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마무리 오승환이 지난 8일(한국 시간) 피츠버그전에서 5-1 승리를 지키고 포수 야디어 몰리나와 악수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로스앤젤레스, 문상열 특파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구원 투수 오승환이 마무리 투수로 보직이 바뀐 게 629(이하 한국 시간)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이다. 트레버 로젠탈의 잇단 블론 세이브로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매서니 감독은 로젠탈을 불펜, 오승환을 클로저로 보직을 바꿨다.

오승환은 마무리로 보직이 바뀐 뒤 7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세이브 상황에서 투입은 10일까지 2경기 뿐이다. 3일과 4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3-0, 9-4 무사 만루 상황에서 투입돼 연속 세이브를 작성했다.

오승환은 3경기 연속으로 투입돼 8-1로 대승한 10일 밀워키전에는 등판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는 구원 투수의 연속 등판이 3경기가 최다다. 투구 수와 상관없이 4연속 등판은 거의 없다. 7, 8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9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 등판했다. 피츠버그, 밀워키전 3경기 연속 투입은 매우 의아스럽다.

매서니 감독이 오승환을 메이저리그의 마무리 투수로 판단하고 있는지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숱한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면서 마무리 투수가 세이브 요건이 아닌 상황에서 3경기 연속 투입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오승환의 세이브가 아닌 상황에서 3경기 연속 등판은 불펜 투수 보직을 갖고 있는 일반 구원 투수나 다름없는 기용이다.

마무리 투수는 가급적 세이브 상황에서 투입되는 게 30개 구단의 공통 사항이다. 마무리의 마구잡이 투입은 없다. 세이브 상황이 아닌 투입은 장기적으로 등판 기회가 원천 봉쇄될 때다. 사흘 이상 등판하지 않으면 감독은 스코어와 상관없이 마무리를 부른다모든 팀 감독의 공통적인 마무리 활용이다.

매서니의 3경기 연속 오승환의 투입은 메이저리그 마무리 투수의 활용과는 동떨어진 운용이다. 7일 피츠버그에 5-72점 뒤진 상황에서 9회 오승환을 호출했다. 85-14점 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나왔다. 9일 3-3으로 맞선 9회 12루에서 로젠탈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불펜 운용을 잘하는 감독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매서니의 처지를 이해할 수는 있다. 매서니감독은 로젠탈의 마무리 보직을 박탈하면서 팀의 마무리로 오승환을 공식 언급하지는 않았다. 애매하게 오승환에게 마무리 임무를 맡기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오승환은 LA 다저스 켄리 잰슨 같은 마무리는 아니다. 잰슨이 전날 던지고 다음날 세이브가 아닌 상황에서 경기를 마무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팀의 간판 마무리 투수는 이틀 휴식을 하고 2점 차로 뒤지고 있는 9회에 투입되지 않는다. 세이브가 아닌 상황에서도 투입하지 않는다. 마무리 투수에 대한 예우가 아니다.

매서니 감독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마무리가 투입될 시기가 아닌 상황에서 마당쇠처럼 오승환을 호출했다. 매서니 감독은 로젠탈을 불펜으로 보낸 뒤 오승환에게 경기를 마무리한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을 뿐 대접은 클로저가 아니다.

10일 밀워키전에서 궁금했던 것은 매서니 감독이 2-1 또는 3-1 스코어가 9회까지 이어졌을 때 마무리로 누구를 투입할지였다8회와 9회 대거 6점을 추가해 스코어가 크게 벌어져 마무리를 투입할 필요가 없어졌다. 8-1에서 세스 스미스가 9회에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를 마무리하면 오승환에게 이득이 되는 점은 있다. 계약서에 세이브 여부를 떠나 30경기 이상 경기를 종료하게 되면 인센티브를 받는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이날 현재 44경기에 등판해 9경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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