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오타니 쉽지는 않은데”… 그런데 왜 9억 팔은 방망이를 다시 잡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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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스캇데일(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일본프로야구 시절부터 투‧타 겸업의 꿈을 키웠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는 그 꿈의 업적을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인다는 메이저리그에서 선보이며 현대 야구의 역사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느 한 포지션에서 최고가 되기도 쉽지 않은데, 양쪽 모두에서 리그 정상급 활약을 선보였다. “현대야구에서 투‧타 겸업은 불가능하다. 어느 한쪽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는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깼다는 점에서 오타니는 훗날 야구 역사에서도 굉장한 비중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타 겸업 자체가 힘든 건 선수들의 재능이 대개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도 있지만, 체력적인 문제와 어려운 운동 과제까지 모두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투수가 쓰는 근육과 야수가 쓰는 근육 자체가 다른데 이를 고르게 발전시켜야 하는 것 자체가 굉장한 난관이다. 한편으로는 오타니가 선구자 격으로 길을 닦아놨으니, 5년 뒤에는 오타니처럼 투‧타 겸업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많아질 것도 예상할 수 있다.
KBO리그에도 투수와 타자로 모두 훈련을 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키움의 특급 유망주 장재영(21)이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2021년 키움의 1차 지명을 받은 장재영은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큰 관심을 보였을 정도의 거대한 재능이다. KBO리그 역대 최정상급 계약금인 ‘9억 원’이 이를 증명한다. 장재영은 팀 스프링캠프 기간 중 투수로 공도 던지고, 야수로 공도 치고 있다.
키움은 당초 장재영을 투수로 키울 계획이었다. 그러나 고질적인 제구난 속에 이 과제가 쉽지는 않은 양상이다. 장재영은 2년간 1군에서 33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8.53을 기록했다. 시속 150㎞를 가뿐히 넘기는 빠른 공은 매력적이다. 리그에서도 장재영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는 거의 없다. 문제는 타깃이 자꾸 빗나간다는 것이다. 1군 통산 31⅔이닝에서 허용한 4사구만 35개다.
사실 장재영의 재능을 높게 평가한 KBO리그 스카우트들 중에서는 “투수보다 타자가 낫다”고 단언하는 이들이 제법 된다. 9억 원의 계약금을 받은 건 단지 투수로서의 재능만 평가한 게 아니라는 의견이다. 다만 키움 관계자는 “장재영이 투수 쪽에 더 애착을 가지고 있다”고 귀띔한다. 이 때문에 장재영의 투‧타 겸업이 일시적일지, 계속 진행할지, 투수만 할지, 야수로 전향할지는 키움 관계자들도 모르고, 심지어 장재영 자신도 모를지 모른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장재영의 도전에 대해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타격과 투수 둘 다 준비하는 게 쉽지 않다”고 예상했다. 훈련은 하고 있지만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분위기 전환 차원은 있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홍 감독은 “2년 동안 많은 시행착오 겪었다. 이번 질롱코리아 경기에 가서 굉장히 생각도 많이 바뀌고, 기량적인 측면에서도 자신이 조금 향상됐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타격과 투수 모두에서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다”고 했다. 모든 게 확실하게 결정된 건 아니다.
다만 꼭 투‧타 겸업이 아니더라도 방망이를 잡고 공을 쳐보는 건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지금 장재영은 공의 위력이 없는 게 아니다. 자신의 공에 자신감이 부족할 뿐이다. 자신감이 없으니 너무 코너워크를 하려다보니 제구가 잡히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타석에서 오히려 깨달음을 얻는 계기가 될 수 있다. 140㎞ 초‧중반의 공만 해도 타자가 보는 시선에서는 얼마나 어려울 수 있는지를 실감한다면 마운드에서도 자신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궁극적으로 투‧타 겸업이 되지 않더라도 투수로서의 각성, 타자로서의 가능성 타진이 이뤄진다면 앞으로 뛸 날이 많은 장재영의 인생에 아주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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