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범경기에서 생존의 자격을 증명하지 못한 애런 브룩스
▲ 시범경기에서 생존의 자격을 증명하지 못한 애런 브룩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때 KBO리그를 주름잡았던 외국인 에이스들이 시범경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각기 다른 희망과 함께 봄을 시작했지만, 상황이 점차 암울해지고 있다.

오클랜드는 27일(한국시간) 우완 드류 루친스키(35)를 10일 부상자 명단에 올린다고 공식 발표했다. 루친스키는 최근 햄스트링 통증으로 예정된 투구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다. 당초 한 번 정도 등판을 미루면 그 다음부터는 정상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겼으나 예상보다 회복이 더뎠다.

이로써 루친스키의 개막 로테이션 합류는 최종적으로 불발됐다. 지난 4년간 KBO리그 NC에서 에이스로 활약한 루친스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오클랜드와 1+1년 최대 800만 달러(약 104억 원)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복귀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전선이 영 험난한 모양새다.

올해 300만 달러를 받고 내년 구단 옵션에 따라 500만 달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는 루친스키는 당초 오클랜드 선발 로테이션에 ‘당연히’ 포함될 것으로 여겼던 선수다. 스몰마켓인 오클랜드가 이 정도 금액을 투자했다면 선발로 봐야 한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에이스인 폴 블랙번, 입단 동기인 후지나미 신타로와 더불어 로테이션 합류가 가장 유력했던 선수였다.

그러나 시범경기 들어 고전했다. 3경기에 나가 10⅓이닝을 던지며 홈런 세 방을 포함해 무려 14안타를 얻어 맞으면서 한계를 드러냈다. 평균자책점도 6.97로 좋지 않다. 여기에 햄스트링까지 문제를 일으켰다. 그 사이 카일 뮬러, JP 시어스, 제임스 카프리엘런, 애덤 올러가 먼저 치고 나갔다. 후지나미는 주 1회 등판이 확정됐다. 루친스키는 이제 이들을 추월해야 할 처지다.

그래도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한 루친스키는 그나마 사정이 낫다. 샌디에이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뒤 시범경기에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前 KIA 에이스 애런 브룩스(33)와 前 SSG 에이스 윌머 폰트(33)는 퇴출 위기에 몰린 상태다. 시범경기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까닭이다. 前 SK 에이스였던 앙헬 산체스(35)는 이미 로스터에서 이름이 지워졌다.

대마 성분 전자 담배를 반입했다 퇴출된 브룩스는 이후 메이저리그 여러 구단들을 전전하고 있으나 성과가 없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4경기에 나갔지만 3이닝 동안 6개의 안타를 맞으며 평균자책점 15.00을 기록 중이다. 당초 26일(한국시간) 텍사스전에 등판할 예정이었는데 등판조차 하지 못했다. 28일 시애틀전 대기 명단에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장담할 수는 없다.

폰트는 아예 등판이 없어 미스터리한 존재로 남아있다. 브룩스와 폰트는 여전히 샌디에이고의 스프링트레이닝 명단에 남아 있는 상황인데 폰트만 유일하게 등판이 없는 선수다. 뭔가 문제가 생겼다고밖에 볼 수 없다.

지난해 SSG의 통합 우승을 이끈 폰트는 당초 메이저리그 계약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 SSG의 재계약 제안을 거부했다. 그러나 그런 제안은 없었고, 어렵게 샌디에이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으나 실전조차 뛰지 못한 채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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