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 KS 6차전을 원한 선수가 있다? '어쩌면 깜짝 선발' 손주영 "그때 자신이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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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 신원철 기자] LG 염경엽 감독이 선택한 5선발 손주영이 그 어느때보다 큰 자신감과 기대감을 안고 3월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벌써 네 번째 1군 스프링캠프 합류지만 지금까지와는 분명 다른 느낌이다. 손주영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다. 손주영이 21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밝혔다. 절친한 동료들과의 경쟁을 받아들이는 방법도 들려줬다.
손주영은 "이번 스프링캠프의 느낌이 다른 때보다 괜찮다. 예전에는 조금 애매한 느낌이 있었다. 뭐라고 하나, 확신이 없었다"며 "실력이 지금도 많이 부족한데 그때는 더 없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여기서 '그때'는 2년 전이다. 전임 류지현 감독은 구속을 끌어올린 손주영에게 4월부터 선발 임무를 맡겼다. 게다가 시작부터 강렬했다. 손주영은 2022년 4월 6일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6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데뷔 후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첫 퀄리티스타트는 2021년 8월 29일 키움전인데 이때는 LG가 11-2로 대승을 거둬 손주영의 부담이 조금 덜했다. 2022년 4월 6일 경기는 손주영이 내려갈 때 점수가 1-1로 접전이었다.
손주영은 이후 두 경기를 더 던진 뒤 팔꿈치 수술(토미존 수술)을 받게 됐다. 2년 전을 돌아보면서, 손주영은 "지금 돌이켜보면 그 첫 경기만 좋았지 뭐…팔 상태 좋았어도 계속 좋은 성적이 나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 냉정하게 자신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평범하거나 그보다 낮은, 안 좋은 성적이 났을 것 같다. 그렇게 막 준비가 잘 됐던 느낌이 아니었다. 경험도 많이 없었다"고 돌아봤다.
키움전에서 나왔던 시속 150㎞ 가까운 빠른 공이 바로 다음 등판부터 사라졌다. 조짐은 여기부터 나타난 셈이다. 손주영은 "사실 첫 경기 던지면서, 4회인가 5회쯤 팔꿈치가 아팠다. 왜 그러지 생각하다가, 숙소에서 긴장이 풀리고 나니까 통증이 몰려왔다. 경기 중간에는 그냥 따끔거리는 느낌이었는데 그때는 이정도로 심한 줄 몰랐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수술 후 구속 회복이 더뎌 1군에 올라올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다 여름이 지나면서 다시 페이스가 올라왔고, 덕분에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들 수 있었다. 손주영은 "감독님이 그냥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롯데전(10월 10일 5이닝 무실점) 경기를 그때 좀 좋게 봐주신 것 같고 청백전 준비할 때도 괜찮았다"고 밝혔다.
손주영은 "바꾼 밸런스가 조금씩 몸에 익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한 번 멈추고 던지는 동작이 조금씩 내 것이 됐다고 느꼈다. 그리고 팔 상태도 수술한지 4~5개월이 지나면서 좋아졌다"고 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LG의 30인 엔트리 가운데 유일하게 미출전 선수로 남았다. 그래도 이 5경기는 손주영의 머리에 또 마음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는 "처음 첫 경기 하는데 야구장 들어갈 때부터 너무 긴장됐다. 팬들도 엄청 많고…그래서 혹시 던질 수도 있으니까 빨리 경기장 분위기에 적응하려고 했다. 마음껏 분위기를 느끼고 나니 2차전부터는 괜찮았다. 정규시즌 느낌을 받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LG가 15-4로 크게 이긴 4차전에서는 불펜에서 몸을 풀기도 했다. 손주영은 "그때 팔 풀면서 공이 좋았다. 꽤 오래 공을 안 던졌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며 "올라갈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한타자만이라도 상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도 손주영의 차례는 오지 않았다.
김경태 투수코치는 손주영을 6차전 '히든카드'로 쓸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는 5차전에서 LG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고, 손주영은 미출전 선수가 됐다. 손주영도 이 소식을 듣기는 했는데, 직접 들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유튜브에서 본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만약 6차전까지 갔으면 재밌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는 밸런스가 좋아서 자신이 있었다"고 했다.
한국시리즈에 대한 열망이 커진 만큼 비시즌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 손주영은 "며칠 안 쉬고 바로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공도 조금 일찍 던졌다. 지금은 라이브피칭할 때 느낌, 구속을 봤을 때 지금까지보다 빠르다. 솔직히 이 정도까지 빨리 올라올 줄은 몰랐다. 생각보다 잘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21일은 LG의 첫 라이브BP가 잡힌 날. 손주영도 디트릭 엔스에 이어 염경엽 감독과 김경태 투수코치 앞에서 투구를 했다. 다른 훈련을 마친 투수들이 지나가다 손주영의 투구에 관심을 보였다. 투수조장 임찬규는 "에이스가 던지는데 보고 가야지"라고 말했다(엔스는 끝났다고 하니 '에이스'를 보러 간다고 했다. 그 에이스가 바로 손주영이었다). 손주영은 "찬규 형이 좋게 봐주신다. 오늘 장난으로 에이스라고 해주셔서 너무 부족하다고 했다. 아직 (경기에서)던져 본 것도 없는데…"라며 부끄러워했다.
그리고 또다른 투수가 손주영의 투구를 아주 유심히 지켜봤다. 그런데 이 선수에게 박해민의 "네가 왜 여기 와 있냐. 가던 길 가라"는 장난 섞인 야유가 쏟아졌다. 갑자기 나타나 눈빛을 반짝인 이 선수, 손주영과 5선발을 두고 경쟁하는 김윤식이었다. 박해민은 김윤식이 손주영을 지나치게 의식할까 걱정한 것 같았다.
손주영은 "김윤식 저기 있다"며 마침 산책하러 나온 김윤식을 가리켰다. 그러면서 "둘이 룸메이트다. 사실 경쟁하는 사이는 맞다. (강)효종이도, (이)지강이도. 그런데 야구장 밖에서는 친한 동료다. 그런 것은 있다. 누가 구속이 얼마고, 뭐가 어떻고 하면 서로 잘 된다. 어릴 때는 내 자리가 생겼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마음을 바꿨다. 동료가 잘하면 내가 더 열심히 해서 올라가야겠다 생각한다. 그래야 서로 발전한다. 누군가 다치거나 빠져서 우연히 얻은 기회는 계속 내것이라고 할 수 없다. 지금은 내가 더 발전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그 결과가 2024년 LG 트윈스 5선발 손주영이다. 염경엽 감독은 먼저 시즌 초반은 손주영에게 선발 자리를 주되, 관리가 필요할 때 김윤식에게 기회를 넘기며 번갈아 5선발을 운영할 계획이다. 손주영은 "재활하면서 당장 2023년은 아니어도 2024년에는 개막 로테이션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재활을 잘 마친 것 같다"고 현재 몸상태를 자신했다. 시즌 중에는 꾸준히 5~6이닝을 던져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올해는 조심스럽게 "한 번 지켜봐주세요"라고 할 만큼의 자신감이 생겼다. 손주영은 "팬들께서 늘 기대해주셨는데 부상 때문에, 또 실력 때문에 잘 안 됐다. 군대 다녀와서는 멘탈은 좋아진 것 같은데 몸이 안 따라왔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확실히 발전한 느낌이 있다. 아직 1군에서 보여드린 성적이 없어서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올해 한 번만 더 지켜봐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기대에 맞게 잘 해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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