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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붙어보자"…혼신의 루킹 삼진과 포효, 팀 각성시켰다

작성일: 2022.08.26 13:45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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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장민재. ⓒ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장민재.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대범하게, 맞더라도 한번 붙어보자는 식으로 들어갔다."

한화 이글스 장민재(32)가 혼신을 다한 역투로 동료들을 깨웠다. 장민재는 25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4-0 완승을 이끌었다. 장민재는 지난달 2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6이닝 1실점) 이후 약 한 달 만에 시즌 5승(5패)째를 챙기며 활짝 웃었다. 

포수 최재훈(33)과 경기를 앞두고 세운 전략이 적중한 경기였다. 장민재는 "어차피 (두산 타자들이) 내 공을 다 알고 들어오기 때문에 가능한 빗맞은 타구를 내주자고 생각하면서 투구를 했던 게 적중했다. 그러면서 역으로 직구를 던지기도 했다. (최)재훈이 형이랑 미팅 때 변화를 주면서 투구를 하자고 이야기했는데, 재훈이 형의 말대로 했던 게 잘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장민재는 이날 107구를 던졌는데, 59구가 포크볼이었다. 그만큼 두산 타자들은 장민재의 포크볼에 거의 대응하지 못했다. 포크볼로 잡은 스트라이크가 40개에 이르렀다. 헛스윙이 되거나 빗맞은 타구가 되면서 공격적 투구에 큰 도움이 됐다. 직구(35개) 최고 구속은 140㎞로 빠르지 않은 편이지만, 포크볼과 함께 투심패스트볼, 커브 등을 적절히 섞어 던지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승부처는 6회초였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장민재가 2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페르난데스와 김재환을 내야 땅볼로 잘 처리한 뒤에 양석환을 몸 맞는 공으로 내보내면서 꼬였다. 박세혁에게 중전 안타, 강승호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두산은 대타로 승부수를 던졌다. 조수행 타석에 허경민을 투입해 선취점을 뽑으려 했다. 허경민은 이날 허리가 좋지 않아 선발 라인업에서 빠져 있었지만, 두산 타선에서 콘택트 능력이 빼어난 편에 속하는 까다로운 타자였다. 

장민재는 팀을 위해서, 또 개인적으로도 허경민을 반드시 잡고 싶었다. 허경민과는 광주제일고 동창으로 친한 친구 사이인데, 맞대결에서는 장민재가 밀리는 편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허경민은 장민재 상대로 타율 0.391(23타수 9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반드시 이 고비를 스스로 넘겨야 했다. 장민재와 최재훈은 포크볼에 더는 타자들이 반응하지 않자 볼 배합에 변화를 줬다. 허경민이 구종 하나를 노리고 들어올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었다. 직구 2개로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든 뒤 포크볼을 한번 섞었고, 볼카운트 1-2에서 시속 136㎞짜리 직구를 꽂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포효했다. 허경민은 방망이를 돌려보지도 못하고 공 4개에 당했다. 
 
장민재는 "(허)경민이가 내 동창 친구다. 그동안 내 공을 참 잘 쳤다"고 말하며 웃은 뒤 "아무래도 공 하나를 노리고 칠 것 같았다. 대범하게, 맞더라도 한번 붙어보자는 식으로 들어갔더니 삼진을 잡은 것 같다"고 했다. 

위기를 틀어막자 잠잠하던 팀 타선이 깨어났다. 6회말 노수광과 노시환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고, 김인환이 좌익수 오른쪽 적시타를 날려 1-0 리드를 안겼다. 김인환이 막혔던 혈을 뚫어주자 4-0까지 달아나는 건 순식간이었다. 7회부터 김범수(1이닝)-박상원(1이닝)-강재민(1이닝)이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것도 주효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장민재가 이제는 찬사를 받을 때가 됐다. 올 시즌 동안 가장 꾸준한 투수다. 5회 위기 때 장민재가 더 상대하고 싶다고 했는데 잘 막아내며 스스로 승리를 쟁취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민재는 "나뿐만 아니라 뒤에 나온 중간 투수들이 완벽하게 막아줘서 승리를 챙겼다. 6회에 타자들이 집중력을 발휘해줬다. 한 점이 필요했던 상황에서 점수가 나서 기분 좋게 승리한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밝히며 미소를 지었다. 

남은 시즌 목표는 딱 하나. 팀에 가능한 많은 승리를 안기는 것이다. 한화는 26일 현재 34승74패2무 승률 0.315로 3년 연속 최하위가 유력한 상황이지만, 선수들은 그래도 남은 34경기에서 가능한 많은 승리를 챙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민재는 "이제 몇 경기 안 남았지만, 우리 팀이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 나를 비롯한 선수들이 원팀이 돼서 많이 이기려 하고 있다.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많이 이겨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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