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기간 축구에 담긴 스포츠과학과 문화, 현장 뒷이야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카타르 현지에서 제공한다. 경기장 안팎의 흥미로운 정보와 풍경을 두루 전해 월드컵을 보다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고자 한다.

무한대(∞) 기호를 세로로 세운 모습의 카타르 월드컵 엠블럼은 중동의 전통 모직 목도리를 모티브로 해 사상 최초의 겨울·중동 월드컵 의미를 담았다. '8'자처럼 보이기도 하는 무한대 모양은 국제축구연맹(FIFA) 트로피를 형상화하면서 월드컵이 펼쳐질 8개 스타디움도 상징한다.

경기장을 하나의 '거대한 에어컨'으로 구성해 대회 전부터 화제를 모은 전장(戰場)들은 미적으로도 절찬받고 있다. 독특한 빗살무늬 지붕과 유목민족 베두인의 텐트를 묘사한 알베이트 스타디움, 974개의 선적 컨테이너를 활용해 건설한 974 스타디움 등이 카타르를 찾은 축구 팬 시선을 붙들고 있다.

중동 전통 모자인 '가피야'에서 영감을 얻은 알투마마 스타디움(Al Thumama Stadium)도 혁신적인 디자인과 친환경성으로 전 세계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이번 대회 유일하게 한국 기업인 '희림종합건축사무소'가 설계에 참여, 국내 축구계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 알투마마 스타디움(Al Thumama Stadium)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중 유일하게 한국 기업인 '희림종합건축사무소'가 설계에 참여, 국내 축구계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 알투마마 스타디움(Al Thumama Stadium)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중 유일하게 한국 기업인 '희림종합건축사무소'가 설계에 참여, 국내 축구계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희림 조남승 부문장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중동 전역에서 남성이 즐겨 착용하는 전통 모자를 모티브로 한 알투마마 경기장은 지면으로부터 부유하는 이미지로 설계되어 관중 접근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라면서 “카타르 문화 특색을 담아낸 디자인에 최신 경기장 설계 기술이 접목되어 FIFA 관계자들도 극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 높게 설계 시공되었다”고 귀띔했다.

미적 우수성은 물론 사후 활용도 충실히 헤아렸다. 알투마마 스타디움은 월드컵이 끝나면 상부 좌석을 해체해 2만석 규모 경기장으로 축소된다. 지역 축구 클럽이 홈구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분해한 상부 좌석 위치에는 호텔·의료시설이 들어서 경제성까지 크게 높였다.

조 부문장은 "설계 초기부터 베이스 빌드(Base Build·월드컵 이전 테스트)와 토너먼트 모드(Tournament Mode·월드컵 경기 모드) 레거시 모드(Legacy Mode·월드컵 이후 경기장 활용) 등 세 단계를 고려해 디자인을 고안했다"면서 "월드컵이 폐막하면 이곳은 기존 4만석에서 2만석 규모 경기장으로 축소한다. 철거되는 상부 관람석은 친환경적 요소를 고려, 디자인 단계서부터 (철거되는) 자재들이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디자인 및 시공됐다"고 힘줘 말했다.

'시원한 월드컵'을 표방한 카타르월드컵조직위원회 의지를 반영해 냉방설비시스템 역시 최신식이다. 일반 경기장과는 다른 도안으로 최첨단 설계술과 기술력이 투입됐다.

"일반 경기장은 내부에만 냉방 설비를 적용하고 필드나 관중석엔 적용하지 않는다. 하나 카타르는 달랐다. 이번 스타디움은 중동지역 더위에도 1년 365일 무리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말 중요했다. 돔구장이 아님에도 여러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경기장 필드와 관중석에 최신식 냉방설비시스템이 기능하도록 디자인했다."

"알투마마 스타디움 설계에서 가장 힘든 부분 중 하나였다. 경기장 온도를 (평균) 26도로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 및 시공되었다. 혹독한 중동 날씨에도 선수가 최적의 컨디션으로 뛸 수 있게, 관중 역시 쾌적한 환경에서 관람이 가능하도록 온 힘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카타르 월드컵은 32개국 선수단의 멋진 플레이 외에도 풍성한 볼거리를 선물 중이다. 개막 3분 만에 위용을 드러낸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과 일본의 16강 진출을 견인한 공인구 '알 리흘라' 속 관성측정센서, 경기장 주변 야자나무 모양의 태양광 충전기 ‘엘팜(ElPalm)’ 등 여러 신품이 팬들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8개 경기장 역시 아름다운 외관과 신기술을 집약한 첨단성으로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신기술 쇼케이스장'을 월드컵 또 하나의 별칭으로 이름해도 손색없어 보였다.

스포티비뉴스=도하(카타르), 월드컵특별취재팀 정형근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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