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리그 올해의 영입으로 손색이 없는 SSG 노경은 ⓒ곽혜미 기자
▲ KBO리그 올해의 영입으로 손색이 없는 SSG 노경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원형 SSG 감독은 지난겨울 강화SSG퓨처스필드를 곧잘 찾았다. 남들이 다 쉬고 있을 무렵이지만, 김 감독은 어린 선수들의 마무리캠프를 지켜봄은 물론 한 선수의 테스트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롯데에서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베테랑 우완 노경은(39)이었다.

그렇게 큰 관심을 모은 선수는 아니었다. 2021년에는 14경기에서 3승5패 평균자책점 7.35로 경력의 하락세가 완연한 선수였다. 하지만 노경은은 몸 상태가 좋다고 자신했고, 2주 정도 이어진 테스트에서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김 감독이 프런트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고, 결국 보장 연봉 1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설왕설래였던 노경은의 영입은 ‘신의 한 수’로 재평가되고 있다. 캠프에서도 좋은 몸 상태를 과시하며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했다. 타구에 맞아 한 달 이상을 쉬는 불운도 노경은의 집념을 막지는 못했다. 후반기 들어 불펜으로 이동한 이후에도 맹활약이다. SSG는 FA급 투수 영입 효과에 반색하고 있다. 현역을 이어 가야 한다는 절실함 속에 몸을 움직인 이 베테랑 투수는, SSG가 1위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원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노경은은 올해 18경기에 나가 9승3패4홀드 평균자책점 2.45의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선발로도, 불펜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선발 8경기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한 것에 이어, 불펜에서는 10경기에 나가 1실점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투구 속에 4승을 더 챙겼다. 한 번의 구원승만 더 거두면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두 자릿수 승수를 챙길 수 있다. 

연봉 1억 원은 예나 지금이나 상징적이고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러나 노경은은 그 1억 원의 앞에 ‘단돈’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 정도의 활약을 하고 있다. 지금 시즌이 끝난다고 해도 수십억 FA 선수들 이상의 몫을 해낸 것이다. 

불펜이 어려운 상황에서 구세주 몫도 해내고 있다. 거의 만능이다. 이기는 경기, 혹은 이겨야 할 경기에 투입돼 1이닝 혹은 그 이상을 차분하게 정리하고 있다. 최근의 투구 내용은 투수로서의 ‘정석’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느낌까지 받을 정도다. 구위도 구위지만 안정된 제구가 돋보인다. 도망가지 않고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해 최소한의 투구 수로 최대의 결과를 낳고 있다.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피칭이다.

사실 노경은의 시즌 목표는 이미 달성했을지도 모른다. 노경은은 캠프 당시 “현역을 끝내기에는 몸 상태가 너무 좋았다”고 했다. 올해 목표는 어쩌면, 현역을 이어 갈 만한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며 선수 생활을 연장하는 것이었을지 모른다. 노경은은 그 자격이 있음을 증명해냈고, 생각보다 탱크에 기름이 넘치게 남아 있음 또한 증명해냈다. KBO리그 올해의 영입 후보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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