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영웅. 출처|황영웅 인스타그램
▲ 황영웅. 출처|황영웅 인스타그램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가수 황영웅의 새 소속사를 자처한 더우리엔터테인먼트(이하 우리엔터)가 황영웅을 둘러싼 일련의 논란에 입장을 내놨다. MBC ‘실화탐사대’가 전 여자 친구를 직접 만나 데이트 폭력 정황을 소상히 인터뷰한 내용을 방송하고,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피해자들의 충격적인 주장을 전하자 황급히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우리엔터는 지난달 31일 장문의 공식입장을 내고 황영웅이 지난 잘못을 크게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으며, 당분간 활동 없이 자숙하는 시간만 가질 것이라고 했다.

소속사는 황영웅이 피해자들만 허락한다면 직접 사과하고 싶어하고, 자신으로 인해 가족들마저 피해를 겪고 있어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황영웅 본인 스스로 학교폭력의 무게에 대해 무지했고, 자아가 성립된 성인이 된 이후에는 무분별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키지 않았다”라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서 정서적으로도 안정돼 황영웅이 ‘불타는 트롯맨’에 참여할 때는 이미 어린 시절과 많이 다른 자세였다는 점을 고려해달라”라는 읍소를 잊지 않았다.

MBN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에 출연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승승장구를 달리던 황영웅은 학교폭력, 데이트폭력 등 과거에 저지른 충격적인 가해 의혹이 속속 드러나면서 ‘퇴출’ 위기에 처했다. 계속되는 폭로 속 ‘불타는 트롯맨’에서는 1차 결승전 1위까지 올라 “상금은 모두 기부하겠다”며 우승 의지까지 보였으나, 대중의 싸늘한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했다.

이후 황영웅이 무료 팬미팅으로 활동을 이어갈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불타는 트롯맨’ 당시에는 제기되지 않았던 의혹이 속속 수면 위로 드러났다.

어려운 가정 형편 속 공장에서 일하며 가수의 꿈을 키웠다는 ‘영웅 서사’로 강력한 팬덤을 유지했던 것과 달리, 황영웅이 실제로 공장에서 일한 기간이 길지 않았고, 아버지가 고급 세단을 끌고 원룸 분양업을 할 정도로 가정 형편도 넉넉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황영웅이라는 이름 빼고 모든 것이 ‘대국민 사기극’ 아니냐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황영웅의 새 소속사라며 그의 구원투수로 나선 곳은 우리엔터다. 우리엔터는 ‘불타는 트롯맨’ 심사위원인 조항조의 소속사로, 방송 당시 황영웅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배후설’ 등에 시달렸으나 이를 전면 부인한 바 있다.

반면 우리엔터는 이제야 과거 황영웅이 소속사 연습생이었으나 신인 가수가 많아 소속사 대표와 고향 선후배 사이이던 파인엔터테인먼트(이하 파인엔터)에 그를 맡겼다면서, ‘불타는 트롯맨’ 이후 불거진 과거사 의혹으로 신생 연예기획사인 파인엔터가 이에 대응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황영웅과 계약을 먼저 해지했고 이후 황영웅이 다시 회사와 전속계약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길고 긴 소속사의 공식입장에서 대부분을 차지한 것은 황영웅을 위한 변명이었다. ‘불타는 트롯맨’ 자진 하차를 제외하고 황영웅이 지금까지 직접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있고, ‘피해를 입었다고 하는 분들’에게 사과하는 등의 액션을 취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방송 제작사와 계약 문제, 소속사 이적 문제 등 여러 가지 제약이 있어 아직까지 직접적인 사과나 행동을 취하지 못했다”라며 “당사자들이 허락한다면 반드시 본인이 직접 연락을 해 사과하고 싶다고 전했다”라고 설명했다.

황영웅 역시 학교폭력의 피해자라는 주장도 펼쳤다. 소속사는 “황영웅 역시 다른 친구들로부터 맞기도 하고 돈을 빼앗기기도 하는 학창 시절을 보냈다”라며 “본인이 해왔던 일들이 이렇게 누군가에게 지우지 못할 큰 상처가 되고, 또한 사회적 파장을 크게 일으킬만한 사안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던 본인의 무지함에 대해 가장 괴로워하고, 후회, 반성하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이러한 호소에 대한 지적까지 의식한 듯 “황영웅의 지난날의 행동에 대해 가벼이 여기거나 감정에 호소하려는 것이 아니다. 학폭은 절대로 청소년들의 치기 어린 행동으로 치부할 수 없는 명확한 범죄이며, 우리 사회가 꼭 뿌리 뽑아야 할 사회악이라는 점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라면서도 “황영웅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서 정서적으로도 안정돼 지난날의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현재의 황영웅을 겪은 주변 사람들이 말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황영웅이 ‘불타는 트롯맨’에 참여할 때는 이미 어린 시절과는 많이 다른 자세였다는 점을 고려해주시길 부탁드리겠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들은 “잘못에 대한 질타는 달게 받겠다. 다만 사실과는 다른 근거 없는 억측과 확대 재생산으로 또 다른 상처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무분별한 마녀사냥은 삼가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드린다”라고 황영웅이 억울한 면이 있다는 늬앙스를 풍겼다.  또 “황영웅은 여러 일신상의 이유로 당장에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본인을 되돌아보고 여러 가지 상황을 추스르며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 '불타는 트롯맨'에 출연한 황영웅. 방송화면 캡처
▲ '불타는 트롯맨'에 출연한 황영웅. 방송화면 캡처

오해는 풀고, 억울함은 호소할 수 있다. 그러나 “무지로 인한 일이니 봐달라”는 식의 해명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자신이 했던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지우지 못할 상처가 될 줄 몰랐고, 자신이 유명인이 될 줄도 몰랐으며, 자신의 행동이 사회적 문제로 번질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정도로 무지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고통받은 피해자들과 실망한 대중이 엄연한 폭력을 용서해야 할 이유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황영웅 측은 “‘불타는 트롯맨’에 참여할 때는 이미 어린 시절과는 많이 다른 자세였다”, “무지했다”며 과거와 선긋기에 나섰다. 전과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동창, 전 여자친구의 피해 고백이 줄줄이 나오는 와중에도 '피해자‘ 대신 “과거에 자신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하는 분들“이라는 애매한 표현을 썼다. 그러면서도 “본인의 과거사로 인해 더 이상 어떠한 피해자도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했다. 피해자들이 들고 나선 과거의 가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황영웅의 ‘과거사‘ 때문에 누가 피해를 봤다는 것일까. 피해자들이 원하는 진정한 사과 한마디를 하지 못해 남긴 구구절절한 변명은 그의 반성이 어디에서 출발한 것인지 의문을 품게 한다. 

‘술은 먹었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 수준의 흑역사 문구로 가득한 황영웅과 소속사의 사과문에 대중이 안쓰러움이나 안타까움 대신 답답함만 느끼는 이유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