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욱 ⓒ 삼성 라이온즈
▲ 구자욱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대구, 박성윤 기자] "자기 스윙을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의 뒤늦었지만, 기지개를 켜고 있다. 구자욱은 올 시즌 부진했다. 부상이 겹쳤고,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 이른 콜업을 해 정상 컨디션에서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지난해 타율 0.306, OPS 0.880, 22홈런 88타점을 기록한 구자욱을 올해 보기 어려웠다.

부상이 두 차례나 있었다. 5월 4일 허리가 좋지 않아 열흘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지난 6월 15일에는 왼쪽 햄스트링을 다쳐 1군에서 내려갔다. 복귀 후 정상 컨디션을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

7월 22일 돌아와 7월 열흘 동안 타율 0.300을 기록했지만, 좋은 타구를 만들었다기 보다는, 운이 따르는 코스로 빠지는 안타가 많았다. 8월에는 홈런 하나 없이 타율 0.259로 주춤했다. 허삼영 감독 자진 사퇴로 박진만 감독 대행 체제로 삼성이 시즌을 치르는 가운데 구자욱은 고정 됐던 상위, 중심 타순에서 벗어났다. 자신감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으며 7번 타자로 나섰다. 자존심 구길법했다.

9월 들어 구겨진 자존심을 조금씩 펴고 있다. 지난 2일 KIA 타이거즈전 홈런 포함 멀티히트 2타점을 기록했다. 3일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1안타를 쳤고 6일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2루타 하나 포함 멀티히트, 7일 키움과 경기에서 안타를 때렸다.

8일 경기 전 박진만 감독 대행은 "구자욱이 자기 스윙을 하고 있다"며 4경기 연속 안타를 치고 홈런까지 날린 구자욱이 예전의 타격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자기 스윙을 하고 있다는 점은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도 구자욱은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롯데 선발투수 나균안을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다. 몸쪽으로 살짝 붙은 변화구를 정확하게 공략했고 날카로운 타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구자욱은 올 시즌을 앞두고 비 FA(자유 계약 선수) 다년 계약을 삼성과 맺었다. 5년 120억 원을 삼성은 구자욱에게 안겼다. 지난해 보여줬던 팬들 마음에 불을 지피는 세리머니와 호타준족의 다재다능한 플레이를 삼성은 바랐다.

5년 계약 가운데 1년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삼성의 포스트시즌은 실패로 돌아갔다. 주축으로 활약해야 했던 구자욱은 10홈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 계약 기간이 4년이나 남아 있다. FA(자유 계약 선수)로 영입한 타자들은 이미 30대 후반이다. 젊은 선수들이 조금씩 두각을 나타낸다. 구자욱이 삼성 야수진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위치가 됐다. 120억원이라는 초대형 다년 계약을 보면서 열광했던 삼성팬들에게 빚을 갚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지난해의 구자욱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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