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전히 사태가 어지럽게 널려 있는 트레버 바우어
▲ 여전히 사태가 어지럽게 널려 있는 트레버 바우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다저스는 이번 오프시즌을 앞두고 계산에 없던 당황스러운 일을 맞이해야 했다. 여성폭력 혐의 징계로 2년간 못 뛸 줄 알았던 트레버 바우어(32)의 징계가 감경되며 ‘부활’했기 때문이다.

원래 징계대로라면 다저스는 바우어의 올해 연봉을 지급할 의무가 없었다. 그러나 징계가 감경되면서 시즌 중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다저스는 징계 기간을 뺀 나머지 기간의 연봉 약 2250만 달러(약 277억 원)를 지급할 의무가 생겼다.

결국 다저스는 여론 및 구단 내부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바우어를 그대로 방출해버렸다. 잔여 연봉 2250만 달러를 그냥 버리면서까지 바우어를 내친 것이다. 바우어가 타 팀으로 간다고 해도 이 연봉은 책임을 져야 한다. 올해 팀 연봉을 줄여 사치세(부유세) 세율을 리셋시키려고 했던 다저스는 바우어의 2250만 달러 때문에 곤경에 처했다. 선수 영입도 못하고, 사치세 세율 리셋도 안 될 판이다.

바우어에 대한 싸늘한 시선은 다저스의 방출 통보 이후 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웨이버 기간을 통과한 바우어는 메이저리그 어느 팀과도 계약이 가능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다. 바우어를 쓸 팀은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만 지급하면 된다. 하지만 사태가 벌어진 지 한참이 지났음에도 아직 바우어를 영입하겠다는 구단은 없다. 

비록 지난해 한 시즌을 통째로 쉬기는 했지만 ‘최저 연봉’이라면 바우어는 분명 매력적인 자원이다. 당장 2020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이며, 2021년 징계로 빠지기 전까지도 17경기에서 8승5패 평균자책점 2.59를 기록했다. 몸 상태에 이상은 없고 아직 많지 않은 나이라 실전 감각만 찾으면 충분히 팀에 보탬이 될 만하다. 그렇지 않으면 약 70만 달러만 쓰고 방출하면 된다. 

그럼에도 원하는 팀이 없다는 건 메이저리그 구단들에 ‘바우어 리스크’가 크게 다가온다는 의미다. ‘바우어 리스크’의 핵심은 그에 대한 이미지 문제도 있지만, 향후 법적 분쟁이 계속될 수도 있다는 점도 크다. 당장 관련 소송이 언제든지 재점화될 수도 있고, 다저스가 잔여 연봉 지급을 놓고 바우어와 또 다른 법적 다툼을 벌일 수도 있다. 이래나 저래나 시끄러울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다저스가 향후 바우어의 잔여 연봉을 두고 어떤 조치를 할지는 알 수 없다. 다저스는 철저하게 이 사건에 대해 ‘함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다만 어떤 식으로든 해결을 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다저스 담당기자 파비안 아르다야는 26일(한국시간) 해당 문제에 대한 독자의 질의에 ‘다저스는 바우어가 당초 행정 휴가를 받은 이후 상황에 대해 언급을 지속적으로 미루면서 사태가 어느 정도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을 선호했다’고 떠올리면서 ‘하지만 지금도 그들은 아직 말을 하지 않았다. 다저스는 결국 그것을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다저스가 언제쯤 구체적인 행동을 시작할지, 바우어가 새 소속팀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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