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대표팀의 훈련장인 태국 방콕의 윈드밀 풋볼 클럽, 한국보다 훨씬 잔디가 좋고 환경도 나쁘지 않다.
▲ 축구대표팀의 훈련장인 태국 방콕의 윈드밀 풋볼 클럽, 한국보다 훨씬 잔디가 좋고 환경도 나쁘지 않다.
▲ 축구대표팀의 훈련장인 태국 방콕의 윈드밀 풋볼 클럽, 한국보다 훨씬 잔디가 좋고 환경도 나쁘지 않다.
▲ 축구대표팀의 훈련장인 태국 방콕의 윈드밀 풋볼 클럽, 한국보다 훨씬 잔디가 좋고 환경도 나쁘지 않다.

 

 

[스포티비뉴스=방콕(태국), 이성필 기자]  "훈련장 괜찮아요."

선수들보다 한 시간 먼저 훈련장에 나와 프로그램을 잡던 정조국 축구대표팀 임시 코치는 잔디 상태를 보며 감탄했다. 양탄자가 깔린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콘서트 여파가 여전히 남아 있었던 서울월드컵경기장이나 평소 동계 잔디 관리에 채광기 하나 구입하지 못해 얼었던 상태 그대로 두면서 고르지 않았던 목동종합운동장, 고양종합운동장의 그라운드 잔디 상태는 좋지 않았다. 

기온이 올라갔다고는 하지만, 쌀쌀한 날씨에는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이 돌았다. 그렇지만, 하이브리드형 잔디라며 찬사받았던 서울월드컵경기장 그라운드는 평탄화와는 거리가 멀었고 볼이 통통 튀었다. 

당초 계획대로면 지난해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NFC) 시대를 마감한 축구협회는 올해 충남 천안시 경부고속도로 입장휴게소 인근의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를 6월부터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입주 시기가 한 차례 12월로 연기되더니 아예 내년으로 더 밀렸다. 언제 확실하게 들어갈 것인지도 알 수 없다. 

자연스럽게 A대표팀 등의 훈련에 차질이 생겼다. 그나마 국내에서 가장 좋은 잔디가 파주NFC였지만, 떠돌이 신세로 인해 환경적인 면에서 원정팀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때문에 국내에 더 머무르지 않고 지난 22일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차전을 1-1 무승부로 끝낸 뒤 23일 바로 방콕행 항공기에 오른 대표팀이다. 

고온다습한 기후도 문제지만, 훈련 여건은 차라리 방콕이 더 좋았다. 통상 훈련장 섭외는 홈 경기를 치르는 상대국 축구협회가 몇 곳을 섭외하고 나은 곳을 고르는 방식이다. 또는 경기 개최국에 머무르는 시설 섭외 관련 대리인이 미리 알아보고 보고해 결정하는 방식이다. 

▲ 백승호가 태국전 무승부와 승점 1점 확보에 아쉬워했다. 추운 날씨 탓에 얼어붙은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도 아쉬웠다 ⓒ곽혜미 기자
▲ 백승호가 태국전 무승부와 승점 1점 확보에 아쉬워했다. 추운 날씨 탓에 얼어붙은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도 아쉬웠다 ⓒ곽혜미 기자
▲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가 태국전에서 100%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전반 초반엔 미끄러지기도 했다. 모든 걸 잔디 탓으로 돌릴 순 없었지만, 태국전을 앞둔 훈련에서 선수들은 얼어붙은 잔디를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유했다 ⓒ곽혜미 기자
▲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가 태국전에서 100%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전반 초반엔 미끄러지기도 했다. 모든 걸 잔디 탓으로 돌릴 순 없었지만, 태국전을 앞둔 훈련에서 선수들은 얼어붙은 잔디를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유했다 ⓒ곽혜미 기자

 

축구협회가 안팎으로 두들겨 맞는 상황에서도 대표팀 지원팀은 빨리 움직였고 수완나품 국제공항 인근 골프 리조트 업체가 직접 운영하는 윈드밀 풋볼 클럽(Windmill Football Club)을 섭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훈련장은 천연잔디구장 3면을 갖추고 있다. 11인용, 7~9인용, 5~7인용이다. 올해 방콕으로 몰려왔던 K리그 팀들 중에서는 수원 삼성과 서울 이랜드가 한 면씩 나눠 활용했다. 선수들이 버스에서 내리면 선수 대기실로 들어가 축구화로 갈아 신거나 환복을 빨리하고 바로 잔디를 밟을 수 있는 구조다. 

주로 A매치가 많이 열리는 서울에서는 이런 훈련장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렵다. 파주로 나가던가 목동종합운동장, 이마저도 섭외가 어려우면 부천종합운동장이나 고양종합운동장, 성남 탄천종합운동장(또는 성남FC 클럽하우스)까지 나가야 한다. 수도 서울 안에 번듯한 전용 훈련장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여전히 열악한 축구 인프라다.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재개발로 활용할 곳은 더 줄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훈련장은 숙소를 운영하는 업체에서 직접 지었다고 한다. 평소에 잔디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그만큼 잔디에는 틈이 없었다. 적당한 길이로 깎아 부상 위험도를 줄였다. 

황선홍 임시 감독도 "연습하는 훈련장도 그렇고 경기하는 (라자망갈라 국립) 경기장도 점검 했다. (경기장은) 직접 가보지는 않았지만, 점검했고 잔디 상태가 그렇게 나쁘지 않더라"라며 최상의 그라운드 상태에서 결국은 더위와 습도를 극복하면서 실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렸다.

24일 훈련도 같은 곳에서 부분 공개로 진행 예정인 대표팀이다. 25일에는 라자망갈라 국립 경기장에서 공식 훈련을 한다. 태국축구협회는 매끄러운 잔디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오히려 태국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일지도 모르는 대표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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