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 이로운(왼쪽)과 김정운이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광주동성고전을 마친 뒤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다. ⓒ목동, 최민우 기자
▲대구고 이로운(왼쪽)과 김정운이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광주동성고전을 마친 뒤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다. ⓒ목동, 최민우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최민우 기자] 눈만 마주쳐도 배시시 웃음이 새어 나온다. 고등학교 3년 동안 동고동락하며 우정을 다졌다. 대구고 이로운과 김정운(이상 3학년)의 브로맨스가 보통이 아니다.

이로운과 김정운은 대구고 마운드의 중심이다. 이로운은 패스트볼 최고구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공을 구사하는 오른손 정통파 투수다. 김정운은 140 중반에 이르는 패스트볼을 뿌리는 사이드암 투수다. 이 둘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의 이목을 사로잡았고, 올해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라운드 지명이 유력하다.

이로운과 김정운은 대구고에 입학한 뒤 급격하게 친해졌다. 야수였던 이로운이 투수로 전향하면서부터다. 이로운은 “야수도 하고 투수도 해왔다. 1학년 때에는 주로 야수로 경기에 나섰다. 그러다가 투수 전향 권유를 받았다. 그때부터 정운이와 친해졌다”고 말했다.

둘은 마운드 위에서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이다. 눈빛도 매섭다. 상대에게 절대 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질 정도다. 그러나 이로운과 김정운은 함께 있으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장난기 많은 고등학생으로 변한다.

이로운은 “정운이가 겉으로 봤을 땐 조용하고 진지할 것 같은 느낌이다. 나도 처음에는 그랬다. 또 야구할 때 보면 정말 집중하고 진지하더라. 그런데 친해지면서 다른 모습을 보게 됐다. 둘이 같이 있으면 장난을 정말 많이 친다. 서로 잘 맞는 것 같다”며 친구를 바라보며 씽긋 웃었다. 그러자 김정운은 “로운이는 항상 밝은 친구다. 장난기도 많다. 웃는 모습이 좋다”고 답했다.

오랜 시간 붙어 있는 만큼 서로의 장점도 너무 잘 알고 있다. 김정운은 “로운이는 강한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다. 또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대범함이 강점이다. 원하는 곳에 정확히 공을 던진다”며 장황한 설명으로 친구를 치켜세웠다. 그러자 이로운은 “정운이는 선수로서 완벽하다. 내가 평가할 수 없을 정도다”고 말하며 김정운을 폭소케 했다.

▲대구고 김정운의 아이패치에 새겨진 문구. ⓒ신월, 최민우기자
▲대구고 김정운의 아이패치에 새겨진 문구. ⓒ신월, 최민우기자

둘은 경기에 나서기 전 아이패치를 붙인다. 대구고 슬로건인 ‘박력대고’와 이로운과 김정운의 우정을 뜻하는 ‘럭키듀오’라는 문구를 새긴다. 둘 중 한 명이 패치를 붙이지 않으면, 문구는 새기지 않는다. 함께 했을 때만 의미가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3년 동안 많은 것들을 함께한 이로운과 김정운이지만, 프로에 진출하면 같은 팀에서 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둘 모두 상위 라운드 지명이 유력하기 때문. 김정운은 “운이 닿는 다면 같이 뛸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면서도 “그럴 수 없는 가능성이 더 높은 걸 안다. 그래도 경기 전후로 자주 보면 된다”며 프로에서도 이로운과 우정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이로운 역시 “서로가 뛰고 있는 팀에서 최선을 다하는게 중요하다. 또 서로 있는 지역에서 만나면 된다”며 친구와 함께 프로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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