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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인내의 승리, 열매는 달콤하다… 6개월 전 2군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았다

작성일: 2023.06.10 13:0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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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파른 성장세를 선보이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한 최지민 ⓒ곽혜미 기자
▲ 가파른 성장세를 선보이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한 최지민 ⓒ곽혜미 기자
▲ 불과 6개월 전까지만 해도 2군 선수였던 최지민은 올해 KIA 최고의 히트작이다 ⓒ곽혜미 기자
▲ 불과 6개월 전까지만 해도 2군 선수였던 최지민은 올해 KIA 최고의 히트작이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몸이 아픈 곳은 없었다. 경기에는 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무대는 마운드가 아닌, 불펜과 훈련장이었다. 동료들이 경기에 나가 힘껏 공을 던지는 것을 보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그러나 지금 당장 경기에 나가는 게 문제는 아니었다. 더 먼 미래를 위해 긴 호흡을 가지기로 했다. 참아야 했다.

강릉고를 졸업하고 KIA의 2022년 2차 1라운드(전체 5순위) 지명을 받은 최지민(20)은 지난해 구단과 팬들의 큰 기대를 모으며 캠프와 시범경기를 보냈다. 그 결과 개막 엔트리에도 들었다. 하지만 한계를 명확했다. 공을 아무리 세게 던져도 시속 140㎞대 초반의 구속이 찍혔다. 아무리 구속이 전부는 아니라고 해도, 장기적으로 1군에서 살아남기는 쉽지 않은 스피드였다. 

곧바로 2군에 갔지만 문제가 쉽게 해결될 리는 없었다. 그렇게 고전이 이어지고 있던 6월 초, KIA가 결단을 내렸다. 문제가 무엇인지는 대략 나와 있었다. 문제점을 뜯어 고치기로 했다. 경기에 나가는 것보다는 투구 메커니즘부터 수정하는 게 낫다고 봤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년 전, 최지민은 함평의 2군 시설에서 6월 한 달 내내 또 다른 의미에서의 생존 전쟁에 돌입하고 있었다.

아프지 않은 투수라면 당연히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고 싶어 한다. 기본적인 욕구다. 최지민도 그런 게 없지는 않았을 터다. 하지만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공을 던지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최지민도 이에 동의했다. 1년 전을 회상하는 최지민은 “경기에 많이 나가지는 못했지만,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를 알고 있었다. 경기에 나가는 것보다는 빨리 (문제점을) 조정을 하고 싶었다”고 참고 참았던 당시를 떠올렸다.

그렇게 점차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고, 7월부터는 경기에 나가면서 훈련도 병행하는 등 당장의 1군 승격보다는 장기적인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겨울에는 호주 질롱코리아에 합류해 그간 쌓았던 성과를 테스트하기도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몸의 동작이 더 강력해지면서 구속이 늘어났고, 늘어난 구속은 변화구의 위력과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그 다음 성공 스토리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초고속 승진이었다.

2023년 새해가 열릴 때까지만 해도 최지민은 1군 엔트리 등록을 장담할 수 없는 2군 선수였다. 하지만 캠프에서 성장세를 인정받았고,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거치며 점점 더 확신을 주는 선수로 거듭났다. 시즌 개막 뒤에는 추격조부터 시작,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이제는 팀 불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선수로 거듭났다. 그리고 9일, 대망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차출 소식까지 들었다. 시즌 전 이를 예상한 이가 있었다면 돗자리를 깔아야 할 판이다.

▲ 최지민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구위를 보여주는 좌완 불펜 투수다 ⓒ곽혜미 기자
▲ 최지민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구위를 보여주는 좌완 불펜 투수다 ⓒ곽혜미 기자
▲ 긴 호흡을 가지고 최지민을 조정한 KIA는 인내의 승리를 거두고 있다 ⓒ곽혜미 기자
▲ 긴 호흡을 가지고 최지민을 조정한 KIA는 인내의 승리를 거두고 있다 ⓒ곽혜미 기자

불과 1년 전 지루한 투구 교정 프로그램을 하던 선수, 불과 6개월 전 1군 선수도 아니었던 최지민은 이번 대표팀 명단 최고의 신데렐라로 손꼽힌다. 대표팀에 승선한 다른 젊은 선수들에 비해서도 오랜 기간에 걸쳐 경력을 쌓은 선수는 아니지만, 올해 성적이 너무 좋았다. 9일까지 시즌 24경기에서 28⅔이닝을 던지며 2승2패1세이드3홀드 평균자책점 1.57을 기록 중이다. 좌우 타자를 가리지도 않고, 멀티이닝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대표팀 선발에 관여하는 이들이 ‘외면’하기 어려운 숫자와 퍼포먼스였다.

꿈과 같은 일이다. 최지민도 대표팀 선발 직후 “마냥 기쁘기만 한 것 같다. 아직까지 와 닿지 않는데 점점 다가오면 와 닿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미소 지으면서 “시즌 초에는 전혀 상상도 못했다. 점점 잘 던지고 중요한 상황에 나가다보니 기대는 하고 있었는데 막상 뽑히니까 다른 느낌이다. 많이 기분이 좋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으니 들뜨지 않고 어떤 상황이든 잘 던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제는 마냥 잘 던지는 것만이 아닌, 태극마크의 책임감도 필요할 때다. 항저우 대회는 9월 중순에 소집돼 10월 초부터 대회에 들어간다. 지금 구위를 그때까지 이어 가야 할 필요가 있다. 최지민도 “아직 풀타임 첫 시즌이기도 하고, 잘 모르는 게 많기 때문에 주변에 조언도 많이 구하고 있다. 트레이닝코치님들이 주시는 일정을 열심히 소화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1년간 쉼 없이 달려온 최지민의 노력이, 그 최지민을 묵묵하게 지켜본 KIA의 인내가 승리했다. 승리의 대가는 달콤하다.

▲ 최지민 ⓒ곽혜미 기자
▲ 최지민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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