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전반기 최대 수확이었다. 지난해 조무근-장시환이 있었다면 올 시즌엔 김재윤(26, kt 위즈)이다.    

하루 전 악몽을 딛고 팀의 주전 클로저로서 자존심을 세웠다. 김재윤은 1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원정 경기에 구원 등판해 1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7-6 승리를 매조졌다. 8회말 2사 1, 3루 실점 위기서 마운드에 올라 최승준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살얼음 같은 1점 차 리드를 지켰다. 9회말에도 타자 3명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SK 타선을 꽁꽁 묶었다. 아웃 카운트 4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는 눈부신 구위를 보였다.

9일 SK전에서 8회말에만 5점을 내줬다. 올해 가장 좋지 않은 투구 내용을 보였다. 팀이 경기 초반 점수 차를 넉넉하게 벌어 놓아 8-6으로 이기긴 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그러나 하루 만에 제 구위를 찾았다. 김재윤은 최고 시속 150km에 이르는 폭발적인 패스트볼을 앞세워 시즌 8세이브를 챙겼다. 10일 경기에선 올 시즌 kt 최고의 히트 상품다운 경기력을 보였다.

▲ kt 위즈 김재윤 ⓒ 한희재 기자
포수에서 투수로 포지션을 바꾼 지 2년 만에 프로 구단의 클로저로 성장했다. 올 시즌 31경기에 나서 4승 1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하고 있다. 대체 선수 승리 기여도(WAR) 1.07을 거뒀다. 이 부문 kt 투수 가운데 주권 다음으로 높다. 수비의 영향을 배제하고 투수가 좌우할 수 있는 삼진·볼넷·피홈런 등을 갖고 계산한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는 3.24로 팀 내 가장 낮다. 이닝당 출루 허용 수(WHIP)도 1.26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김재윤은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할 가능성이 큰 투수다. 포지션 변경 2년 만에 스로워(Thrower)에서 피처(pitcher)로 올라선 매우 빠른 성장세를 고려했을 때 그렇다. 스트라이크존으로 그저 공을 강하게 던지는 스로어가 수 싸움을 펼치며 타자의 헛스윙을 끌어 내는 피처로 올라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프로에 입단한 수많은 강속구 유망주들이 이 과정을 넘지 못해 1군 마운드에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볼넷과 탈삼진을 중심으로 보면 조금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올 시즌 김재윤은 눈부신 탈삼진 능력을 유지하면서 지난해보다 줄어든 9이닝당 볼넷 수(BB/9)를 보였다. 지난 시즌 2.42를 기록했던 BB/9이 올해 2.17로 감소했다. 9이닝당 탈삼진 수(K/9)는 여전히 두 자릿수인 12.1를 챙기고 있다. 볼넷 대비 탈삼진 수(K/BB) 5.56으로 35이닝 이상 던진 리그 구원 투수 가운데 5위를 달리고 있다. 구위와 제구 모두 정상급 불펜으로 꼽혀도 손색없는 기량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오는 16일에 열리는 KBO 리그 올스타전에 초대됐다. 감독 추천 선수에 이름을 올리며 기량을 인정 받았다. 지난 5월말 장시환을 대신해 마무리 투수로 올라선 지 2달도 안돼 리그 올스타로 성장했다. 후반기 탈 꼴찌를 넘어 중위권 도약을 노리는 kt에 든든한 문지기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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