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뒤 생애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 양의지 ⓒ곽혜미 기자
▲ 시즌 뒤 생애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 양의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양의지(35‧NC)는 후일 한국프로야구 역사의 포수 계보를 이을 선수로 남을 것이 확실시되는 선수다. 양의지처럼 공격과 수비에서 균형이 잡힌 선수는 포수 역사에서도 손에 뽑는다. 그리고 아직 경력을 쌓을 시간이 더 남아있다.

양의지는 경력 자체가 ‘성공’의 역사다. 두산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2019년 NC로 이적한 이후에도 역시 한국시리즈 우승(2020년)을 차지했다. 개인적인 기록도 나무랄 것이 없었다. 2019년 NC와 4년 총액 125억 원이라는 포수 최고액에 계약한 양의지는 4년 계약의 마지막 해인 현재 NC 유니폼을 입고 491경기에 나가 타율 0.322, 99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972를 기록했다.

수비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데다 공격에서도 리그 최정상급 타자 성적을 냈으니 타 팀과 확연히 차별화되는 플러스 요소를 가져다 준 건 확실하다. 2020년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의 공헌도까지 따지면 원금 125억 원은 이미 다 회수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그렇다면 관심은 두 번째 FA다. 양의지는 올 시즌이 끝난 뒤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보통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은 이적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가장 전성기에 맞이했을 첫 번째 FA 당시보다는 기량이 떨어져 있다. 또한 첫 FA에서 대박을 터뜨린 선수들은 연봉 자체가 높아 보상 장벽 규모도 높다. 다만 양의지는 마지막 해 연봉(10억 원)을 상대적으로 적게 책정하는 계약을 하며 2차 FA에도 대비했다. 

그렇다면 보상 장벽을 타고 넘는 것까지 감수하며 양의지 영입에 나설 만한 팀이 얼마나 될지가 관건이다. 그런데 최근 야구계에서는 몇몇 팀들이 오프시즌 양의지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루머가 끊이지 않고 돈다. 올해 FA 시장에는 좋은 포수들이 많이 나오는데, 30대 중반에 이른 양의지의 기량 자체가 나이를 따지지 않으면 현시점에서 안정적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실제 전반기 부진하며 우려를 모았던 양의지는 후반기 들어 완전히 살아났다. 전반기 74경기에서 양의지의 타율은 0.256, OPS는 0.790이었다. 일단 포수였다면 좋은 공격 성적이지만, 양의지이기에 달랐다. 하지만 후반기 28경기에서는 타율 0.317, OPS 0.997로 폭발하고 있다. 꼭 기록만이 아니라, 그간 양의지의 장점으로 뽑혔던 요소들이 곳곳에 살아있다는 평가도 있다. 전성기보다는 떨어지겠지만 여전히 가치 있는 포수라는 것이다.

김성배 ‘스포츠타임 베이스볼’ 크루 및 야구아카데미 LBS 대표는 “양의지는 공격적인 리드를 하는 선수다. 몸쪽을 정말 많이 쓰는 포수고, 또 공을 받았을 때 자신의 감에 따라 좋은 공을 연속적으로 쓴다. 사실 엄청난 회심의 수가 있는 건 아니지만, 좋은 것을 공격적으로 쓰며 성공한다”면서 “본인이 리드를 해서 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책임감도 가지고 있다. 투수한테 먼저 와서 리드가 잘못된 것 같다고 말하는 선수다. 그래서 투수들도 믿고 따른다”면서 양의지의 장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공격에서도 앞으로 수준급 성적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김 위원은 “타석에 있으면 뭘 노리고 있는지 모르는 선수가 양의지다. 투수들이 다 그런 이야기를 한다. 팔이 길어서 바깥쪽도 잘 나오고, 몸쪽도 잘 치는 선수다”면서 “말이 안 되는 타이밍에 어이없는 스윙을 했다가 똑같이 던져보면 맞는 선수가 양의지다. 그래서 곰의 탈을 쓴 여유라고 하는 것이다. 보이기에는 대충 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선수는 온 힘을 다해서 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는 체력 소모상 매일 포수 마스크를 쓸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건 냉정한 현실이지만, 팀 선배이기도 한 김 위원은 양의지가 지명타자로 전환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포수 욕심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쓸모가 크다. 김 위원은 “자기는 박경완 선배처럼 야구를 그만둘 때까지 마스크를 쓰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고 했다. 즉, 양의지는 이번 FA 시장에서도 ‘지명타자 양의지’가 아닌, ‘포수 양의지’로 당당하게 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FA 계약으로만 125억 원을 번 양의지다. 원 소속팀 NC가 잔류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포수 역사상 FA 누적 수입이 200억 원을 넘는 첫 선수가 될지도 관심사다. 강민호(삼성)가 세 차례의 FA를 하면서 12년 총액 191억 원을 따냈으나 끝내 200억 원을 넘지는 못했다. 모든 포지션을 봐도 김현수(LG)가 8+2년 최대 230억 원 계약을 한 게 현시점에서는 유일한 ‘200억 클럽’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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