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160㎞’ 전부 아니다, 문동주 오답노트의 특별한 것… 스무 살이지만, 생각은 어리지 않다

작성일: 2023.06.24 08:05 김태우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문동주는 선천적인 투수 재질을 물론 좋은 성품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곽혜미 기자
▲ 문동주는 선천적인 투수 재질을 물론 좋은 성품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곽혜미 기자
▲ 문동주는 매 경기 쌓여가는 오답노트를 바탕으로 더 성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동주는 매 경기 쌓여가는 오답노트를 바탕으로 더 성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화의 미래이자 KBO리그의 미래인 문동주(20)는 6월 18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에서 4이닝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선발의 책임 이닝을 다 소화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실제 1회 첫 타자인 김준완부터 11구 승부를 하는 등 1회에만 31개의 공을 던졌다. 100구를 던질 수 있도록 준비된 선발 투수들도 한 이닝에 30개 이상을 던지면 다리가 떨린다. 체력 소모가 그만큼 시작부터 컸다. 그 여파인지 2회에 임병욱과 예진원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2점을 실점했다. 하지만 더 흔들리지는 않았다. 문동주가 그 경기를 돌아보는 지점이다.

문동주는 차분하게 다시 마운드에 올라 3회를 탈삼진 세 개로 정리했다. 패스트볼보다는 커브와 슬라이더 등 변화구로 상대 타자들을 상대하는 요령을 보여줬다. 4회에도 안타와 실책이 끼어 고전하기는 했지만 힘을 보여줬다. 마지막 타자인 김휘집을 잡아낸 공은 시속 158㎞가 찍혀 나왔다. 힘들었지만, 적어도 등을 보이지는 않았다.

문동주는 직전 등판이었던 13일 롯데전에서 2⅔이닝 동안 9개의 소나기 안타를 맞으며 6실점하고 무너졌다. 이전 등판에서 성적이 좋았기에 더 아쉬운 성적이었다. 3.53이었던 시즌 평균자책점이 4.36까지 치솟았다. 그래서 18일 경기가 더 중요했다. 또 무너지면 완연한 하락세로 이어지지만, 일단 버티면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문동주 또한 13일보나는 18일 경기의 투구 내용이 더 좋았다고 했다. 

문동주는 “일요일 경기(18일)는 매 이닝마다 집중을 하고 들어갔던 것 같다. 그렇게 경기를 치르다보니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다”면서 “화요일(13일) 같이 일찍 무너질 수도 있었다. 그런 부분이 없었다. 만족하지는 않지만, 스스로 조금은 한 단계 올라갔다고 생각하고 싶다”고 돌아봤다. 위기를 넘기면서 얻은 교훈이 있었다. 그러면서 결과보다는 과정에 더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모든 선수들이 ‘결과보다 과정’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결과를 신경 쓰지 않는 선수는 없다. 신인급 선수라면 더 그렇다. 하지만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문동주의 말에는 그 이야기가 진심인 듯 묘한 설득력이 있었다. 문동주는 좋지 않은 날에서도 배우는 게 많다고 했다. 문동주는 “경기 내용적인 부분에서 경기마다 안 좋은 점이 생기고 보완점이 생긴다. 그런 보완점을 최대한 잘 해내려고 매 경기마다 노력하고 있다”고 차분하게 이야기했다.

▲ 문동주는 풀타임 첫 시즌을 비교적 무난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문동주는 풀타임 첫 시즌을 비교적 무난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문동주 ⓒ곽혜미 기자
▲ 문동주 ⓒ곽혜미 기자

시속 160㎞의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는 천부적인 어깨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때로는 제구에 문제가 생기고, 때로는 변화구 구사에 어려움을 겪는다. 문동주가 올해 겪어오고 있는 일이다. 다행인 것은 문동주가 오답노트를 작성하고 보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항상 문제점을 염두에 두고, 그 문제점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연구하고, 그리고 반드시 다음 경기에서 이를 적용한다. 그러면서 생기는 오답은 또 연구한다. 문동주의 시즌이 바쁘게 흘러가는 이유다. 

문동주는 “경기가 끝날 때마다 분명 나 스스로 느끼는 게 있다. 그런 부분들을 다음 경기에서는 생각하고 나간다. 내가 생각했던 부분들을 해낼 수 있다면 경기 내용은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퀄리티스타트와 같은 목표보다는 내가 조금씩 해낼 수 있는 그런 부분을 목표로 삼다 보면 분명히 경기 결과도 좋아질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나의 목표를 매일 잘 세워나가고 싶다”고 차분하게 강조했다.

야구 관계자들은 문동주가 다른 어린 선수들과 가장 큰 차별화를 둘 수 있는 점으로 160㎞의 강속구와 더불어 ‘어린 선수답지 않은 심성’이라고 입을 모은다. 좋은 일에 들뜨지 않고, 나쁜 일에 너무 좌절하지 않는다. 지난해 2군에서부터 문동주를 봐온 최원호 한화 감독은 “좀 신사다. 예의바른 청년이라고 할까. 약간 내성적인 성격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내면에서는 모든 계산과 투지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문동주의 가능성이 완전히 발현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도 있다. 문동주와 한화 모두 그 시간을 최대한 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스무 살의 선수의 생각이 어리지 않다는 건, 굉장히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어차피 한화의 팀 특성상 문동주를 흔들 요소도 별로 없다. 지금처럼 과정에 중점을 두고 하나하나씩 문제를 풀어나간다면, 올해 말이나 내년에는 에이스의 자질이 더 커져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