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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 실책도 못 해본 주제에… 박성한 건져냈던 김원형 뚝심, 이번엔 거포 1루수

작성일: 2022.08.31 10:1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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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는 전의산이 수비 자질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 ⓒ연합뉴스
▲ SSG는 전의산이 수비 자질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8월 2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를 앞두고 SSG 선수단은 비교적 밝은 표정에서 훈련을 진행 중이었다. 연패 중이었지만 경기 전 미팅으로 분위기를 다잡았다. 공교롭게도 선수들의 즐거운 훈련에 ‘안주’(?)가 된 선수는 연패 과정 중에서 연이어 실책 및 실책성 플레이를 했던 전의산(22)이었다.

전의산은 25일 수원 kt전에서 실점의 빌미가 되는 실책을 했고, 26일 경기에서도 실책성 플레이로 고개를 숙였다. 전의산이 의기소침한 모습을 본 SSG 코칭스태프도 결국 경기 중간 교체를 결정했다. 그나마 실책 이후 바로 빠지지 않은 건 문책성 교체로 느낄까봐 걱정한 김 감독의 배려였다.

하지만 코칭스태프나 동료들은 전의산을 탓하지 않았다. 코치들은 물론 최정 한유섬 박종훈까지 모두 전의산의 곁에 다가가 좋은 이야기를 했다. 기죽지 말라는 메시지가 담겨져 있었다. 특히 이날 선발투수로 실책성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박종훈은 “안타를 맞은 것도 실점을 한 것도 나다. 다 내 잘못이다”고 전의산을 다독거렸다. 선배들의 격려와 응원을 받은 전의산은 복잡한 감정과 함께 경기를 마쳤다. 

그런 격려는 다음 날까지 이어졌다. “잊고 다시 시작하자”는 격려부터 “위로받을 일도 아니다. 취재진도 위로하지 마라”, “끝내기 실책도 못 해본 주제에 너무 의기소침해 있다”, “저거 다 연기다”는 웃음 섞인 농담까지 다양했다. 이미 어린 시절 많은 실책을 해봤던 선배 야수들은 하나같이 “뭐 그거 가지고…”라는 반응을 보였다. 팀의 모든 구성원들이 전의산의 뒤에 든든하게 서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김원형 SSG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연기라고 농담한다”는 말에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다만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고, 앞으로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의산은 귀하디귀한 좌타 거포 자원이다. 현재 SSG의 1루 자원 중 전의산만큼 일발장타를 기대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 남은 정규시즌 경기는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도 어떻게든 써야 한다. 앞으로 뛸 날이 한참이나 남은 선수이기도 하다. 어쨌든 선수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1루 수비를 안정화시키는 게 과제다.

김 감독은 두 가지 방향을 잡았다. 우선 심리적인 부분을 조금 배려해주기로 했다. 주말 2연전(27~28일 인천 롯데전)은 지명타자로 쓰기로 일찌감치 결정했다. 훈련량도 늘리기로 했다. 전의산은 고교 시절 포수로 1루 경험이 많지 않다. 프로 입단 후 본격적으로 1루를 봤다. 아직은 이 자리가 낯설다. 훈련량을 늘려 몸과 생각을 ‘1루수’로 만든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김 감독은 “그런 분위기도 좋지만 위로나 격려를 받는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고 단호하게 말하면서 “그 순간에 생각을 해서 플레이를 하는 게 아니라 직접 몸으로 나와야 된다, 그래서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생 야구를 하는 동안 계속 할 수밖에 없는 플레이다”고 했다. 

그렇게 연습을 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주위에서도 실책을 인정한다는 게 김 감독의 지론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정말로 열심히 하고 노력을 했을 때, 그때 에러를 해도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인정을 해주고 괜찮다고 하는 것이다. 평상시에는 연습을 대충 하고 그라운드에서 잘 하려고 하다가 에러가 나오면 그것은 인정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의산이 지금껏 훈련을 게을리 했다는 게 아니라, 앞으로 같은 상황에서 동료의 인정을 받으려면 평상시부터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 SSG는 전의산이 공수를 다 갖춘 거포 1루수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SSG랜더스
▲ SSG는 전의산이 공수를 다 갖춘 거포 1루수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SSG랜더스

이런 기조에서 확실히 느낄 수 있는 건 김 감독이 ‘1루수 전의산’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만약 코칭스태프가 ‘1루 불가’ 판단을 내린다면 다른 방향을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SSG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김 감독은 “내가 보는 관점에서 의산이는 연습하면 충분히 발전 가능성이 많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코칭스태프의 생각도 같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박성한의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팀의 주전 유격수로 큰 기대를 모은 박성한은 시즌 초반 잦은 실책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모든 팬들이 돌아서기 일보직전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박성한이 기본적인 수비 자질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했고, 단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군에 내리지도, 포기하지도 않았다. 박성한은 결국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이제는 KBO리그를 대표할 만한 유격수가 됐다. 김 감독은 전의산이 박성한이 걸었던 유사한 길을 걸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래서 밀어붙인다. 

전의산 스스로도 수비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28일 인천 롯데전을 앞둔 SSG는 자율 훈련을 진행했다. 대다수 선수들이 휴식을 선택했다. 그런데 전의산은 가장 먼저 그라운드에 나와 손지환 코치에게 SOS를 보냈다. 30분 이상 따로 펑고를 받은 뒤에야 타격 연습에 나섰다. 손지환 수비코치 또한 “포수 출신이라 강습 타구나 포구는 좋다. 다만 양옆의 타구 처리가 아직은 미흡하다”면서 “양도 중요하지만 타구를 처리하면서 그 플레이 과정을 계속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내심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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