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라는 감격을 이룬 배지환(24‧피츠버그)은 올 시즌 개막 로스터 진입을 가장 큰 목표로 삼았다. 도전할 만하지만, 장담할 수는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 그 기저에 깔려 있었다.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었던 피츠버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앤드루 매커친, 최지만, 카를로스 산타나라는 베테랑 야수 세 명을 영입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쓰려고 이들을 데려온 게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세 명의 고정 자리가 생겼고, 반대로 말하면 젊은 선수들로서는 자신들의 자리가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배지환이 내‧외야가 모두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개막 로스터를 장담할 수 없었던 이유다.
게다가 시범경기 시작이 좋지 않았다. 첫 12번의 타수에서 안타는 딱 하나였다. 빠른 발도 일단 출루를 해야 보여줄 수 있는 것이기에 답답함이 더해졌다. 개막 로스터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는 불길한 전망도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묵묵하게 경기에 나간 배지환은 이제 역전 홈런을 치기 일보직전까지 왔다.
피츠버그는 시범경기 초반에는 배지환을 꾸준하게 기용하며 실험하겠다는 복안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그런 전략은 배지환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안타를 조금씩 치면서 타격 컨디션을 회복한 배지환은 시범경기 타율을 0.083에서 0.270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4경기에서는 10타수 5안타에 맹타다. 도루도 꾸준히 성공시키고 있다. 4번의 도루를 시도하는 동안 실패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개막 로스터 진입도 유력해졌다는 평가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피츠버그 담당기자 랍 비어템플은 25일(한국시간) 현시점에서 피츠버그의 개막 로스터를 예상했는데 배지환도 이 명단에 포함됐다.
일단 내야 주전으로는 포수 오스틴 헤지스를 포함, 카를로스 산타나(1루), 로돌포 카스트로(2루수), 오닐 크루스(유격수), 키브라이언 헤이스(3루수), 최지만(지명타자)을 예상했다. 외야는 브라이언 레이놀즈(좌익수)에 앤드루 매커친(우익수), 그리고 잭 스윈스키(중견수)가 주전이 될 것으로 봤다.
배지환은 벤치에 이름을 올렸다. 배지환은 2루와 유격수는 물론, 중견수로도 뛸 수 있는 활용성을 갖췄다. 피츠버그는 25일 외야수 트래비스 스웨거티,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투구피타 마카노를 트리플A로 내렸는데 이들은 배지환과 직간접적으로 경쟁하던 선수들이었다. 배지환의 생존 가능성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배지환이 이 흐름을 유지한다면 개인 첫 개막 로스터 등재의 감격도 누릴 수 있다. 목표를 이루면 또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사투가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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