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솟는 몸값에 덩달아 계약 전선이 밝아지고 있는 김하성
▲ 치솟는 몸값에 덩달아 계약 전선이 밝아지고 있는 김하성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샌디에이고의 오프시즌은 시즌 개막 이후에도 계속됐다. 이번에는 내야의 재간둥이 제이크 크로넨워스(29)의 차례였다. 7년 총액 8000만 달러(약 1048억 원)의 장기 계약을 해 이 선수를 눌러 앉혔다.

크로넨워스는 뛰어난 기량은 물론 다양한 포지션을 수준급으로 소화할 수 있는 뚜렷한 장점을 가진 선수다. 202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1일(한국시간)까지 366경기에서 타율 0.255, 42홈런, 17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66을 기록했다. 이 기간 OPS는 리그 평균보다 17% 더 좋았다.

내야 어디에 둬도 기본은 하는 수비수이기도 하다. 크로넨워스는 2루수가 본 포지션에 가깝지만, 유격수 자리에서도 준수한 수비력을 자랑한다. 여기에 올해는 주전 1루수다. 이런 수비력을 고려할 때 3루에 둬도 적응 기간만 거치면 나름의 수비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크로넨워스는 2025년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즉, 이번 계약은 크로넨워스의 연봉조정 마지막 2년을 포함하는 계약으로 볼 수 있다. 크로넨워스의 올해 연봉은 약 425만 달러(약 55억7000만 원) 수준. 향후 2년은 연봉조정을 거쳐야 해 큰 대박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크로넨워스의 실질적인 FA 가치는 연간 1000만 달러를 훌쩍 넘는다고 볼 수 있다.

메이저리그 FA 시장의 몸값은 계속해서 치솟는 추세다. 예전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총액 3억 달러 이상의 계약이 이제는 심심치 않게 나온다. 메이저리그에서 좀 한다는 선수들의 연봉이 1000만 달러를 넘는 경우도 흔하다. 이는 김하성(28‧샌디에이고)의 향후 가치 판단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크로넨워스와 김하성의 성적을 비교하면 그런 긍정적 예상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크로넨워스의 메이저리그 통산 장타율은 0.429로 0.377의 김하성보다는 확실히 앞선다. 크로넨워스는 2021년 21홈런, 지난해에는 17개의 홈런을 쳤다. 전반적인 공격 생산력은 김하성보다 나았다. 그러나 김하성도 메이저리그 2년차였던 지난해 OPS가 리그 평균 이상으로 올라오며 서서히 오름세 곡선을 타고 있다. 향후 2년간 더 좋은 공격 성적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여기에 김하성은 오히려 크로넨워스보다 한 살이 어리고, 수비력과 활용성에서도 뒤처질 게 없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유격수 수비를 가지고 있고, 2루와 3루에서도 두루 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발은 크로넨워스보다 더 빠르다. 피치클락 도입으로 인한 견제 횟수 제한, 그리고 물리적인 베이스 크기의 확대로 도루의 가치가 더 커진 요즘 상황이라면 이 또한 큰 이득이다.

김하성은 크로넨워스처럼 연봉조정이 2년 남은 선수도 아니고, 2024년 시즌이 끝나면 곧바로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를 고려할 때 김하성이 현재 수비에서 공격 성적만 조금 더 끌어올린다면 연간 1000만 달러 이상의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23년 김하성의 공격 성적을 주목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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