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기 감독 ⓒKBL
▲ 김승기 감독 ⓒKBL

[스포티비뉴스=안양, 이민재 기자] 고양 캐롯이 힘없이 무너졌다.

캐롯은 1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안양 KGC와 원정경기에서 43-99로 패배했다. 

KBL 역사상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확률은 78%(39/50)다. KGC는 1차전을 따내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데 성공했다.

캐롯은 불명예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KBL 플레이오프 역사상 최다 점수 차인 56점으로 패배했기 때문이다. 이전 기록은 2021년 4월 25일에 나온 인천 전자랜드-전주 KCC전의 45점이었다.

이날 캐롯은 1쿼터부터 힘없이 밀렸다. 무려 9-27이었다. 전체적인 에너지 레벨이 많이 떨어졌고, 중거리슛이 들어가지 않았다. KGC 특유의 로테이션 수비에 갈 곳을 잃고 말았다.

에이스인 이정현과 디드릭 로슨의 폭발력도 잠잠했다. 이정현은 1쿼터에 어깨를 다치는 등 불운까지 겹치면서 2점에 그쳤고, 로슨도 4점을 기록했다. 팀 야투 성공률은 25%였다.

벌어진 간격은 회복되지 않았다. 오히려 2쿼터에 16-25로 더 벌어졌다. 전반전까지 25-52로 무려 27점 차가 났다.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김승기 감독은 주축 선수들을 내보내 쫓아가는 대신 2차전을 선택했다. 주축 선수에게 휴식 시간을 부여하면서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이정현과 로슨은 후반에 각각 1분 29초와 4분 43초를 뛰었다. 

경기 후 김승기 감독은 "팬들에게 미안하다. 오늘 쫓아가면 다음 경기에 힘들어졌을 것이다. 팬분들이 많이 왔는데 열정적인 경기를 펼치지 못해서 죄송하다. 오늘 힘을 쏟으면 다음 경기에 더 망가졌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캐롯은 6강 플레이오프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5차전 접전 끝에 꺾고 올라왔다. 단 2일만 쉬고 4강에 나서야 했다. 체력적인 부담이 컸다. 

김승기 감독은 "역대 최다 점수 차이 기록이 안 나오게 하고 싶은데, 그러면 2차전을 망쳐버릴 수 있다. 나 좋다고 선수들을 더 뛰게 했다가 다음 경기는 없는 거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리즈 포기는 아니다. 김승기 감독은 모든 힘을 2차전에 쏟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현대모비스와 5차전이 끝난 뒤에도 1차전이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2차전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2차전이 주말에 열리기 때문에 잘 준비해서 팬들에게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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