아직도 ‘최고’를 지키고 있는 이유

작성일: 2022.07.25 14:3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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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질주하고 있는 SSG 김광현 ⓒ곽혜미 기자
▲ 올해 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질주하고 있는 SSG 김광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스물다섯의 김광현이었다면, 아마 거기서 힘을 다 쏟아 붓고 5회 끝나고 강판됐겠지요”

SSG 에이스이자 올해 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고 있는 김광현(34)은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22일 잠실 두산전에서 0-0으로 맞선 4회 위기를 맞이했다. 팀 공격이 잘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4회 1사 후 페르난데스에게 안타를 맞았고,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준 뒤 양석환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1사 만루에 몰렸다.
 
타선이 낸 점수가 없었고, 이날 경기 초반의 승부처라고 할 만 했다. 그렇다면 김광현은 그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예전의 김광현과는 조금 다른 답이 돌아왔다. 김광현은 “그냥 3점(주자 3명)을 준다고 생각하고 던졌다”고 했다. 점수를 주지 않고 막겠다는 생각은 애당초 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어린 시절과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스물다섯의 김광현이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에 김광현은 “아마 거기서 (점수를 안 주려고) 힘을 다 쏟고 대신 5회 끝나고 강판됐을 것”이라는 답변이 미소와 함께 돌아왔다. 어떻게든 타자들의 방망이에 공을 안 맞히고 삼진을 잡는 피칭을 하려고 했을 것이고, 그러다보면 에너지 소모가 크고 투구 수가 늘어나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김광현은 “어릴 때는 안타를 맞으면 경기에서 질 것 같았고, 홈런을 맞으면 경기에서 질 것 같았고, 점수를 하나라도 내주면 경기에서 질 것 같았다. 그래서 안 맞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페르난데스에게 안타 2개를 맞았는데, 예전 같았으면 경기 상황과 관계없이 세 번째 타석에서는 무조건 잡으려고 했을 것이다”면서 “그런데 5점을 준다고 생각하고 경기를 하면 오히려 3점만 주더라. 그런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해탈을 했다고 해야 하나…”라고 했다.

서른다섯의 김광현은 달라져 있었다. 김광현은 “그 상황에서 치라고 던졌다. 아웃카운트와 점수를 바꾸자는 생각이었다. 만약 잡으려고 했으면 더 짧은 슬라이더를 땅으로 던졌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김광현은 타자의 배트가 나오기 좋은 코스로 과감하게 공을 던졌다. 굳이 빠른 공에 미련을 두지도 않았다. 오히려 의도적으로 느린 공을 던지니 빠른 공의 포석이 된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생각은 변화는 대성공이었다. 김광현은 1사 만루에서 초구로 김재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3루 주자가 들어오기는 다소 무리였다. 2아웃을 잡은 김광현은 박세혁을 상대로도 유인구보다는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는 슬라이더를 던졌고, 결국 다시 중견수 뜬공을 유도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점수를 주겠다고 던졌는데, 오히려 무실점으로 끝났다. 그것도 공 3개로 마무리했다. 이는 8회까지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지난 10년 동안 김광현은 그런 사례를 많이 접했다. 실점에 대한 부담이 오히려 경기를 망치는 일이 많았고, 그것을 몸으로 느끼고 생각을 바꿨다. 이미 최고 대열에 있는 투수가 실점에 초연하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김광현은 경험을 헛되이하지 않았고 여전히 리그 최고의 타이틀을 지키고 있다. 올해 리그에서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1.52) 투수다. 당분간 이 위치를 위협할 선수가 마땅치 않아 보인다.

“(성적을) 많이 벌어놨다”는 말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지켜야 한다는 스트레스도 크다”고 말하는 김광현이다. 전반기 막판 대상포진에 걸려 최근에는 컨디션 조절도 쉽지 않다. 김광현은 “던지는 몸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데, 가려워서 잠을 잘 자지 못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나 핑계는 대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든 선발투수가 해야 할 몫은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광현이다. 생각의 변화와 책임감. 김광현이 최고 대열에 올라선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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