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투수 중 WAR 2위를 기록한 케빈 가우스먼
▲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투수 중 WAR 2위를 기록한 케빈 가우스먼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9년까지만 해도 선발 로테이션을 짜는 것조차 어려웠던 토론토는 2020년 에이스감으로 지목한 류현진(36)을 영입한 이후 선발진을 차곡차곡 채웠다. 요약하면 돈을 많이 썼다. 그 결과 이제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했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로비 레이(시애틀)가 지난해 팀을 떠나기는 했지만, 알렉 마노아가 등장한 것에 이어 호세 베리오스, 케빈 가우스먼, 기쿠치 유세이, 크리스 배시트를 트레이드 및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연이어 영입하며 로테이션을 강화했다. 그 과정에서 팀의 에이스들은 리그 전체를 따져도 손색이 없는 개인적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2020년 류현진이 스타트를 끊었다. 2019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에 올랐던 류현진은 2020년 12경기에서 67이닝을 던지며 5승2패 평균자책점 2.69라는 호성적으로 토론토의 투자가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류현진은 당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사이영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21년은 로비 레이가 기어이 토론토의 사이영상 갈증을 풀었다. 빼어난 구위와 별개로 제구에 문제가 있었던 레이는 토론토의 체계적인 코칭 하에 잠재력이 폭발했다. 9이닝당 볼넷 개수가 2020년 6.1개에서 2021년 2.4개까지 드라마틱하게 줄어든 것이 결정적이었다. 레이는 2021년 32경기에서 193⅓이닝을 던지며 13승7패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 생애 첫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2022년은 마노아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메이저리그 2년차에 31경기에서 196⅔이닝을 소화하며 16승7패 평균자책점 2.24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시기의 운이 좋았다면 사이영상도 충분히 수상이 가능한 성적이었으나 저스틴 벌랜더(휴스턴‧현 뉴욕 메츠), 딜런 시즈(시카고 화이트삭스)에 밀려 아쉽게 3위에 그쳤다.

그렇다면 이 배턴은 누가 받을까. 유력한 후보가 있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 이노 새리스는 26일(한국시간) 케빈 가우스먼(32)이 아메리칸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가 될 것이라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가우스먼은 지난해를 앞두고 토론토와 5년 1억1000만 달러(약 1430억 원)에 계약한 우완 에이스. 첫 시즌 31경기에서 12승10패 평균자책점 3.35를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9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개막전 선발은 마노아에게 돌아갔으나 시범경기 성적만 놓고 보면 가우스먼이 더 좋다.

새리스는 왜 가우스먼의 수상을 예측할까. 새리스는 올해 시범경기에서의 투구 내용을 면밀하게 분석했다. 여러 지표를 통해 투수들의 구위를 객관적으로 집계하려는 노력인 ‘스터프+’에서 주목할 만한 선수가 바로 가우스먼이었다. 가우스먼의 지난해 스터프+는 110 수준이었는데 이번 시범경기에서는 129가 나왔다. 리그에서 가장 이 지표의 향상이 큰 선수였다.

새리스는 ‘가우스먼은 7년 만에 가장 많은 패스트볼을 구사하고 있고, 슬라이더도 궤적이 바뀌어 좋은 투구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작년 경기들에서 리그 평균 이상의 불운한 타구가 있었다. 그는 (메이저리그 대진) 규칙 변경으로 인해 올해 디비전 내의 적들과 덜 마주하게 될 것이며 그의 팀은 많은 득점으로 뒤를 밀어줄 것’이라면서 ‘가우스먼은 이미 지난해 WAR에서 아메리칸리그 두 번째의 투수였다’고 기대했다.

가우스먼은 리그 최고의 구종인 특급 스플리터를 가지고 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움직임까지 좋아지면 가공할 만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전력들이 강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팀들을 덜 만나게 되는 것은 토론토의 모든 투수들에게 호재다. 이미 사이영상 지표에 WAR이 널리 쓰이는 상황에다 토론토가 ‘위닝팀’이 될 것이라는 점도 투표권자들에게 어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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