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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윰블리'부터 '맑눈광'까지…'잠' 정유미 "설렘 반 두려움 반"[인터뷰S]

작성일: 2023.09.12 08:00 유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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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 정유미 인터뷰. 제공| 롯데 엔터테인먼트
▲ '잠' 정유미 인터뷰. 제공| 롯데 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 "윰블리로 안 불리게 되면요? 일을 그만둘래요"

정유미의 파격 선언에 인터뷰 현장이 뒤집어졌다. 돌발 은퇴 선언마저 러블리한 그녀. '윰블리'란 사랑스러운 수식어로 불리지만, 신작 영화 '잠'(감독 유재선)에서는 180도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다. 정유미는 남편 현수의 이상행동으로 잠들지 못하는 아내 수진 역을 맡았다. 

▲ '잠' 스틸. 제공| 롯데 엔터테인먼트
▲ '잠' 스틸. 제공| 롯데 엔터테인먼트

정유미는 4년 만의 스크린 컴백작 '잠'의 출연 계기로 대본의 간결함을 꼽았다. 그는 "원래 영화는 드라마보다 대사가 많이 없기도 한데 그중에서도 컴팩트한 대본이었다"며 "그런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보기도 했고, 이 글을 쓴 감독님이 너무 궁금했다. 연출자가 나한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대본에서 느껴지는 공간을 어떻게 채워나갈지를 감독님 입에서 듣고 싶었는데 직접 듣고 믿음이 생겼다"고 유재선 감독과 대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유미는 현장에서도 생각했던 지점이 똑같이 느껴졌다며 "현장에서 바뀌는 분들도 많이 봤는데 시나리오 읽었을 때 느꼈던 그 느낌 그대로였다. 쓸데없는 말 많이 안 하시고 설명할 때도 간결하게 해줘서 잘 이해가 됐다. 그래서 연기할 때도 명확해졌다. 나도 모르게 잔 짓을 할 때가 있는데 이번 영화는 그런 게 좀 덜 했다. 감독님이 요구하는 대로 바로바로 확실하게 하는 과정도 재밌다는 걸 또 한 번 느꼈다"고 답했다. 

'잠'에서는 타이트 샷이나 로우샷 등 파격적이고 다양한 구도가 눈에 띈다. 이에 정유미는 "로우샷이 되게 싫었는데 완성된 영화를 보니까 필요한 샷이라고 생각했다"며 "현장에서는 왜 자꾸 밑에서만 찍냐고 콧구멍밖에 안 보이지 않냐고 했는데 이유가 있더라"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 '잠' 정유미. 제공| 롯데 엔터테인먼트
▲ '잠' 정유미. 제공| 롯데 엔터테인먼트

'잠'은 개봉 전 "10년간 가장 유니크한 공포"라는 봉준호 감독을 얻고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유재선 감독은 "봉준호 감독이 전화로 이선균과 정유미의 연기를 극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호평을 듣고 무슨 마음이었냐는 물음에 정유미는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이 5:5"라고 답했다. 

그는 "봉준호 감독님이 재밌게 봤고 하면 미리 사람들이 기대하니까. 만약 재미가 없으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한편으로 다행인 건. 봉준호 감독님이 재밌게 봤다는 얘기를 들으면 더 재밌어 보일 수도 있다"며 "호평 보면서도 반반이다.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기대 심리를 못 채워드리면 어떡하나 싶은 불안함도 있다. 설렘 반 두려움 반"이라고 고백했다. 

정유미는 '잠'에서 남편의 이상행동으로 공포를 겪으며 변화를 겪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연기했다. 신들린 듯한 연기에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이라는 호평이 일기도 했다. 이에 그는 "맑눈광이라는 표현을 칸에서 영화 상영되고 처음 들었다"며 "그런 표현해 주실 걸 알았으면 조금 더 광기 있게 했어야 하는 게 아는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그런 걸 염두에 두고 연기하진 않았고 시나리오에 나와 있는 대로, 그리고 감독님이 그날 디렉션 주시는 대로 연기했는데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염력'에서도 맑눈광으로 불러주셨는데 이번 영화에서 그 정도 광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 '잠' 스틸.  제공| 롯데 엔터테인먼트
▲ '잠' 스틸. 제공| 롯데 엔터테인먼트

정유미는 '82년생 김지영'에 이어 '잠'에서도 한 가정의 엄마 역할을 수행했다. 이에 고민한 점이 있냐는 물음에 "없다. 내 주어진 역할에 충실했다"며  "82년생 김지영에 이어서 집 안에서 한 아이의 엄마 역할을 하는 게 어떤 측면에서 비슷하게 보일 수 있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렸는데 감독님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김지영은 힘든 것을 안으로 삼키고 먹고 하는 캐릭터라면 수진은 진취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캐릭터라서 조금 다르다고 말해줘서 믿음이 갔다"라고 차이점을 말했다

이선균과는 이번이 4번째 호흡. 그는 "원래 첫 촬영은 항상 떨리는데 이선균하고는 그런 게 없다. 전 작품에서 연인이었든 한쪽이 쫓아다니는 관계였든 호흡을 맞췄던 게 어디에는 남아있었던 것 같다"며 "홍상수 감독님 작품으로 이선균과 세 작품을 함께 했는데. 촬영 회차가 많진 않았지만, 대사나 테이크 수로 봤을 때 밀도가 어마어마했다. 그래서 거기서 훈련이 된 게 있는 것 같다"고 비결을 밝혔다. 

이선균은 '잠'에서 날생선과 날계란, 날고기를 먹는 신을 소화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는데 이를 직접 본 소감을 묻자, 정유미는 "진짜 불쌍했다"고 솔직하게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날계란 아그작 먹을 때랑 생선 먹을 때, 수돗물 먹을 때 '이렇게까지 해야 대배우가 되는구나' 생각했다. 나는 못 할 것 같다"고 덧붙이며 이선균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정유미는 2016년 '부산행'에 이어 올해 '잠'으로 칸을 다시 찾았다. 소감을 묻자 그는 "시차 때문에 멍한 건지 떨려서 멍한 건지 모르겠다. 그런 무대가 너무 떨린다"며 "'부산행'으로 갔을 때는 미드나잇이고 영화관 자체가 큰 극장이다. 그리고 조금 더 쇼가 많은 영화다보니까 관객들 반응도 많았다면, 이번엔 비경쟁 중에서도 사이드 섹션으로 가서 극장이 작고 이러니까 오히려 마음이 조금 더 편했다"고 답했다.

▲ '잠' 정유미. 제공| 롯데 엔터테인먼트
▲ '잠' 정유미. 제공| 롯데 엔터테인먼트

데뷔 20년 차를 맞은 배우 정유미. 아직도 큰 무대가 떨리냐는 질문에 "괜찮다가 직전에 떨린다"며 "이제는 괜찮겠지 하다가도 올라가야 한다고 하면 그 전에 엄청 떨린다"고 밝혔다.

정유미는 각종 예능과 드라마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사랑스러운 매력을 보여주며 '윰블리'(유미+러블리)라는 별칭을 얻었다. 수식어를 즐기고 있냐는 물음에 "갑자기 (윰블리로) 불리게 됐다"며 "진짜 친한 분들 사이에서는 즐기고 있다. 직접 불러주기도 한다. 자리에 늦게 가면 '윰블리 왜 이제 왔냐'고 얘기해준다"라고 밝혔다. 만나보면 더 이유있는 '윰블리'. 그렇게 안 불리면 일을 그만둔다 했지만, 어떻게 불리든 그녀의 사랑스러움은 이어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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