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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철저히 외면하다 갑자기 '8억6천만원' 쾌척…왜?

작성일: 2023.03.28 06:0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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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찬헌 ⓒ 곽혜미 기자
▲ 정찬헌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기다림의 끝이 안 보였다."

정찬헌(33, 키움 히어로즈)이 FA 시장에 머문 지난 5개월여 기간을 돌아보며 한 말이다. 정찬헌은 지난해 11월 FA 자격을 얻은 뒤로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원소속팀 키움은 그 기간 정찬헌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었다. 다른 FA 투수 원종현과 4년 25억원에 계약하는가 하면 방출 뒤 새 팀을 찾던 임창민, 변시원 등과도 손을 잡았는데 정찬헌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키움은 그러다 갑자기 26일 정찬헌 측에 연락을 취했다. 키움은 이날 구체적으로 FA 계약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사실상 처음 전달했다. 마음이 급한 쪽은 오히려 정찬헌이었다. 소속팀 없이 스프링캠프도 제대로 보내지 못했고, 3월 초부터 독립리그 팀인 성남 맥파이스에서 어렵게 몸을 만들고 있었으니 키움의 전화 한 통이 많이 늦었더라도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계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키움은 27일 '정찬헌과 계약기간 2년,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옵션 최대 2억6천만원 등 총액 8억6천만원에 FA계약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29경기 5승6패, 87⅓이닝, 평균자책점 5.36에 그쳤고, FA 미아 위기였던 점을 고려하면 꽤 높은 금액이었다. 

키움은 정찬헌 측이 요구했던 금액을 굳이 구체적으로 밝히면서까지 구단이 좋은 대우를 해준 점을 강조했다. 구단은 '정찬헌 측은 계약기간 2년에 계약금 1억5천만원, 연봉 1억원, 옵션 최대 1억원(총액 4억5천만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구단은 정찬헌의 선수로서의 가치를 평가해 선수 측 제시액보다 더 큰 규모인 계약기간 2년에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옵션 최대 2억6천만원 등 총액 8억6천만원에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표면적으로는 정찬헌이 더 급한 계약이었겠지만, 키움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키움은 시범경기 13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 4.58로 9위에 머물렀다. 팀 볼넷은 64개로 10개 구단 가운데 압도적 1위였다. 안정적인 베테랑 카드가 하나 정도는 더 필요하다고 느낄 법한 상황이었다. 

그래도 정찬헌은 "구단 사람들도 어떻게 보면 비즈니스 관계라 확실하게 가는 게 좋고, 단장님이 한편으로는 미안하다고 하시더라. 그래도 팀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방향에 있기 때문에 이렇게 우리 쪽에서 선택하게 됐다고 이야기하셨다. 그 방향에 잘 맞추면 될 것 같다. 좋은 방향으로 잘 가보자고 말씀해주셨다"며 구단의 행보를 이해한다고 했다. 

고형욱 단장 역시 "정찬헌이 인생에서 제일 어려운 시기를 겪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정찬헌이 이러한 시간을 밑바탕 삼아 선수단과 구단, 팬들이 같이 가고자 하는 길에 많은 힘이 되어 주길 바란다”고 다독이며 정찬헌이 힘든 시기는 잊고 앞만 보고 달려가 주길 기대했다. 

정찬헌은 혼자 악조건 속에서 몸을 만들었어도 나쁘지 않다고 자신했다. 최고 구속은 139㎞, 평균 구속은 138㎞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정규시즌 수치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정찬헌은 "혼자 만든 것 치고는 작년 구속이랑 별반 문제가 없었다. 통증 문제도 없고, 오히려 더 강하게 던지는 메커니즘을 찾으려 노력했다. 기존 수치보다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보직은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구단이 필요로 하는 방향이면 어디든 상관없이 포커스를 둘 것이다. 구단이 원하는 방향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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