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무빈(위)과 게이지 프림 ⓒ KBL
▲ 박무빈(위)과 게이지 프림 ⓒ KBL

[스포티비뉴스=울산, 맹봉주 기자] 또 다시 플레이오프에 나간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16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6라운드 홈 경기에서 원주 DB를 95-89로 이겼다.

6위 현대모비스는 이날 승리로 남은 시즌 결과에 관계 없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이미 우승을 결정 지은 DB와 마찬가지로 여유 있게 정규 시즌 막판을 운영하며 플레이오프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4연패를 끊은 값진 승리였다. 현대모비스는 게이지 프림이 36득점 12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양 팀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과 리바운드로 경기를 지배했다. 신인 박무빈은 3점슛 4개 포함 18득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 이우석은 14득점 3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화력을 더했다.

이미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한 DB는 패배 아픔이 크지 않았다. 이선 알바노가 13득점 8어시스트, 디드릭 로슨이 14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경기 전만 하더라도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걱정이 많았다. 시즌 막판 모든 팀들이 쏟아지는 부상자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현대모비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최진수는 팔꿈치, 미구엘 옥존은 어깨를 다쳤다. 케베 알루마는 이날 목발을 짚고 나타났다. 원인은 발가락 부상. DB전 뛸 수 있는 외국선수는 프림 혼자였다. 

김태완은 무릎 부상을 안고 있다. 최진수, 옥존, 김태완은 아예 용인에 있는 현대모비스 훈련장에서 따로 운동 중이다. 박무빈은 체력 저하로 인한 컨디션 난조를 겪고 있었다.

조동현 감독은 "1경기 욕심 부리기보다는 경기력을 빨리 찾는 게 중요하다. 플레이오프에 가서 컨디션을 찾는 것보다 그전부터 경기력을 끌어 올려야 한다. 연패 한 번하니 4연패가 됐다. 홈에서 많은 경기가 없는만큼 오늘(16일)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DB가 우승을 확정한 뒤였기 때문에 현대모비스 입장에선 한숨 덜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조동현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김주성 감독과 마찬가지로 선수들의 자만, 방심을 우려했다. 특히 최근 부진한 공격력을 꼬집었다.

"저쪽 문제보다 우리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우리 팀의 경기력, 컨디션을 올려야 한다. 집중력 떨어지면 실책이 17, 18개씩 나온다. 슛은 갑자기 20%대로 떨어진다. 브레이크 타임 이후 (밑에 팀들과)격차가 벌어져서 안일한 태도가 생긴 탓인지 모르겠다. 잔부상들이 많다. 특히 어린선수들이 힘들어 한다. (박)무빈이나 옥존은 이런 타이트한 시즌이 처음이라 더 힘들 것이다."

DB는 직전 경기에서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남은 경기 결과는 중요치 않게 됐다.

김주성 DB 감독은 일단 이날 현대모비스전, 다음 창원 LG전까진 선수들의 체력만 조절하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원주에서 우승을 확정한 후 막 울산으로 온 뒤였다. 많은 걸 실험하기엔 시간이 모자랐다. 일단 현대모비스전은 방심 없이 간다고 강조했다.

"일단 선수들의 출전 시간 조절을 남은 시즌 목표로 삼을 생각이다. LG전 이후 4경기에선 코치들과 상의하고 비디오 분석도 해서 플레이오프를 대비한 전술적 실험이나 선수 구성을 어떻게 할지 짜겠다."

"(현대모비스전은)정상적으로 가동한다. 게임이지 않나. 이기려고 노력하겠다. 잠깐 방심하면 부상이 온다. 선수들에게도 정상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휴식은 경기 끝나고 충분히 줄테니 남은 6경기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변수는 역시 부상이다. 김종규는 무릎이 좋지 않다. 서민수는 16일 아침 허리를 다쳤다. 김주성 감독은 정규 시즌 우승 조기 확정 후 선수들의 방심이 자칫 부상으로 이어질까 노심초사다.

▲ 이선 알바노 ⓒ KBL
▲ 이선 알바노 ⓒ KBL

경기는 속도감이 엄청났다. 두 팀 다 페이스 싸움이 팽팽했다. 경기 초반 현대모비스가 먼저 치고 나갔다. 다만 야투성공률이 너무 떨어졌다. 장재석은 쉬운 골밑 슛을 놓치고 이우석은 자유투 2개를 다 날렸다.

그 사이 DB가 빠르게 전열을 정비했다. 세트 공격 땐 알바노를 중심으로 풀어가며 차근차근 점수를 쌓았다. 상대 백코트가 조금이라도 느리면 롱패스로 속공을 가져갔다.

현대모비스도 가만 있지 않았다. 이우석, 박무빈이 앞 선을 휘저으며 공격 속도를 올렸다. 프림, 함지훈의 득점 가세도 이어졌다. 1쿼터는 25-25로 양 팀이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2쿼터에도 두 팀 농구는 시원시원했다. 공격 속도 자체가 빠르고 패스와 공 없는 움직임으로 현란하게 상대 수비에 구멍을 냈다. 

현대모비스는 베테랑 함지훈이 매치업 파괴자로 나섰다. 수비가 떨어지면 중거리 슛, 자신보다 작은 선수가 막으면 포스트업으로 쉽게쉽게 공격했다.

DB는 철저히 알바노 중심이었다. 알바노가 1대1로 현대모비스 수비를 흔든 뒤 킥아웃 패스로 오픈 찬스를 만들었다.

2쿼터 마무리는 현대모비스가 훌륭했다. 프림이 버저비터 중거리 슛을 꽂아 넣으며 51-46으로 앞서갔다.

현대모비스가 3쿼터 기어를 바짝 올렸다. 속도에서 오히려 DB를 압도했다. 프림은 득점 인정 반칙을 얻어낸 뒤 포효했다. 휴식 없이 나홀로 뛰는데 오히려 더 에너지가 넘쳤다. 

DB도 만만치 않았다. 강상재의 득점포로 근소한 점수 차를 유지했다. 실점을 해도 하프코트를 빠르게 넘어와 공격적으로 현대모비스를 압박했다. 72-69로 현대모비스가 앞선 채 4쿼터가 시작됐다.

현대모비스는 4쿼터 승리를 굳혔다. 4쿼터 2분 27초에 나온 이우석의 3점슛이 결정적이었다. 이 점수로 현대모비스는 80-71까지 달아났다. 이어 박무빈의 득점과 프림의 패스를 받은 이우석의 컷인 공격까지 성공하며 승기를 완전히 잡았다. 

▲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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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김주성 감독은 "초반 분위기를 잘 잡았는데 멤버 체인지 했을 때 안 좋았다. 김종규는 경기 도중 아프다고 못 뛴다고 말했다. 때문에 4번 자원에서 높이가 낮아졌다. 몸 상태를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선수들이 지나치게 슛을 아끼는 장면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슛을 권하고 있는데 오히려 치고 들어가서 컨디션이 떨어지는 게 있다. 더 적극적으로 선수들에게 슛을 던지라고 할 생각이다"고 답했다.

조동현 감독은 박무빈을 칭찬했다. "잠깐 주춤했던 신인왕이 좋은 경기를 했다"며 웃어보였다.

컨디션 난조로 고생했던 박무빈은 4쿼터 활약으로 현대모비스가 이기는데 결정적인 영향력을 끼쳤다. 조동현 감독은 "(박)무빈이가 마음 고생이 심했을텐데 플레이오프에 가기 전에 좋은 경기 해서 다행이다. 본인이 이겨내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팀을 끌고 갈 수 있는 배포 있는 선수다"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무빈이는 한 팀을 이끄는 선수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유기상이나 문현보다 팀을 리딩하는 무빈이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40분 풀타임 뛴 이우석에게도 공을 돌렸다. "미안한 부분이 있다. 팀 사정상 우석이가 많이 뛰면서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것에 대해선 "차곡차곡 1경기, 1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2주 남은 상황에서 어떤 팀과 붙을지 생각하면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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