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윤정희. 출처|파인하우스필름
▲ 배우 윤정희. 출처|파인하우스필름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은막의 여왕' 배우 고(故) 윤정희가 영면에 든다. 

30일(현지시간) 고 윤정희의 장례식이 프랑스 파리 근교의 한 성당에서 치러진다. 

가족장으로 치러지는 이날 장례식은 고인의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딸인 바이올리니스트 백진희를 비롯해 가족과 가까운 지인이 참석한 가운데 경건하게 엄수될 전망이다. 이후 고인의 시신은 화장을 거쳐 인근 뱅센 묘지에 안치될 예정이다. 

분향소 설치 등 별다른 행사 없이 조용한 장례를 치르고 싶다는 유족의 뜻에 따른 것으로, 이날 한국에서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성당에서 오전 6시 고 윤정희를 추모하는 위령미사가 열렸다. 윤정희가 생전 한국에 올 때마다 방문했던 곳으로 알려졌다. 

고 윤정희는 지난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7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그는 10년째 알츠하이머와 싸우며 남편, 딸과 함께 프랑스에서 지내고 있었다. 

고인의 남편 백건우는 20일 국내 영화계에 전한 메시지를 통해 "제 아내이자 오랜 세월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배우 윤정희가 19일 오후 5시 딸 진희의 바이올린 소리를 들으며 꿈꾸듯 편안한 얼굴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는 "생전 진희 엄마(윤정희)의 뜻에 따라 장례는 파리에서 가족과 함께 조용하게 치를 예정"이라며 "한평생 영화에 대한 열정을 간직하며 살아온 배우 윤정희를 오래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944년생인 고 윤정희는 조선대학교 재학 중인 1967년 '청춘극장'으로 데뷔, '태백산맥', '누나', '화려한 외출', '야행', '사랑의 조건' 등 무려 28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한 톱스타다. 고 윤정희는 특히 문희, 고 남정임과 함께 1세대 여배우 트로이카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다. 천편일률적인 여성 캐릭터에서 벗어나 청순가련형 캐릭터부터 백치, 도전적이고도 지성미 넘치는 인물까지를 자유자재로 그리며 다채로운 매력으로 시대를 풍미한 은막의 스타였다. 1994년 영화 '만부방'을 끝으로 작품 활동을 중단했다가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로 화려하게 복귀해 여러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이는 고인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

'한국 여배우 논문'으로 1972년 중앙대 석사 학위를 받았던 그는 1973년 프랑스 유학을 떠났고, 프랑스 생활 중 만난 백건우와 1976년 결혼했다. 남편의 연주 여행에 늘 동행할 만큼 잉꼬부부로 이름이 높았다. 데뷔 50주년이 된 2016년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항상 영화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라며 자신의 색깔을 무엇이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내 마음은 항상 희망적이고 낭만적이다. 내 얼굴도 그렇고 나는 로맨틱한 색깔인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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