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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힘들까" 고난의 이승엽…학폭 수습하니 음주 파문, 선발 대이탈까지

작성일: 2023.06.03 06:02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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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엽 감독 ⓒ곽혜미 기자
▲ 이승엽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민경 기자] "나만 힘들까요."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지도자 신고식을 제대로 치르고 있다. 부임 첫해부터 선수들의 각종 사건·사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선수를 대신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인 일만 벌써 여러 번이다. 선수단 전체를 잡음 없이 관리해야 하는 감독이라는 자리가 이렇게나 어렵다. 

최근 가장 속을 썩인 선수는 셋업맨 정철원(24)이다. 정철원은 지난 3월 열린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기간 대표팀 투수조 선배인 김광현(35, SSG 랜더스)과 함께 유흥업소인 스낵바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져 뭇매를 맞았다. 선수들은 일단 술자리에 여성은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고, KBO는 철저히 조사해 징계 수위를 결정하려 한다. 

두산 불펜 사정상 정철원은 없어서는 안 될 전력이다. 이 감독은 올 시즌 불펜을 운용할 때 셋업맨 정철원-마무리투수 홍건희(31)까지 2자리만 고정하고 나머지는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변화를 주면서 기용했다. 마운드에 올리면 틀어막을 수 있다는 계산이 서는 투수가 정철원과 홍건희 둘뿐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 시절 '국민타자'로 불린 이 감독은 누구보다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잘 아는 야구인이다. 당장 팀 사정만 고려하면 정철원 이탈이 아쉽지만, KBO리그 전체를 봐서는 정철원에게 자숙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감독이 2일 정철원의 1군 엔트리 말소를 결정한 배경이다. 

이 감독은 "지금 경기에 나가는 것보다는 자숙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판단했다. (징계와 관련해) 아무것도 나온 상태는 아니지만, 구단과 이야기해 본 결과 지금은 조금 자숙할 시간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선수에게는 구단과 이야기했으니까 받아들이라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 정철원 ⓒ 연합뉴스
▲ 정철원 ⓒ 연합뉴스
▲ 이영하 ⓒ곽혜미 기자
▲ 이영하 ⓒ곽혜미 기자

지난해 10월부터 이 감독의 마음을 무겁게 했던 투수 이영하(26)와 김유성(21)이 학교폭력 사건을 수습한 직후에 정철원 사건이 터져 더더욱 머리가 아플 듯하다. 김유성은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피해자와 여러 차례 화해를 시도한 끝에 지난 4월 합의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한 상태다. 이영하는 지난해 9월부터 고교시절 학교 폭력 피해자라 주장하는 인물과 법정 싸움을 한 끝에 지난달 31일 무죄 선고를 받았다. 특히 2019년 17승을 거둔 에이스였던 이영하가 학교폭력 혐의를 모두 벗으면서 마운드 운용에 숨통이 트이나 싶던 차에 정철원이 찬물을 끼얹었다. 

설상가상으로 선발 마운드는 붕괴 직전이다.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31)가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긴 하고, 영건 김동주(21)와 최승용(22)이 기대 이상으로 잘 버티고 있긴 하나 절대적으로 수가 부족하다. 외국인 2선발 딜런 파일(27)은 팔꿈치 부상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 국내 선발진의 주축인 최원준(29)과 곽빈(24)은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태다. 이 감독은 일단 베테랑 장원준(38)과 1군 선발 경험이 있는 박신지(24)를 빈자리에 투입해 어떻게든 버텨볼 생각이다. 

이 감독은 반복되는 고난에 "나만 힘들겠나. 구단 코치진과 선수들도 다 힘들다. 핵심 전력(선발 투수들)이 빠져나갔는데, 정철원까지 빠지니까 조금 그렇다. 5월부터 차고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버티기가 되고 있다. 외국인 투수가 없어서 그렇지만, 다 돌아올 때까지는 올라가기보다는 버텨야 할 것 같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이어 "다 지금 뭔가 어긋나는 느낌이다. 예상한 대로 돌아가지 않고 돌발 변수가 나오고 있다. 그건 감수해야 한다. 부족한 걸 채우는 팀이 강팀이 되지 않을까 싶다. (2군에서) 뒤에 오는 선수들이 자신감 갖고 투구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정철원 건과 관련해서는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이 감독은 "우리팀 선수가 그렇게 됐으니 당연히 지도자로서 어떻게 보면 학생이고, 선생님이니까. 우리도 당연히 죄송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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