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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무너져도 봤잖아요"…2019년 우승 마무리, 3년 기다린 개막 엔트리

작성일: 2023.04.01 08:57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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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범 ⓒ 두산 베어스
▲ 이형범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잘해보기도 했고, 완전 무너져도 봤잖아요. 이제는 잘 던지든 못 던지든 감흥이 없어요."

두산 베어스 우완 이형범(29)은 2019년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당시 NC 다이노스로 FA 이적한 포수 양의지의 보상선수로 두산에 이적했는데, 이적 첫해부터 필승조를 꿰차더니 마무리투수까지 맡으며 승승장구했다. 그해 성적은 67경기, 6승, 19세이브, 10홀드, 61이닝, 평균자책점 2.66. 2012년 NC에 입단해 1군 통산 39경기 등판이 전부였던 투수가 이룬 엄청난 반전이었다. 두산이 2019년 통합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이형범에게는 '복덩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그러나 행복한 시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2020년부터 부진과 부상이 겹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2020년에는 27경기, 25⅔이닝, 평균자책점 7.71에 그쳤고, 2021년과 2022년에는 개막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그렇게 계속 1군 마운드에서 조금씩 멀어져갔다. 

올해는 다르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이형범의 활약상을 지켜본 뒤 "필승조로 활용하겠다"고 공언했다. 이형범은 시범경기 6경기에서 1승, 1홀드, 5⅔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형범은 2020년 이후 3년 만에 개막 엔트리에 들며 재기를 꿈꾸고 있다. 

과감하게 스트라이크를 던져도 타자들을 이겨 낼 수 있다는 믿음이 다시 생긴 게 주효했다. 이형범은 "그냥 하나만 생각했다. 스트라이크를 던지자고. 최대한 볼넷 없이 하자는 생각으로 던지고 있다.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게 볼넷 없는 빠른 승부다.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걸 보여드리려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지난 3년은 힘들었어도 개인적으로는 더 단단해지는 시간이었다. 이형범은 "잘해보기도 하고, 완전 무너져도 봤다. 이제는 잘 던지든 못 던지든 감흥이 없다. 잘 던지면 좋아서 잘 던진 것이고, 못 던지면 오늘 내가 못 해서 못 던졌다고 생각한다. 크게 상처 안 받고 멘탈적으로 단단해진 것 같다. 이런저런 일을 겪다 보니"라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멘탈이 안정되다 보니 마운드에서 조금씩 결과로 다시 나오고 있다. 이형범은 "마운드에서 생각을 많이 없앴다. 그전에는 안 풀리다 보니까 '맞을 것 같은데', '안 될 것 같은데' 이런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다. 요즘은 그런 생각을 비우고 최대한 안 하려 한다. 그리고 볼넷 없이 승부하자고 생각하는 게 예전과 지금의 차이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가정이 생긴 것도 안정감에 큰 도움이 됐다. 생후 15개월 된 아들 우빈이도 이형범이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다시 운동화 끈을 꽉 묶는 원동력이 됐다. 우빈이는 두산의 잠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장을 찾아 아빠를 응원하기도 한다. 

이형범은 "아이가 태어나고 사실 신경 쓸 게 많았다. 처음이다 보니까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어려움이 많았다. 이제 결혼도 하고 아이도 크다 보니까 안정감을 찾은 것 같다. 계속 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아들이 야구라는 걸 알게 되면 그때 아빠가 잘했구나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올해는 꾸준히 마운드에 서는 것. 그게 가장 큰 목표다. 이형범은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다. 팀이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 많이 이기면 시즌 끝나고 가을야구가 있을 테니까. (지금 페이스를) 계속 꾸준하게 유지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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