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이영하 ⓒ 연합뉴스
▲ 두산 베어스 이영하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공덕동, 김민경 기자] "사람들이 믿지 않았다."

두산 베어스 우완 이영하(26)의 학교폭력 혐의를 최초로 폭로한 증인 B씨가 처음 법정에 나섰다. 20일 서울시 공덕동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는 이영하의 학교폭력 관련 3차 공판이 열렸다. 이영하는 선린인터넷고 시절 1년 후배 A씨를 특수 폭행, 강요, 공갈한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기소 된 상태다.  B씨는 증인으로 출석했다.

선린인터넷고 출신인 B씨는 이영하와는 2년, A씨와는 1년 후배 사이로, A씨가 법정 싸움을 시작한 계기를 마련한 인물이다. B씨는 선린인터넷고 1학년이었던 2015년 3월부터 5월까지 병원에 입원해 학교생활을 하지 못했고, 퇴원 이후로는 다른 학교로 전학했다. 전학한 뒤로는 A씨와 어떤 연락도 취하지 않는 사이였다.  

B씨는 군 복무 시절인 2021년 2월 배구선수 쌍둥이 자매 이재영(27)-이다영(27)의 학교폭력 관련 이슈가 커지는 것을 보고 이영하의 과거를 폭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B씨는 2015년 당시 선린인터넷고 3학년 원투펀치였던 이영하와 김대현(26, LG 트윈스)이 야구부 후배들을 괴롭힌 사실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소상히 적어 공개했다.  

B씨는 "(폭로 당시) 나는 군인이었고, 두산 팬인 군대 동기가 있었다. 그 동기한테 이영하에게 (학창 시절에) 당한 이야기를 자주 했다. 배구선수 자매 학교폭력 사건이 터졌고, 그 동기가 '네가 한번 올려보라고 부추겨서 인터넷에 글을 올리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B씨가 도움이 필요했을 때 떠올린 인물이 A씨였다. 그는 "사람들이 (게시글 내용을) 믿지 않아 선린인터넷고 출신이라는 인증이 필요했다. A씨와 연락하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연락처가 있었고 내 기억에는 A씨가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해 연락을 했다. (A씨에게) 내가 선린인터넷고에 다닌 것을 인증하고 도와달라 했다"고 밝혔다. 

A씨가 인터넷상에서 사실 인증을 시작하면서 B씨의 바람대로 그의 주장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B씨는 2021년 7월까지 군 복무를 한 탓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A씨와 이영하, 김대현의 진실 공방으로 구도가 바뀌었다. 

사건을 지금까지 끌고 온 것도 A씨였다. A씨는 이영하와 김대현이 혐의를 부인하자 2021년 스포츠윤리센터에 두 선수를 신고했고, 스포츠윤리센터는 용산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지난해 8월 검찰 송치가 결정됐고, 지난해 9월부터 법정 싸움을 이어 가고 있다.  

자연히 공소는 A씨의 피해 사실 위주로 이뤄졌다. 이영하는 2015년 1~2월 대만 전지훈련에서 A씨의 라면을 갈취하고 후배들에게 기합을 준 혐의, 2015년 8월 19일에는 김대현과 함께 A씨의 손가락을 전기파리채에 넣게 한 혐의, 2015년 9~10월에는 자취방에서 A씨에게 빨래, 청소 등을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피해자, 피고인과 재학 기간이 겹치는 대만 전지훈련 건과 관련해 집중적으로 신문을 받았다. B씨는 대만 숙소에서 집합과 단체 머리박기를 한 것과 관련해 "자주 있었다. 너무 많아 기억이 나지 않지만 10번은 확실히 넘는다. 호텔 방이나 이영하 방에서 그랬다"고 했고, 라면 갈취와 관련해서는 "나는 뺏긴 적이 없다. A씨가 얼차려 받는 것은 봤지만, 라면 갈취는 모르는 일이다. 직접 보지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B씨는 지난해 6월 용산경찰서 출석 당시 "기회를 얻기 위해 전학을 갔다"고 진술한 것과 관련해서는 "(적한 간 학교가) 신생팀이라 경기를 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분명 있었지만, (당시 나는) 1학년이었고 선린인터넷고에서는 3학년이 정말 잘해서 못 뛰는 건 당연했다. 그 이유도 있지만, 학교폭력도 이유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4차 공판은 오는 3월 3일에 열린다. 검찰 측 증인 2명을 신문할 예정이다. 이영하의 법률대리인인 김선웅 변호사는 "3월과 4월에 공판이 더 있고 그때 끝나면 5월이나 6월 초 선고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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