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17일 과 18일 이틀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더 골든 아워-오렌지 태양 아래' 콘서트를 벌인 아이유. 제공|이담엔터테인먼트
▲ 9월 17일 과 18일 이틀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더 골든 아워-오렌지 태양 아래' 콘서트를 벌인 아이유. 제공|이담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원겸 기자]"아티스트이면서 아이돌."

아이유는 한 마디로 이렇게 소개될 수 있다. '아티스트'로서 음악성이 대단하고 고유하며, '아이돌'로서 스타성도 엄청나다. '유애나'라는 팬덤의 지지가 강력한데, 대중적으로도 높은 인지도와 호감도를 가졌다. 그야말로 한국 대중음악계에 독보적인 존재다.

9월 17, 1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오렌지 태양 아래'는 그 독보적 존재감을 넘어 '거장'의 탄생을 알리는 무대였다.

여성 가수 최초의 올림픽주경기장 공연. 그것도 이틀. 특정 연령과 특정 성별에 치우치지 않은, 남녀노소가 어우러진 8만 8000명(이틀치 관객)은 '거장의 탄생'의 증인들이었고, 그 넓은 객석을 가둔 메운 응원봉 불빛들은 '거장의 대관식'을 축하하는 거대한 꽃다발이었다.

3시간 남짓 이어진 공연에서 아이유는 20여곡을 불렀다. 무대엔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밴드, 댄서들까지 모두 90여명이 올랐다. 콘서트를 준비한 스태프들만 약 1400명이라고 하니, 대관식은 규모부터 압도적이었다.

다양한 장르의 명곡들이 라이브로 펼쳐지는 향연에서 아이유는 열기구에 올랐다. 그리고 무대와 가장 먼 객석을 찾아다니며 눈을 맞췄고, 수십 대의 드론은 밤하늘에 화사한 꽃과 얼굴 등을 만들어냈다. 관객의 눈과 귀를 만족시킨 거장의 선물이었다.

공연 둘째날은 마침 아이유의 데뷔 14주년 기념일이었다. 2008년 이날 엠넷 '엠 카운트다운'에서 '미아'를 부른 것이 그의 데뷔일. 열다섯 살에 데뷔한 아이유는 2010년 '좋은 날'로 '국민 여동생'이됐고, 2013년 자작곡 '금요일에 만나요'를 히트시키면서 싱어송라이터로 각인시켰다. 이후 꾸준히 자작곡, 리메이크, 컬래버레이션 등으로 음악성을 확장시켰고 '국민가수'가 됐다.

2019년 '러브, 포엠' 공연 때는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회당 1만4000명씩, 2회 공연을 매진시키면서 ‘국내 여가수 최대 규모’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3년 후 올림픽주경기장 콘서트로 8만 8000명을 동원하며 또 새로운 기록을 썼다. 아이유의 현재 경쟁상대는 자기 자신 뿐이다.

아이유는 공연에서 14주년을 회상하며 "10대 때부터 제가 달려온 길에 이 무대가 마지막 도착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큰 무대는 생각해본 적도 없었는데, 조상신이 도우셔서 이 자리까지 왔다"고 했다. 국내 최대 공연장에서 한국 공연계 새 역사를 썼다는 감회일지라. 이제 아이유는 자신과 경쟁을 해야 한다.

다짐도 잊지 않았다.

"제가 오늘이 데뷔 14주년 되는 날인데, 오늘을 되새기면서 14년 더 가보겠다."

아이유는 이번 공연에서 두 곡을 자신의 공연 레퍼토리에서 "졸업"시켰다. 자신을 '아이돌 스타'로 만들어준 '좋은 날'과 행복했던 스물다섯 살을 노래한 '팔레트'. "더 이상 오빠라고 부르기가 어색"해서 '좋은 날'은 더 이상 부르지 않을 것이고, "행복했던 스물다섯 그 때의 기억은 추억으로 남겨두고 새로운 마음으로 30대를 시작하겠다"며 ‘팔레트’는 추후 세트리스트에 넣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름다웠던 시절에 기대지 않고 서른 살 이후의 아이유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리라.

거장의 ‘골든 아워’는 이제부터다.

▲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오렌지 태양 아래'가 열린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 열기구가 떴다. 제공|이담엔터테인먼트
▲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오렌지 태양 아래'가 열린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 열기구가 떴다. 제공|이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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