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철원 ⓒ곽혜미 기자
▲ 정철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청담동, 신원철 기자] 연말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쓸어담고 있는 두산 정철원은 수상 소감도 남달랐다. 말을 더 잘하지 못해서 아쉽다며, 앞으로 더 나은 수상 소감을 위해 계속 상을 받겠다고 다짐했다. 

정철원은 8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2022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시상대에 오른 정철원은 먼저 "좋은 상을 주신 야구 선배들께 감사드린다. 좋은 자리에 올 수 있게 돼 기쁘다. 내년에도 잘해서 이 자리에 또 올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또 "내년이 토끼해인데 내가 마침 토끼띠다"라며 이승엽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재치있는 수상 소감을 남겼는데 스스로는 만족스럽지 않았던 모양이다. 시상식을 마친 뒤 다시 취재진을 만난 정철원은 "말하는 걸 좋아하고 이런 자리를 피하지 않는다"면서 "올해는 떨리기도 해서 말을 잘 못했는데 내년 내후년에도 좋은 상 받을 수 있게 노력하면 시상식도 많이 다닐 거고, 그때는 더 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말을 더 잘하겠다는 얘기 뒤에 내년 이후로도 계속 시상식에 초대받는 선수가 되겠다는 뜻을 감췄다. 역시 달변가다웠다. 정철원은 그러면서 "오늘을 위한 코멘트를 따로 준비하지는 않았다. 대신 머리 스타일은 어떻게 할까 그런 생각은 했다. 머리는 만족스럽다"며 웃었다. 

정철원은 2018년 드래프트 2라운드 20순위로 두산 지명을 받은 뒤 2022년에야 처음 1군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 '준비된 신인'의 1군 데뷔 시즌은 화려했다. 58경기에서 4승 3패 23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하며 신인왕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지난달 열린 KBO 시상식에서는 107표 가운데 74표를 받아 신인상을 수상했다. 야구인들도 정철원의 올 시즌 성과에 신인상을 안겼다. 각종 언론사 시상식에서도 KBO 최고의 신인으로 인정받아 계속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철원은 "힘들지 않고 기쁘다. 올해 잘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내년에도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 동기부여를 얻게 되는 것 같아서 좋다"고 밝혔다. 

신인왕의 기세를 앞으로도 이어가기 위해 자신만의 루틴을 확실히 지키고 있다. 정철원은 "나는 공 던지는 걸 최소화하고 경기에 나가는 버릇이 있다. 시즌 끝난 뒤 마무리 캠프 때도 지금도 공을 전혀 던지지 않는다. 그래서 병원에서 팔 상태를 확인해 봤을 때 좋은 상태였다. 건강하게 집에서 해주는 밥 잘 먹고 내년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얘기했다. 

주전 포수가 박세혁(NC)에서 양의지로 바뀌는 점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정철원은 "(박)세혁이 형과 호흡을 맞출수록 둘의 생각이 잘 맞는다는 걸 느꼈다. 앞으로 세혁이 형 아니면 못 던지겠다 이런 생각도 했었는데 돈 많이 받고 좋은 팀 가셨으니까 이제 그 볼배합 반대로 던져서 삼진을 잡아보겠다"고 다짐했다. 

그럼 양의지의 사인에도 고개를 저을 수 있을까. 정철원은 여기서도 재치있는 답을 내놨다. 

"확실히 내가 던지고 싶은 공이 있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나는 전혀 포수를 의심하지 않는다. 미트만 보고, 내 공을 믿고 던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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