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미 에드먼(왼쪽)과 라스 눗바.
▲ 토미 에드먼(왼쪽)과 라스 눗바.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올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클럽하우스에서는 시즌 내내 누군가가 다른 한 명을 놀리는 걸 볼 수 있을 듯하다.

세인트루이스 소속 내야수 토미 에드먼은 한국인 어머니를 둔 혼혈 선수로서 이번 WBC 대회에 처음 한국 대표팀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26일 공식발표된 일본 대표팀 명단에는 일본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세인트루이스 외야수 라스 눗바가 포함됐다. 한국과 일본 모두 외국인 선수를 명단에 넣은 것은 처음이다.

2016년 에드먼이, 2018년 눗바가 세인트루이스에 지명된 뒤로 두 선수는 내내 한 팀에서 뛰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맞붙게 된다. 그것도 WBC라는 야구계의 큰 대회. 두 선수가 맞대결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같은 B조에 속한 한국과 일본은 3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예선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에드먼은 26일 스포티비뉴스와 단독 인터뷰에서 "많은 이들이 내게 일본과의 라이벌 의식에 관해 질문을 했다. 양팀을 감싸고 있는 긴장감에 대해서 나도 잘 알고 있고, 그것으로 인해 경기가 과열될 때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라이벌 의식을 함께 느껴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고, 우리가 일본을 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에드먼은 대표팀 합류를 확정한 뒤 눗바와 이야기를 나눴다고. 그는 "눗바 역시 일본 대표팀으로 나서는 것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그와 대결하는 것은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세인트루이스에서 함께하고 있는 좋은 친구이기도 하니까. 이기는 쪽이 진 쪽을 시즌 내내 놀릴 수 있게 될 것 같다(웃음). 서로와 대결하는 것이 기다려진다"고 밝혔다.

눗바 뿐 아니라 세인트루이스는 폴 골드슈미트, 놀란 아레나도, 애덤 웨인라이트(미국), 지오반니 가예고스(멕시코), 헤네시스 카브레라(도미니카공화국), 타일러 오닐(캐나다) 등 다양한 국가에 대표팀 선수를 배출했다. 2020~2021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뛰었던 김광현 역시 "팀에서 6명인가가 WBC에 나오더라. 가는 팀마다 (동료가) 있을 것 같다"고 반가워했다.

에드먼은 "카디널스 선수들 대부분이 나와 친한 이들이라 재미있을 것 같다. 스프링캠프 훈련에서는 서로와 맞서본 경험이 있지만, 국가 대항전에서 대결하는 것은 처음이다. WBC라는 글로벌한 무대에서 만나는 것은 정말 처음이다. 재미있는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흥분되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에드먼에게는 그만큼 WBC 승선이 특별한 기회다. 그는 "한국 혼혈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대표팀에 소속돼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 이렇게 한국을 대표해서 참가할 수 있다는 건 특별한 느낌이다. 팀과 함께 성공적인 결과를 거둘 수 있기를 바라고, 미래의 한국 혼혈 선수들이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태극마크를 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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