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 강민호 기대주 중 하나였던 안중열은 이제 포스트 양의지의 기대주가 됐다 ⓒ곽혜미 기자
▲ 포스트 강민호 기대주 중 하나였던 안중열은 이제 포스트 양의지의 기대주가 됐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때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큰손이었던 롯데는 팀 연봉이 목까지 차오르면서 외부 전력 보강의 운신 폭이 줄어들었다. 그러자 이후에는 트레이드 혹은 드래프트를 통한 전력 채워 넣기로 선회한 경향이 있었다. 팀의 미래를 위해 어쩔 수 없는 행보라는 평가도 있었다.

그런 롯데는 이대호의 은퇴 등 팀 연봉이 줄어들자 이번 FA 시장에서는 다시 ‘바이어’로 나섰다. 유강남(4년 80억 원), 노진혁(4년 50억 원), 한현희(최대 4년 40억 원)를 영입하며 FA 시장에서 영입할 수 있는 카드 한도 3장을 모두 썼다. 지난 3년의 시간이 인내였다면, 이제는 포스트시즌 복귀 그 이상을 노려보겠다는 심산이다. 베테랑들이 아직 남아있을 때 우승을 노려보겠다는 궁극적인 야심도 읽힌다.

그 과정에서 세 명의 선수가 보상선수로 떠나야 했다. FA 선수를 영입하기위해 불가피한 출혈이었다. 유강남의 보상 선수로는 좌완 김유영(29), 노진혁의 보상 선수로는 포수 안중열(28), 그리고 한현희의 보상 선수로는 사이드암 이강준(22)이 차례로 팀을 떠났다.

이들은 지난해 팀 전력에서 꽤 많은 비중을 차지했거나, 혹은 팀이 살려보기 위해 꾸준히 기회를 줬거나, 혹은 팀이 미래를 내다본 자원들이었다. 아깝지 않은 선수는 없었다는 의미다. 그러나 더 좋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누군가는 팀을 떠나야 했고, 이들이 각각 지명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역설적으로 롯데가 그간 하위권의 아픔을 겪으면서도 유망주들을 잘 모아놨기에 이들이 풀릴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롯데가 보상선수를 비교적 전략적으로 잘 묶었다. 팀 내 전력 유출은 최소화하면서 상대 팀들이 데려갈 만한 선수들 위주로 풀면서 시선을 끌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세 명의 선수는 롯데가 큰 기대를 걸었지만 정작 자신의 재능을 100% 터뜨리지는 못하고 롯데를 떠난다는 공통점이 있다. 경남고를 졸업한 김유영은 2014년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았던 유망주다. 그러나 팀 내부에서 자리를 잡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지난해(68경기-51이닝)가 데뷔 후 최다 경기 출전, 최다 이닝 소화였다. 좌완이 필요했던 LG의 선택을 받아 팀을 옮긴다. 경력 전반적으로는 롯데 팬들의 아쉬움이 큰 선수다.

안중열은 2015년 롯데와 kt가 벌인 대규모 트레이드 당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같이 팀을 옮긴 우완 박세웅이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는 했으나 ‘포스트 강민호’의 고민이 있었던 롯데로서는 같이 받아온 안중열에게도 큰 기대를 걸었다. 다만 이후 롯데의 포수 오디션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고, 군 복무까지 겹치며 롯데에서의 8년 동안 303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강준은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고속 사이드암으로 kt에서도 제법 공을 들였던 유망주다. 당시 내야 백업과 포수 백업이 급했던 kt가 오윤석 김준태를 받는 대가로 포기했다. 이강철 kt 감독이 꽤 아쉬워했던 카드로, 반대로 롯데는 두 명의 1군 백업급 선수를 주고 영입했다는 점에서 기대치를 읽을 수 있었다. 성민규 현 단장의 선택이기도 했다. 그러나 제구 문제로 자리를 잡지는 못했고 아쉽게 20인 명단에서 풀릴 수밖에 없었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를 다시 내놨다는 점에서 롯데의 씁쓸함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어쨌든 이적은 이적이고, 이들은 이제 새 팀에서 새 인생을 시작한다. 해당 팀이 선택했다는 건 “전력에서 활용하겠다”는 뜻과 다름 아니다. 오히려 롯데보다 더 많은 기회가 열릴 수도 있다. 게다가 세 선수는 아직 모두 창창한 나이들이다. 20대 초반인 이강준은 물론, 20대 후반인 김유영 안중열 모두 뛸 날이 많이 남아있다. 롯데에서 피우지 못한 꽃을 새 소속팀에서 만개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앞으로 3년의 시간이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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