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코리안 슈퍼 보이' 최두호(25, 부산 팀 매드/사랑모아통증의학과)가 UFC 3연승을 달렸다. 판정승도 아니고, 3연속 1라운드 펀치 TKO승이다.

최두호는 9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디 얼티밋 파이터 시즌 23(TUF 23) 피날레' 페더급 경기에서 티아고 타바레스(31, 브라질)에게 원투 스트레이트에 이은 파운딩으로 1라운드 2분 42초에 TKO승을 거뒀다.

최두호는 타바레스에게 두 차례 테이크다운을 허용했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케이지 펜스에 등을 기대고 계속 일어나려고 했다.

브라질리언 주짓수 검은 띠 타바레스는 레슬링에서 상대를 넘어뜨려 톱 포지션으로 올라간 뒤 서브미션으로 경기를 끝내는 그래플러다. 일단 최두호의 등을 바닥에 붙여 놔야 승리 공식을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최두호를 묶어 두기 힘들었다. 슈퍼 보이는 오래 누워 있지 않고 금세 일어나 타바레스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곧 최두호의 '쇼 타임'이 펼쳐졌다. 바짝 올리고 있던 타바레스의 가드를 원투펀치로 뚫었다. 원투펀치에서 정확도 높은 두 번째 오른손 스트레이트 한 방에 타바레스는 충격을 입고 쓰러졌다. 최두호는 차분하게 따라 들어가 파운딩 펀치를 한 방 더 터트렸다. 곧 심판 허브 딘이 경기를 멈췄다.

최두호는 베테랑 타바레스를 손쉽게 잡아 UFC 페더급의 떠오르는 강자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랭킹 15위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UFC 3연승을 포함해 13연승하고 통산 15승 1패 전적을 쌓은 최두호는 백스테이지에서 "경기는 내 예상대로였다. 내 능력에 자신 있다면, 의심하거나 긴장할 필요가 없다"며 "나는 한국을 위해 싸울 뿐만 아니라 아시아를 위해 싸운다"고 말했다.

전적 20승 1무 7패가 된 타바레스는 "내 테이크다운 실력에 자신이 있었다. 최두호 정도면 백 번이고 넘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그라운드에서 좋은 방어 능력을 갖고 있었다"며 "사실 타격전도 자신 있었는데 최두호의 기습적인 오른손 펀치가 강력했다"고 아쉬워했다.

라이벌 때문에 강해진다…예드제칙, 체력전에서 가델라 앞서 판정승

여성 스트로급 챔피언 요안나 예드제칙(28, 폴란드)과 도전자 클라우디아 가델라(27, 브라질)는 견원지간이다. 만나면 싸운다. 2014년 12월 1차전 결과를 놓고도 첨예하게 대립하곤 했다. 1-2로 판정패한 가델라는 자신이 진 경기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2차전도 전쟁이었다. 타격과 그래플링에서 일진일퇴 공방이 계속됐다. 1, 2라운드에서 가델라가 각각 2회, 1회 테이크다운에 성공해 기세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3라운드부터 예드제칙이 기어를 올렸다. 다소 지쳐 보이는 가델라를 펀치로 두들기며 흐름을 뒤집었다.

4라운드, 스텝부터 차이가 났다. 가델라는 발이 바닥에 딱 붙었는데, 예드제칙은 통통 스텝을 살려 가며 힘이 실린 펀치를 쏟아 냈다. 펀치 스피드는 1라운드로 되돌아간 것처럼 빨랐다.

예드제칙과 가델라의 유효 타격 횟수는 1라운드 23-18, 2라운드 11-3, 3라운드 49-8, 4라운드 75-6으로 격차가 계속 벌어졌다.

가델라는 5라운드에 남은 힘을 짜내 테이크다운을 시도했으나 팔팔한 예드제칙은 넘어가지 않았다. 펀치를 계속 맞은 가델라의 얼굴은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5라운드 유효 타격은 52-4.

결국 체력에서 앞선 예드제칙의 3-0(48-46,48-45,48-46) 판정승. 예드제칙은 카를라 에스파르자에게 이겨 챔피언벨트를 따내고 제시카 페니, 발레리 레투르노, 클라우디아 가델라까지 꺾어 장기 집권 체제의 기틀을 마련했다.

12연승 무패를 달린 예드제칙은 경기 후, 이제까지 신경전을 펼쳐 온 가델라와 화해했다. "11월 뉴욕 대회에서 싸우고 싶다"고 말했다. 초반 흐름을 갖고 가지 못한 가델라는 예드제칙에게만 두 번 져 전적 13승 2패가 됐다.

처참하게 깨진 칼릴 라운트리의 신데렐라 스토리

칼릴 라운트리(26, 미국)는 TUF 23 입소 경기에서 무하메드 드리즈의 옆구리를 강하게 차는 '보디 사커킥'으로 이겨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8강전에서 소속 팀 신디케이트 MMA의 동료 코리 헨드릭스에게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져 우승의 꿈이 흩어졌다.

그런데 헨드릭스의 목과 어깨 부상이 심각해져 라운트리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4강전에 대신 출전해 조시 스탠스버리를 TKO로 이기고 결승전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신데렐라 스토리의 마지막 장을 남겨 놓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올 아메리칸 출신 앤드루 산체스(28, 미국)의 레슬링은 넘기 힘들었다. 계체에서 199.5파운드(90.49kg)를 기록, 라운트리보다 6파운드 이상 가벼웠지만 레슬링 싸움에서 압도적이었다. 15분 동안 6번 테이크다운에 성공했고, 밑에 깔린 라운트리에게 일어날 기회를 주지 않아 3-0(30-25,30-25,30-26) 판정으로 이겼다.

라운트리의 동화는 여기서 끝났다. 우승 후보 영순위가 예상대로 우승하는 뻔한 결말이었다. 굳이 따지면, '잔혹 동화'였다..

갑상선암 이긴 타티아나 수아레즈 TUF 23 우승

타티아나 수아레즈(25, 미국)는 여자 레슬링 55kg급 미국 국가 대표였다. 2008년 일본 도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010년 러시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실력자다.

심각한 목 부상에 갑상선암까지 걸려 2년 동안 매트를 떠나 있다가 치료를 마치고 선택한 길이 바로 종합격투기였다. 그는 2014년부터 프로 3연승을 달리다가 TUF 시즌 23에 참가했다.

수아레즈의 레슬링은 역시 강력했다. 아만다 쿠퍼(24, 미국)에게 암바 그립을 내준 것을 빼곤 완벽하게 경기를 이끌었다. 두 번 테이크다운에 성공하고 톱 포지션에서 쿠퍼를 압박했으며 결국 다스 초크로 목을 졸라 1라운드 3분 43초 만에 서브미션으로 이겼다.

TUF 23 여성 스트로급에서 우승한 수아레즈는 이제 UFC와 계약한다. 그는 "난 갑상선암을 극복해 여기까지 왔다. 쿠퍼가 내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벨라토르 챔피언 출신 윌 브룩스, 옥타곤 데뷔전 판정승

UFC 라이트급에 입성한 윌 브룩스(29, 미국)는 벨라토르 라이트급 챔피언 출신이다. 벨라토르 케이지에서 마이클 챈들러, 데이브 잰슨 등 강자들을 꺾고 8연승하고 있었다. 타이틀 2차 방어까지 성공하고 UFC로 넘어왔다.

상대 로스 피어슨(31, 영국)은 난타전을 피하지 않는 거친 강자. 그러나 UFC 라이트급 15위 안에는 들지 못하고 있다.

브룩스는 UFC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지만 벨라토르에서 자랑한, 화끈한 공격력은 보여 주지 못했다. 3라운드 피어슨의 타격 연타에 가드를 올리고 수세에 몰리기도 했다.

경기 운영 능력과 점수 관리 능력은 뛰어났다. 앞선 1, 2라운드에서 레슬링으로 클린치 싸움을 주도하고 2라운드 테이크다운을 한 차례 성공한 점수를 지켜 3-0(29-28,29-28,29-28)으로 판정승했다.

통산 전적 19승 1패가 됐고 9연승을 달린 브룩스는 8일 UFC 파이트 나이트 90에서 하파엘 도스 안요스를 1라운드에 쓰러뜨리고 새 라이트급 챔피언이 된 에디 알바레즈를 겨냥했다. "내가 챔피언벨트를 가지러 갈 테니 그때까지 지지 말라"는 메시지를 띄웠다.

피어슨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2013년부터 승패승패승패승패승패를 반복하고 있다. 통산 전적은 19승 11패 1무효가 됐다.

11연승 무패가 프로 첫 패배를 맛본 시간 '34초'

10승 무패 전적으로 UFC에 입성해 1승을 추가한 앤드루 홀브룩(30, 미국)과 7승 무패 전적으로 UFC에 들어와 1승을 추가한 조아킴 실바(27, 브라질)의 라이트급 외나무다리 승부.

그러나 경기는 1분을 넘기지 않았다. 실바는 사우스포 홀브룩의 왼발 킥을 잡고 위로 들어올려 홀브룩을 넘어뜨렸다. 일어서려던 홀브룩의 안면에 터진 실바의 오른손 훅. 실바는 쓰러진 홀브룩에게 곧바로 파운딩 연타를 쏟아부어 경기를 끝냈다. 1라운드 시작 34초 만이었다.

9연승(UFC 2연승)을 달린 실바는 웃었고, 2012년 프로에 데뷔하고 허무하게 첫 쓴잔을 마신 홀브룩은 고개를 숙였다.

TUF 23 결과

- 메인 카드
[여성 스트로급 타이틀전] 요안나 예드제칙 vs 클라우디아 가델라
요안나 예드제칙 5라운드 종료 3-0 판정승
(48-46,48-45,48-46)

[TUF 라이트헤비급 결승전] 앤드루 산체스 vs 칼릴 라운트리
앤드루 산체스 3라운드 종료 3-0 판정승(30-25,30-25,30-26)

[TUF 여성 스트로급 결승전] 타티아나 수아레즈 vs 아만다 쿠퍼
타티아나 수아레즈 1라운드 3분 43초 다스초크 서브미션승

[라이트급] 로스 피어슨 vs 윌 브룩스
윌 브룩스 3라운드 종료 3-0 판정승(29-28,29-28,29-28)

[페더급] 최두호 vs 티아고 타바레스
최두호 1라운드 2분 42초 펀치-파운딩 TKO승

[라이트급] 조아킴 실바 vs 앤드루 홀브룩
조아킴 실바 1라운드 34초 펀치-파운딩 KO승

- 언더 카드
[페더급] 그레이 메이나드 vs 페르난도 브루노
그레이 메이나드 3라운드 종료 3-0 판정승(30-27,30-27,30-27)

[플라이급] 존 모라가 vs 마테우스 니콜라우
마테우스 니콜라우 3라운드 종료 2-1 판정승(29-28,28-29,29-28)

[라이트헤비급] 코리 헨드릭스 vs 조시 스탠스버리
조시 스탠스버리 3라운드 종료 2-0 판정승(29-27,29-27,28-28)

[미들급] 세자르 페레이라 vs 앤서니 스미스
세자르 페레이라 3라운드 종료 3-0 판정승(29-28,29-28,29-28)

[라이트급] 제이크 매튜스 vs 케빈 리
케빈 리 1라운드 4분 6초 펀치 TKO승

[웰터급] 리징량 vs 안톤 자피어
리징량 1라운드 2분 46초 펀치 KO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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