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찬(오른쪽) 등 삼성의 어린 선수들은 팀을 떠난 김상수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 삼성 라이온즈
▲ 김지찬(오른쪽) 등 삼성의 어린 선수들은 팀을 떠난 김상수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흔히 야구 관계자들과 팬들이 이야기하는 ‘90년생 황금 내야’ 멤버 중 가장 먼저 두각을 드러낸 건 김상수(33‧kt)였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삼성의 2009년 1차 지명을 받은 김상수는 이 명문 구단이자 강팀에서 단번에 주전 선수로 자리잡으며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실제 김상수는 2009년 바로 1군에 데뷔했고, 팀 내야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손꼽히며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모두 100경기 이상에 출전했다. 빠지는 경기도 김상수가 주전 구도에서 밀렸다기보다는 부상이나 피치 못할 사정이 많았다. 2013년에는 타율 0.298, 2014년에는 53도루를 기록하는 등 팀의 주전 멤버로 자리할 충분한 자격도 있었다. 삼성의 왕조 또한 직접적으로 경험했다.

2루 자리에 다소간 고민이 있었던 삼성은 2019년 김상수의 짝을 찾다 한 선수에 주목한다. 90년생 동갑내기이자 고교 졸업 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며 동기들과 조금은 다른 길을 걸었던 이학주(33‧롯데)였다. 삼성은 적지 않은 나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실전 감각 등 몇몇 위험부담을 감수하며 2019년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 픽을 이학주에게 투자했다.

다시 만난 동기생은 삼성의 중앙 내야를 든든하게 지킬 자원들로 큰 기대를 모았다. 김상수는 성적이 다소 떨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있었으나 여전히 검증된 자원이자 베테랑이었다. 2017년 부상으로 저점을 찍은 이후 성적도 조금씩 오르막이었다. 이학주는 그 자체가 야구 관계자들의 로망이었다. 사이즈가 크면서도 수비력까지 갖춘 대형 유격수를 마다하는 관계자들은 없었다.

하지만 이 꿈의 키스톤은 오래 가지 못했다. 이학주는 번뜩이는 수비력과 그에 걸맞지 않은 잦은 실책이라는 두 가지 얼굴 사이에서 오랜 시간을 방황했다. 2019년 118경기에 나갔지만 2020년은 64경기, 2021년은 66경기 출전에 그쳤다. 결국 2022년 롯데로 트레이드되며 동기생 키스톤은 해체됐다. 여기에 김상수도 2022년 시즌을 끝으로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끝에 kt로 이적했다. 

두 선수에게, 그리고 삼성에게 2023년은 모두 중요하다. 이제 30대 초‧중반의 베테랑이 된 두 선수는 이름값이 아닌 실력으로 후배들의 도전을 물리쳐야 한다. 야심차게 구축했던 키스톤이 얼마 가지 못해 해체된 삼성으로서도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김지찬 이재현 등 어린 선수들은 삼성이 당초 구상했던 것보다는 더 빠르게 처절한 전장의 앞선에 설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의 2023년 시즌 성적에 꽤 많은 것을 쥐고 있다.

롯데가 FA 시장에서 노진혁(4년 50억 원)을 영입하면서 이학주의 위치도 불투명해졌다. 3루에 한동희라는 확실한 코어 자원이 있는 롯데로서는 노진혁을 유격수로 먼저 생각할 법하다. 이학주가 얼마나 출전시간을 확보할지는 자신에게 달렸다. 김상수는 kt 내야에서 다양한 몫을 수행해야 한다. kt는 주전 유격수인 심우준이 입대했고, 주전 2루수 박경수는 이제 마흔을 바라보고 있다. 김상수를 영입한 것도 다 그런 이유다.

삼성도 두 선수의 공백을 완전히 메우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오는 1일 시작될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김지찬 이재현 김동진 김영웅 양우현 등 젊은 피들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상수와 오선진(한화)이라는 베테랑 내야수들이 모두 팀을 떠난 만큼 이 선수들이 다가올 시즌에 얼마나 잘 버티고 성장하느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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