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는 우승을 위해 '도루'라는 단어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SSG랜더스
▲ SSG는 우승을 위해 '도루'라는 단어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시즌 시작부터 지금까지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SSG는 충분히 칭찬을 받을 자격이 있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대업에 가기 위해서는 더 세밀해져야 한다. 시간이 갈수록 그런 부분들에서 자신감은커녕 불안감만 감돈다.

대표적으로 기동력 야구다. 뛰는 야구에 그렇게 친숙하지 않은 팀이기는 하지만, 도루 성공률이 최근 너무 떨어져 있다. 여기에 상대 주자들의 놀이터가 되는 1‧2루간의 사이에도 바리케이트를 치지 못하고 있다. 시즌 시작부터 지금까지 계속 지적되는 문제인데, 해결 조짐이 잘 안 보인다. 이건 단기전에서 치명적인 약점이다.

6일 잠실 LG전에서 승리를 거둔 SSG는 사실 7일 1위 싸움의 종지부를 찍을 기회가 있었다. 추신수의 홈런으로 1-0으로 앞서 나갔고, 마운드에 선 선발 윌머 폰트의 구위는 대단했다. 그러나 7회 역전을 허용하면서 경기가 꼬였다. LG가 대단한 장타 폭격을 보여준 건 아니었다. 하지만 단타를 2루타로 둔갑시키는 발이 있었다.

0-1로 뒤진 상황에서 1루 주자 오지환이 발로 2루에 갔고, 가르시아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1루에 그대로 있었다면 홈에 들어오지 못할 상황이었다. 1-1에서는 가르시아마저 2루에 들어갔다. 그리고 이형종이 단타로 가르시아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도루 허용 2회가 역전까지 이어진 셈이다. 9회 최정의 기사회생 솔로포가 아니었다면 잠실 2연전을 1승1패로 마칠 뻔했다.

불행하게도 SSG는 LG가 7일 보여준 것과 같은 야구를 잘 못한다. 시즌 전체로 보면 도루 성공 개수와 성공률이 나쁜 건 아니지만, 문제는 8월 이후 도루 성공률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SSG는 8월 이후 9월 7일까지 20번을 뛰어 단 9번 성공에 그쳤다. 도루는 75% 이상은 성공해야 잘한 것, 못해도 70% 이상은 성공해야 본전이라고 하는데 50%도 성공을 못했다. 

뛸 수 있는 선수들은 한정되어 있다. 상대 배터리는 이들만 견제하면 그만이다. 집중 견제로 성공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여기에 벤치의 작전대로 뛰는 선수들은 족족 2루에서 죽어 나가니 이런 결과가 만들어졌다. 작전수행능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SSG의 수가 상대 벤치에 간파되고 있다는 하나의 추측이 가능한 이유다. 

그 사이 SSG는 28회의 상대 도루 상황에서 22번이나 베이스를 허용했다. 이 기간 리그에서 가장 떨어지는 도루 저지율이다. 도루 저지가 다소 약한 박종훈의 로테이션 가세도 하나의 원인이겠지만, 윌머 폰트나 오원석도 도루 저지에 대한 약점을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상대 타자들이 SSG 투수들의 변화구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간파하고 뛰는 경우도 제법 많다.

8일 인천 KIA전에서도 SSG는 도루 부문에서 손해를 봤다. 2회 류지혁에게 도루를 허용했는데 선발 모리만도의 슬라이드 스탭이 너무 늦었다. 이재원이 공을 던지려 일어났을 때는 이미 주자가 2루에 거의 다 가 있는 상황으로 사실 공을 던질 이유도 없었다. 반대로 5회에는 오태곤의 도루 시도가 실패하며 이닝이 그대로 끝났다. 팀도 흐름이 끊긴 채 4-9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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